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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산 조인식 기자] 승부에는 양보가 없었지만, 승부가 끝난 자리에는 사제지간의 정이 남았다.
신치용 감독이 제자 김세진 감독를 한 수 가르쳤다. 신치용 감독의 삼성화재는 10일 안사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3~2014 V리그 1라운드 러시앤캐시와의 경기에서 3-0으로 완승을 거뒀다. 삼성화재는 2승 1패, 승점 5점이 됐다.
신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삼성화재에 대한 이야기보다 러시앤캐시를 더 많이 언급했다. 김세진 감독에 대한 정 때문이었을 것이다. 신 감독은 "러시앤캐시는 오늘 차-포를 떼고 했다. 그래도 김세진 감독은 배포가 있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할 줄을 안다. 오늘이 결승이라면 이민규를 썼을 것이다"라며 전력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세터 이민규를 뛰게 하지 않은 김 감독의 결단을 칭찬했다.
손쉽게 승리하며 승점 3점을 추가했지만, 썩 기분이 좋지만은 않았다. 신 감독은 "김상우 감독이 있을 때도 그랬고 제자를 이기면 이겨도 기분이 좋지만은 않다. 이긴 뒤 세리머니도 못하겠더라"라는 말로 사제 대결에서 스승 입장이 되어야만 알 수 있는 묘한 기분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코트 위에서는 서로 상대해야하는 감독일 뿐이었지만, 경기가 끝난 뒤에 두 감독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갔다. 신 감독은 "조금 전에 (경기 끝나고)나오면서 김 감독이 소주 한 잔 하자고 하길래 알았다고 했다. 이겼는데 안 마실 수 없지 않나. 먼저 말 해줘 고맙다. 김 감독한테 잘 보여야 나중에 선수 트레이드라도 하나 해주지 않겠는가"라며 농담을 던졌다. 이날 이들의 만남은 신 감독과 김 감독은 물론 임도헌 코치와 신진식 코치, 김 감독을 보좌하는 석진욱 코치까지 함께하는 뜻 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가 끝난 뒤 김세진 감독(왼쪽)을 격려하는 신치용 감독. 사진 = 안산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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