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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만리장성을 무너뜨렸다.
아시안게임 여자 펜싱 단체전은 2002년 부산대회 때 도입됐다. 중국 여자펜싱은 샤브르에서 부산 대회를 시작으로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 대회까지 모두 우승했다. 중국은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서 여자 사브르 단체 4연패에 도전했다. 그러나 꿈을 접었다. 반란의 주인공은 한국이었다. 한국은 2002년, 2006년, 2010년 중국에 막혀 은메달에 그친 아픔을 되갚았다. 올해 아시아선수권 패배 역시 되갚았다.
한국으로선 경사다. 개인전 금메달에 이어 단체전까지 여자 사브르 아시아 최강자로 우뚝 섰다. 내부적으로도 이번 대회서는 기대가 컸다. 단순히 홈에서 열린 대회라서가 아니다. 2년 전 런던올림픽 사브르 개인 금메달리스트 김지연이 간판스타로 성장했다. 이번 대회 개인전서는 신예 이라진이 김지연을 넘어서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만큼 한국 여자 사브르 저변이 확대됐고, 건강해졌다.
결국 단체전마저도 중국의 벽을 넘어섰다. 사브르는 펜싱에서 수준이 가장 높은 세부종목이다. 팔, 머리를 포함한 몸통 공격이 가능한데, 찌르기뿐 아니라 베기도 가능하다. 몸통 공격만 가능한 플러레보다 단순해보이지만, 찌르기와 베기를 동시에 완벽하게 구사하는 건 쉽지 않다. 플러레와 마찬가지로 공격권이 있기 때문에 더 치열하게 움직여야 한다. 때문에 매우 격렬하고 빠르게 진행된다.
김지연과 이라진은 이 혹독한 훈련을 마스터했다고 보면 된다. 김지연은 션천과의 마지막 경기서 7점 리드를 지키지 못했지만, 41-41서 내리 4득점하며 중국을 무너뜨렸다. 그 집중력과 테크닉, 저력은 단연 한국 여자 펜싱의 힘이다. 물론 중국 샤브르 저력은 대단했다. 하지만, 한국은 결국 그 벽을 극복했다. 강인한 훈련과 투자 시스템은 이미 수 차례 소개됐다. 개개인 역량이 응축되고, 그 깊이와 저변을 평가받는 단체전서도 중국을 넘어섰다.
한국 여자펜싱은 이번 대회서 강호 DNA를 과시했다. 사브르서는 여자 이라진뿐 아니라 남자에서도 구본길이 김정환을 누르고 있다. 개인전서는 남녀 모두 한국인 잔치였고 여자 단체전서는 한국 세상을 만들었다. 물론 여전히 중국 펜싱 선수층은 두껍다. 하지만, 한국도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이날의 영광과는 별개로 앞으로 더 많은 김지연과 이라진을 탄생시키고, 세계적 강호들의 테크닉을 흡수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그런 점에서 단체전에 출전한 황선아와 윤지수를 주목할 만하다. 황선아는 양구군청 소속이며 25세 신예다. 결승전에 출전한 윤지수는 윤학길 전 롯데 코치의 딸이다. 169cm라는 신체조건이 최대 강점이다. 21세로 어린데, 결승전서 너무나도 큰 역할을 했다. 14-20으로 뒤진 상황서 승부를 뒤집은 주인공이 윤지수다.
윤지수와 황선아는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국제경험을 많이 쌓았다. 윤지수와 황선아가 좀 더 기술적, 경험적 성장을 일궈내면 자연스럽게 여자 사브르 경쟁력이 지금보다 더 좋아질 수 있다. 이번 대회서 중국 4연패를 저지한 게 전부가 아니다. 한국 펜싱은 미래가 밝다. 2년 뒤 리우올림픽은 물론이고 4년 뒤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2연패에 나설 때다.
[김지연. 사진 = 고양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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