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올 시즌을 앞두고 신생팀 NC에겐 '특별 혜택'이 주어졌다. 그 중 하나는 바로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를 3명까지 늘린 것이다. 다른 8개 구단은 현행 그대로 2명으로 제한하고 NC에게는 1군 첫 두 시즌 동안 외국인 선수 3명을 쓸 수 있게 했다.
김경문 NC 감독의 선택은 '전원 선발투수'였다. NC는 아담 윌크, 찰리 쉬렉, 에릭 해커 등 3명을 차례로 영입하고 이들의 이름 첫 글자를 따 'ACE 트리오'란 멋드러진 별칭도 만들었다. 지난 4월 2일 롯데와 역사적인 개막 3연전을 치른 NC는 외국인 선발 3명을 차례로 투입하기도 했다.
보통 5인 체제로 선발 로테이션을 운영하는 것이 일반적. 따라서 국내 선수가 NC 선발진에 합류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야말로 바늘 구멍을 통과한 선수는 바로 이재학. 지난 해 퓨처스리그에서 15승을 거두며 에이스로 활약했다. 그러나 퓨처스리그 성적이 1군에서도 이어질지는 미지수였다. 검증된 투수는 아니었던 것.
그러나 이재학은 NC가 새로운 역사를 만들 때마다 등장하며 자신의 진가를 알렸다. NC는 개막과 동시에 7연패 수렁에 빠졌다. 미숙한 플레이가 속출하면서 프로야구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악평도 함께 했다. 지긋지긋했던 연패 사슬을 끊은 선수가 바로 이재학이었다.
이재학은 4월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 등판해 6이닝 7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쾌투했고 NC는 4-1로 승리, 창단 첫 승리란 감동의 순간을 함께 했다.
NC 선수 중 처음으로 완투를 한 선수도 이재학이었다. 이재학은 5월 17일 마산 삼성전에서 9이닝 8피안타 2실점으로 완투했다. 그러나 NC가 패하면서 이재학도 완투패란 비운을 맛봤다.
첫 승, 첫 완투에 이어 이재학은 마침내 첫 완봉으로 화룡점정을 찍었다. 지난달 31일 문학 SK전에 선발 등판해 1회부터 9회까지 SK 타자들을 무실점으로 묶었다.
외국인 선수 3명도 모두 해내지 못한 일들을 바로 약관 23세의 '토종 에이스' 이재학이 해낸 것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명품 체인지업'이 돋보였다. 그러나 체인지업 하나로는 상대 타자들을 제압할 수 없다. 역시 직구의 위력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이재학은 "초반에는 변화구 위주로 가다가 3회 이후에는 (김)태군이 형의 볼배합에 맞춰 직구 위주로 던지고 체인지업을 섞었다. 타자들이 헷갈린 것 같다"고 말했다. 직구와 체인지업을 절묘하게 섞어 던져 SK 타자들을 현혹시킨 것.
향후 이재학이 만들 수 있는 새 역사는 또 있다. 바로 신인왕. "솔직히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다"고 말하는 이재학은 현재와 같은 기세를 이어간다면 충분히 수상이 가능하다.
[이재학.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