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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기자]2013년 기대작으로 분류됐던 드라마 ‘도시정벌’이 허무하게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복수의 방송관계자들에 따르면 ‘도시정벌’의 주인공으로 캐스팅, 촬영을 진행해 오던 김현중을 비롯해 정유미, 남궁민 등 주연 배우들이 하차 의사를 밝혔다.
한 관계자는 "현재 대부분의 배우들이 하차했다. 갑작스럽게 하차하고 촬영이 중단돼 정신이 없다"며 "이미 다른 작품을 선택한 배우도 있고, 다른 작품을 검토중인 배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이들 배우의 하차가 기정사실화 된 것임을 밝혔다.
현재 ‘도시정벌’은 2회 분량이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KBS의 편성 불가 방침과 주연배우들의 하차는 사실상 ‘도시정벌’의 좌초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왜 올해 기대작으로 불리던 ‘도시정벌’이 이 같은 위기에 처한 것일까? 당초 ‘도시정벌’은 KBS 2TV 방영을 목표로 제작이 진행됐다. 드라마 제작에 핵심인 대본은 물론, 주연배우의 캐스팅, 그리고 제작비 충당까지 지상파 방송사 편성을 전제로 했다.
실제로 제작사는 물론 주연 배우들의 소속사까지 KBS 2TV 편성을 기정사실화 해 왔다. 한 주연배우 소속사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세부 조율만 남았지 사실상 KBS 2TV로 편성이 확정된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에도 KBS는 ‘도시정벌’의 편성에 대해 비관적인 입장을 밝혀왔고, 결국 지난 1월 ‘도시정벌’의 편성불가 방침을 제작사에 전했다.
이와 관련해 제작사 미디어백 측은 지난달 31일 보도자료를 통해 “콘텐츠 및 사업성은 우수하고 좋으나 폭력적인 묘사가 많아 새 정부 출범 초기에 적절하지 않다”며 “작년 대선을 앞두고 방영 논란이 됐던 드라마 ‘강철왕’은 편성회의에서 재상정되어 다시 수면으로 떠오르는 등 새 정부의 과잉 충성하려는 면모가 확연히 드러났으며, ‘도시정벌’ 작품은 편성의향서 유예기한이 2013년 말까지 임에도 불구하고, 새 드라마국 고위 관계자가 취임한 첫 편성회의에서 모든 상황을 뒤바꾸어 버리는 것은 KBS라는 거대집단의 횡포 수준이며, 드라마국 고위 관계자의 이력이 과연 KBS라는 공영방송의 자격을 갖춘 인물인지 반문하고 싶다”고 KBS의 방침에 대해 강력반발 했다.
제작사의 입장 발표 뒤 KBS는 이례적으로 바로 반박했다. KBS는 같은날 보도자료를 통해 “사실과 다른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그동안 '도시정벌'에 대해 4차례나 드라마 기획회의를 열어 면밀한 검토를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편성 불가 또는 편성 보류 결정 등을 내리면서 작품성에 대한 보완을 꾸준히 요청해왔다. 그러나 최근 기획회의에 제출된 기획안과 대본을 검토한 결과 콘텐츠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지나친 폭력성 등 공영방송의 드라마로서 부적합하다는 판단에 따라 최종적으로 편성 불가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전했다. 한마디로 ‘도시정벌’의 작품성이 KBS에 맞지 않다는게 이유다.
양 측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이미 ‘도시정벌’은 판이 짜여질대로 짜여진 상황이다. 기획 초기에서 작품들이 거꾸러지는 경우야 허다하지만 제작투자 및 배우 캐스팅, 그리고 2회 분량이 촬영된 상황이다.
제작사 측은 KBS의 횡포를 이유로, KBS는 ‘도시정벌’의 콘텐츠적 가치 문제라는 상반된 입장을 내놓고 있다. 만약 이대로 ‘도시정벌’이 좌초된다면 그 규모와 화제성 면에서 한국 드라마 제작 사상 최악의 중단 사태가 야기될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도시정벌. 사진 = 미디어백 제공]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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