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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세호 기자] 한국의 괴물은 미국에서도 괴물(Monster)이었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LA 다저스)이 메이저리그 데뷔 11경기 만에 완봉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29일(한국시각)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LA 에인절스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9이닝 동안 단 2개의 안타만을 허용하며 무사사구 무실점 완봉투로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불과 2달여 전, 시즌 개막까지 현지에서 류현진을 바라보는 시각이 좋지만은 않았다. 그에게 포스팅 금액 포함 약 6200만 달러(약 690억원)를 투자한 다저스의 행보를 현지 언론들은 '도박'으로 표현했다. 심지어 류현진이 햄버거를 먹는 모습이나 첫 훈련에서 장거리 레이스에 뒤처진 원인으로 흡연까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오로지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올시즌 완봉승을 거둔 선수는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류현진 포함 19명에 불과하다. 데뷔 11경기 만의 완봉승은 한국인 메이저리거 중 가장 빠른 기록이며, 1995년 데뷔 첫 해 신인왕을 차지한 일본인 투수 노모 히데오와 같은 기록이다. 일본 무대를 평정하고 지난해 화려하게 빅리그에 진출한 다르빗슈 유(텍사스 레인저스)조차도 메이저리그에서 완봉승을 거두지 못했다.
류현진은 시즌 초반 주위의 우려와 달리 꾸준히 자신의 몫을 해냈고, 구위 역시 점차 좋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단 한 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6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팀내 최다인 6승을 올렸다. 예외가 된 지난 18일 애틀랜타전에서도 5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승리 요건을 갖췄으나 불펜이 이를 지키지 못했다.
류현진을 바라보던 회의적인 시각은 점차 사라졌고, 시간이 지날 수록 그는 '일관된 투수', '믿을 수 있는 투수'라는 평가를 받게 됐다. 그리고 류현진이 완봉승을 거두자 그의 흡연을 문제 삼았던 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MLB.com)의 켄 거닉 기자마저 이제는 '다저스가 류현진을 헐값에 잡았다'고 표현하며 그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하게 했다.
한국에서 뛰어난 완급조절과 탈삼진 능력을 인정받았던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모습이다. 직구 구속은 95마일(약 153km)까지 끌어 올렸고, 주무기 체인지업뿐 아니라 커브와 슬라이더까지 완벽하게 구사하며 결정구로 사용하고 있다. 경기당 삼진은 다소 줄어들었지만 오히려 효과적인 투구로 긴 이닝을 소화하며 필요한 순간에는 더욱 집중력을 발휘한다.
류현진은 지난 2006년 한국 프로야구 데뷔 첫 해부터 두각을 드러내며 신인왕 수상과 함께 '괴물'이라는 칭호를 얻었다. 생애 단 한 번뿐이라는 신인왕 타이틀에 두 번째 도전장을 내민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도 '몬스터'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세호 기자 fam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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