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강산 기자] "장기로 치면 차 떼고 하는 셈이죠."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23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중심타자 최형우가 늑골 부상으로 최소 열흘간은 결장이 불가피하자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올 시즌 76경기 타율 3할 4푼 22홈런 62타점을 올린 최형우의 부재는 치명타였다. 승승장구하던 삼성은 4연패에 빠지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우려는 기우였다. 삼성에는 박석민이 있었다. 이날 4번 타자 3루수로 출전한 그는 홈런 2방으로 팀의 4연패 탈출과 50승 선착에 힘을 보탰다. 류 감독도 큰 고민을 덜었다.
박석민은 올 시즌 79경기에서 타율 3할 3푼 1리 22홈런 56타점, 출루율 4할 3푼 8리, 득점권 타율 3할 1푼 1리로 맹활약 중이다. 중심타선 어디에 배치돼도 제 몫은 확실히 해낸다. 3번 타순에서 타율 4할 1푼 5리(53타수 22안타) 4홈런 11타점, 5번 타순에서 3할(203타수 61안타) 15홈런 40타점으로 맹활약했고, 이날은 다소 낯선 4번 타자로 나서 투런포 2방을 뽑아냈다. 안타 4방으로 10안타를 친 롯데를 잡은 데는 박석민의 공이 상당히 컸다.
박석민은 풀타임 첫해인 2008년 타율 2할 7푼 9리 14홈런 64타점을 올리며 화려한 등장을 알렸다. 이후 지난해까지 꾸준히 두자릿수 홈런을 때려내며 장타력을 인정받았다. 박석민의 지난 2년간 평균 성적은 타율 3할 1푼 5리 20.5홈런, 83.5타점. 그야말로 힘과 정확성을 모두 갖춘 타자로 다시 한 번 인정받았다. 그리고 올해는 내친김에 생애 첫 30홈런까지 바라보고 있다. 이전까지 박석민의 한 시즌 최다 홈런은 2009년 기록한 24개.
올 시즌 박석민은 꾸준함의 아이콘으로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3월 2경기에서 7타수 1안타로 부진했지만 4월 타율 3할 3푼 3리 3홈런 11타점을 기록한 이후, 5월(0.380)과 지난달(0.321)까지 2달간 17홈런을 몰아쳤다. 이전까지 7월 8경기에서는 단 하나의 홈런도 뽑아내지 못했으나 이날 4번 타순에서 멀티포를 쏘아 올리며 장타 생산을 시작했다. 타구 비거리도 125m, 130m로 상당했다. 한가운데 실투를 놓치지 않은 결과였다.
그를 괴롭히던 왼손 중지 통증도 호전됐다. 박석민은 "올스타 휴식기 첫날인 지난 17일 일본으로 건너가 주사 치료를 받았는데, 부기가 빠져 방망이를 강하게 잡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일본에 다녀오고, 올스타전에도 나서느라 훈련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했으나 후반기 첫 경기부터 화력쇼를 선보인 건 한결 나아진 손가락 영향도 분명 있다. 류중일 감독도 22일 롯데전 5-3 승리 이후 "박석민의 홈런 2방이 결정적이었다"고 칭찬했다.
산술적으로 데뷔 첫 30홈런은 충분히 가능하다. 79경기를 치른 삼성의 올 시즌 잔여 경기는 49경기. 박석민은 지금까지 3.59경기당 홈런 하나씩을 쳤는데, 이를 128경기로 환산하면 35.65개가 나온다. 박석민이 "열심히 최선을 다하다 보면 30홈런은 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인 이유다. 데뷔 후 한 시즌 최다 홈런인 25개까지는 3개밖에 남지 않았다.
더욱 대단한 건 박석민의 근성이다. 조조 레이예스(전 SK, 퇴출)의 강속구에 헬멧을 강타당하고, 손가락 부상이 그를 괴롭혀도 전 경기에 출전해 변함없는 활약을 과시하고 있다. 그 자체로도 박석민의 공헌도는 상당하다. 팀플레이에 최선을 다하다 보니 개인 기록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고 있다. 그래서 더 대단한 박석민이다.
[박석민.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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