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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연예

‘라스’, ‘전설의 주먹’ 편 기획 의도가 뭔가요?

시간2013-08-01 07:24:22 고향미 기자 catty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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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향미 객원기자] 이날 방송은 지난 10일 출연했던 김진수의 연예인 싸움순위 언급에서 시작됐다. 이날 박남현, 홍기훈, 유태웅은 ‘전설의 주먹’ 특집답게 방송 내내 저마다의 싸움 무용담을 늘어놨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31일 밤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MC 김국진, 윤종신, 김구라, 규현 이하 ‘라디오스타’)에는 배우 박남현, 유태웅, 개그맨 홍기훈이 출연했다.

무술 합 총 14단에 60작품의 무술 감독을 한 연예인 싸움순위 1위 박남현은 “나는 사실 평화주의자다. 지나가는 개미 한 마리 못 죽이고 순하게 보이려고 눈썹도 밀었다”며 “2위 강호동이 한 판 붙자고 할까봐 불안해서 잠도 안 온다. 나는 술도 못 마시고 뱀과 주사를 무서워한다”고 반전 면모를 드러냈다.

5위 홍기훈은 “2년 반 쉬다 보니까. 그렇게라도 이름 나오는 게 좋더라”라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고, 아마추어 복싱 챔피언이자 7위에 랭크된 유태웅은 “김진수가 싸움랭킹을 언급한 후 ‘링 위에서 한 번 만날까요’라고 농담 삼아 얘기 한 적이 있는데 나는 싸움을 안 한다. 싸움과 거리가 멀다”고 해명했다.

박남현은 ‘젓가락으로 파리를 잡았다’는 소문에 대해 “어느 날 집에 파리가 날아다녀서 젓가락으로 잡았다”고 동작을 설명했다. 이에 제작진은 파리가 들어있는 병과 나무젓가락을 건넸고 박남현은 “지금은 노안이어서 안 보인다. 그래서 안 된다”며 파리잡기를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박남현은 이어 “최전방 부대 수색대대에서 군 생활을 했는데 때 3~4명이 해도 못 뽑는 나무 전봇대를 발로 두 번 펑펑 차고 확 뽑았다. 그래서 별명이 괴력이었다”며 “전설적인 인물이었다”고 자화자찬했다.

홍기훈은 ‘김국진에게 반말한 사람을 손 봐줬다’는 소문에 대해 “김정렬과 술을 마시던 중 취객이 우리를 알아보고는 ‘우리 옆 동에 김국진 살고 있다’고 하더라. 나이도 나보다 어려 보였는데 김국진에게 반말하는 게 걸려서 그러지 말라고 했고, 그 분도 미안하다고 해서 잘 풀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런데 김정렬이 ‘저 사람 때리자’며 몇 차례 싸움을 부추겼고, 이를 들은 취객이 김정렬에게 어묵국물을 부었는데 그게 나에게 쏟아졌다. 그래서 싸움이 터진 거다”고 해명했다.

홍기훈은 또 규현이 “코미디 작가에게 개그맨들 사이에서 유명한 홍기훈의 기합에 대해 들었다”고 말하자 “실수였다. 후회된다”며 “나는 사실 후배를 때린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발뺌했다. 하지만 MC들의 추궁에 “생각을 좀 더 해봐야 할 듯하다”고 약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유태웅은 “그 당시 홍기훈의 별명이 ‘에이빵’이었다. 후배들이 잘못을 하면 바로 ‘에이, 빵’이라며 주먹을 날렸다”고 폭로했고, 김구라는 “홍기훈이 기합을 잘 잡았기 때문에 MBC 전성기가 이뤄진 거다”고 두둔했다.

유태웅은 ‘캐나다에서 30:2로 싸운 적이 있다’는 소문에 대해 “드라마 ‘아이싱’ 출연 당시 캐나다로 촬영을 갔는데 아이스하키장에 교민들을 관중으로 섭외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연되면서 교민들이 항의를 해와 싸움으로 번졌다”며 “다음날 교민들이 30명의 코리안 갱들을 데려와 큰 싸움이 벌어졌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당시 내가 제일 무서워했던 사람이 장두익 감독님이었다. 그래서 상처를 분장으로 은폐했는데 계속 속일 수 없어 아는 기자에게 교통사고로 다쳤다는 기사를 내달라고 부탁했었다”며 “거짓말을 해서 정말 죄송하다. 살인처럼 중죄는 아니지만 언론을 통해 국민들을 속인 점 용서해 달라”고 사과했다.

마지막으로 김국진은 “‘싸우다’를 영어로 하면 ‘파이트(Fight)’다. ‘파이트’에 현재 진행형 ‘ing’만 붙이면 ‘파이팅(Fighting)’이 된다. 마음이 자꾸 욱하고 솟구치는 분들 ‘파이트’하지 말고 하고 싶은 일에 ‘파이팅’해보는 건 어떨까 싶다”고 마무리 지었다.

‘라디오스타’는 늘 예상치 못한 게스트 조합으로 웃음 폭탄을 투하하며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하지만 이날 방송은 재미는 물론 감동, 교훈도 없었다.

어떤 식으로도 정당화 될 수 없는 폭력을 주제로 ‘전설의 주먹’편을 기획한 제작진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제작진이 교체된 ‘라디오스타’는 신성우-장호일의 나이트클럽 부킹과 싸움 일화 방출, 안선영의 속물발언, 사유리-클라라의 가슴 신경전 등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으로 프로그램을 채우고 있다.

이에 ‘라디오스타’는 매 방송 후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날 방송 또한 자극적 이슈를 만들어 시청률 올리기에만 급급한 무리수 기획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예전의 ‘라디오스타’가 그리운 요즘이다.

방송 후 각종 SNS에는 “싸움자랑 정말 꼴불견이다” “자랑할 게 없어서 싸움 자랑하냐?” “게스트들 보다는 판 깔아준 제작진이 문제” “방송 소재로 부적합했다” “정말 실망스러웠다” “거부감든다” “역대급으로 재미없었다” “제작진 바뀌고 점점 산으로 가는 듯”이라는 등 눈살을 찌푸렸다.

[박남현-홍기훈-유태웅(순서대로). 사진 = MBC ‘라디오스타’ 방송화면 캡처]

고향미 기자 catty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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