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 '비밀의 문' 잘 차려진 밥상, 연기 구멍도 없다 [夜TV]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잘 차려진 밥상에 연기 구멍도 없다.

22일 첫방송된 SBS 새 월화드라마 '비밀의 문'(극본 윤선주 연출 김형식) 1회에서는 '비밀의 문'은 강력한 왕권을 지향했던 영조(한석규)와 신분의 귀천이 없는 공평한 세상을 주창했던 사도세자(이제훈)의 부자간 갈등을 비롯 당시 정치 상황과 인물들의 관계가 그려졌다.

이날 '비밀의 문'은 연출진과 배우들의 호흡이 제대로 맞아 떨어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쌓이는 이야기의 탄탄한 구성이 돋보인 것은 물론 이를 표현하는 연출 역시 시청자들이 믿고 보는 최고의 제작진다웠다.

여기에 구멍 없는 연기가 더해지니 첫회부터 명품 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밥상이 잘 차려졌고, 이를 완벽하게 쥐었다 폈다 하는 배우들의 연기가 시청자들을 감탄케 했다.

우선 그간의 모습과는 다른 영조를 그리겠다고 밝힌 한석규는 힘을 뺀 여유로움이 돋보였다. 가볍게 툭 던지는 대사에는 뼈가 있었고 다소 우스꽝스럽기까지 한 움직임은 숨겨둔 칼날을 예고하는 듯 했다.

한석규는 가볍지만 무거운, 여유롭지만 카리스마 넘치는 그만의 명품 연기로 가히 그의 이름값을 인정하게 만들었다. 특히 절제된 광기는 연기의 기술적인 부분과 감정적인 부분이 적절히 섞여 시청자들을 소름 돋게 만들었다.

전역 후 첫 작품으로 돌아온 이제훈 역시 안정된 연기는 변함 없었다. 이선 역으로 돌아온 이제훈은 부드러움 속에 강인함을 보이는가 하면 그 안에 혼란스러움을 잘 녹여냈다.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복잡한 자리에 있다 보니 각 인물들을 대할 때마다 그 역시 달라졌다. 내적으로 더 깊어진 이제훈의 내공이 빛났다.

혜경궁 홍씨 박은빈의 변신도 새로웠다. 그간 단아하고 조신한 모습이 돋보였던 박은빈에게서 강한 모습이 드러난 것. 앞서 강인한 여성상을 표현한다고 포부를 밝힌 박은빈은 단아한 외모 뒤에 서슬퍼런 눈빛은 물론 강단 있는 모습으로 신선함을 줬다.

김유정 역시 믿고 보는 배우다웠다. 서지담 역을 맡은 김유정은 누군가의 아역이 아니었다. 이야기의 열쇠를 쥐고 있었고 분위기 쇄신을 도왔다. 자유로운 서지담만의 매력이 김유정을 만나 더욱 배가됐다. 어디에서도 빠지지 않는 김유정만의 존재감이 돋보였다.

신흥복 역 서준영 역시 의문스러운 죽음 앞에 긴장감을 잘 그려냈다. 뿐만 아니라 김창완 손병호 김강현 김태훈 권해효 최원영 엄효섭 등 그 어느 역 하나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배우들의 열연이 이어졌다. 그야말로 구멍이 없었다. 어떤 곳으로 눈을 돌려도, 어떤 이야기에 집중을 해도 믿고 보는 배우들이 자리하고 있어 믿음이 갔다.

이제 시작일 뿐인 '비밀의 문'. 첫 회부터 드러난 제작진과 배우들의 내공이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비밀의 문' 1회. 사진 = SBS 방송캡처]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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