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알고보면 최대변수는 주변환경이다.
올 시즌 행보가 순탄해 보이지 않는 한화. 최대 변수는 주변환경의 변화다. 야구는 환경의 스포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팀은 승부를 유리하게 이끌 수 없다. 올해 대전구장은 확 바뀐다. 외야 펜스가 넓어지고 높아진다. 딱딱하던 인조 잔디도 천연 잔디로 새로 깐다.
이미 공사에 들어갔다. 좌우펜스가 기존의 97m에서 99m로 넓어지고, 가운데 펜스는 114m에서 121m로 넓어진다. 펜스 높이도 2.8m에서 3.2m로 높아진다. 즉, 잠실구장에 이어 가장 넓은 구장 중 하나로 바뀌는 것이다. 마운드 약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김응용 감독이 취임하자마자 구단에 특별히 부탁했다. 이에 구단은 잔디도 바꿔주는 통 큰 결정을 내렸다.
▲ 넓어지는 외야, 상황판단능력이 변수
야수들의 적응이 중요하다. 공격에선 기동력 야구가 가능할 전망이다. 한화는 이미 지난해부터 기동력 야구를 시험하고 있었기에 이 부분에서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문제는 수비다. 외야수들에게 좀 더 많은 활동량이 요구된다. 외야가 넓은 상황에서 순간의 판단 미스는 곧 대량실점과 투수들의 사기저하로 이어진다.
천연잔디를 깔면서 과감한 슬라이딩, 다이빙캐치도 할 수 있는 상황. 그 역시 경기상황과 타이밍이 중요한 법이다. 수비 위치 선정에서부터 순간적인 판단 능력, 콜 플레이, 내야수들과의 연계플레이 등등 갈 길이 멀다. 지난해 서산 마무리훈련에서부터 유독 수비훈련에 긴 시간을 할애했던 것도 그 때문이다.
최진행, 고동진, 연경흠, 오재필 등 지난해 한화 외야수들은 누구도 수비에 특화됐다는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올 시즌엔 김태완, 정현석이 군 복무를 마치고 컴백했지만, 고민은 여전하다. 고동진, 정현석 등이 수비력이 좋은 편. 일단 김응용 감독은 강동우, 추승우, 오재필, 정현석, 김태완, 최진행, 양성우, 임세업으로 스프링캠프 외야수 명단을 꾸렸다.
▲ 천연잔디, 부상 위험은 적겠지만…
천연잔디 교체에 따른 내야수비도 변수다. 내야수들 입장에선 천연잔디가 수비하기에 편하다. 푹신하기 때문에 부상의 위험이 적고, 타구 속도가 인조잔디보단 대체로 느리기 때문이다. 예측수비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그 예측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결과는 천차만별이다. 순간적으로 느리게 굴러오는 타구에 대한 대시 타이밍, 불규칙 바운드 처리 등이 변수다. 또 잔디 길이가 짧으면 타구속도 역시 그만큼 빨라질 수 있다는 계산도 해야 한다.
한화는 지난해 73실책으로 SK, 삼성에 이어 실책 개수가 가장 적었다. 그러나 꼭 실책이 적다고 수비를 잘 한 건 아니다. 공격적인 대시 등에 따라서 안타가 될 것이 실책으로 기록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 단순히 드러난 수치로만 한화의 수비력을 계산할 수 없는 이유다. 실제 한화가 지난해 평균자책점 4.55로 최하위를 차지한 건 썩 안정됐다고 볼 수 없는 수비의 영향도 있었다.
김응용 감독은 선수들이 실수를 연발하는 걸 두고 보는 성격이 아니다. 올 시즌 한화 야수들은 긴장해야 한다. “이름값은 필요없다”라고 누차 강조했던 김 감독이다. 한편으로 마무리훈련 때부터 많은 훈련량을 소화했고, 누구보다 젊은 피의 가능성에 주목하는 김 감독의 성향상 올해 한화 수비 경쟁력이 한 단계 높아지는 시즌이 될 수도 있다. 올 시즌 한화는 홈 구장의 환경 변화를 극복해야 하는 미션을 받았다.
[공사 중인 대전구장 풍경.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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