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제 창원시와 NC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통합창원시의 새 야구장 부지로 선정된 진해육군부지. 야구계가 발칵 뒤집혔다. 이미 여론의 귀를 닫은 창원시는 요지부동이고, KBO와 NC는 전전긍긍 속 유감표명을 하고 나섰다. 과연 이들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연고지 및 신축구장 논란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NC와 창원시가 불편한 동거를 시작했다.
▲ 간 보기 시작한 NC, 모든 가능성은 열려있다
NC는 조심스럽다. 겉으로 보면 통합창원시는 여전히 KBO와의 협약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또 갑자기 연고지 이전을 추진한다는 등의 강경 발언을 할 경우 NC 팬들의 민심 이반이 우려되지 않을 수 없었다. 일단 NC는 기존의 창원마산구장을 쓰면서 향후 상황을 지켜보자는 태도를 취했다. 일종의 시간 벌기다.
뉘앙스를 정확하게 해석해야 한다. NC는 보도자료 말미에 “지난 2년간의 땀이 베인 마산야구장에서 이번 시즌 야구를 해 나가겠습니다”라고 했다. 이번 시즌이라는 단어가 중요하다. 앞으로 계속의 의미가 아니라 일단 올 시즌을 치르고 보자는 뉘앙스다. 내년 이후에 연고지 이전을 검토하지 않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NC가 이렇게 나오면서 KBO도 당분간 상황을 관망할 수밖에 없게 됐다. 연고지 이전도 NC의 공식요청이 있어야 제반 사항을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독불장군 통합창원시, 진해육군부지 건립 강행 조짐
가장 문제인 건 통합창원시가 진해육군부지를 야구장 부지로 선정한 명확한 과정과 근거를 밝히지 않았다는 점이다. 창원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진해육군부지는 야구장 건설 공기 지체의 부담과 상대적 접근성이 약점으로 나타났지만 해군과의 협의와 향후 도로 완공 및 개설 계획 등으로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라고 했다.
그러나 진해육군부지는 2014년까지 국방부 소유이고 이후 토지이전 절차와 그린벨트 해지 절차를 밟지 못하면 야구장 건립이 불가능하다. 2016년 3월까지 새 야구장을 짓겠다던 KBO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소유권 이전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창원, 마산과 연결되는 도로를 어떻게 개설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지 않았다.
KBO가 30일 오후 창원시에 긴급 공문을 발송한 것도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대안과 근거를 듣고 싶어서다. 또한, 타당성 조사 결과에서 11위로 판명난 곳이 어째서 1~2위를 제치고 최종 부지로 선정됐는지에 대한 이유도 듣고 싶어 한다. KBO뿐 아니라 NC와 야구팬들 모두 묻고 싶은 부분이다. 이 부분이 속 시원히 밝혀지지 않으면 이번 사태는 진흙탕 싸움으로 갈수밖에 없다. 정치 논리가 개입됐다는 실체를 벗겨야 한다. 이런 논란 속에서도 창원시는 진해육군부지에 야구장을 지을 태세다.
▲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몇 가지 문제들
창원시는 국방부와 본격적으로 협의에 들어간다. 어쨌든 최대한 빨리 토지이전 및 그린벨트 해제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실제로 2016년 3월 완공 불가가 국방부에 의해 완벽하게 수면에 오를 경우 창원시는 망신이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야구장 건립을 강행할 경우 NC가 예치금 100억원을 날려야 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창원시, 국방부, NC의 극심한 혼선이 예상된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NC는 아무런 잘못이 없는 상황에서 창원시의 타당성이 떨어지는 부지 선정으로 예치금을 날린다면 그보다 억울한 건 없다. KBO, 기존 구단들과의 조율이 필요한 부분이다. 또 창원시가 진해에 새 구장을 만드는 게 KBO와의 약속이행이라고 주장하는 가운데 NC가 연고지 이전을 추진한다면 최악의 경우 창원시가 법적 소송을 걸 수도 있다. 연고지와 신축구장 논란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큰 이유다.
가장 큰 문제는 NC와 창원시의 극심한 갈등을 지켜봐야 하는, 아무런 죄 없는 창원시 야구 팬들의 마음에 생긴 상처다. 이건 법적 분쟁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다. 팬들에게 꿈과 희망을 줘야 하는 프로야구가 지자체와 프로구단의 헤게모니 싸움으로 변질되는 게 가장 우려된다. 이 모든 발단은 여론에 귀를 닫은 채 어설픈 논리로 중무장하면서 막 나가는 통합창원시에 있다.
[팬들과의 만남을 갖는 NC 선수들(위), 몸을 푸는 NC 선수들(가운데, 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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