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젠 잠실이다.
한국시리즈 2승2패로 팽팽히 맞선 삼성과 넥센. 마지막 장소 잠실로 이동했다. 10일부터 12일까지 최종 3연전을 갖는 일정. 잠실은 국내 야구장 중 가장 펜스 거리가 멀고 외야도 광활하다. 상대적으로 투수들은 심리적 안정감을 갖고 공을 던질 수 있다. 장타가 나오지 않는 건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확률은 떨어진다.
두 팀은 지난 1~4차전서 썩 매끄러운 공격력을 뽐낸 건 아니었다. 1~4차전 팀 타율은 삼성 0.192, 넥센 0.195. 반면 1~4차전 팀 평균자책점은 삼성 3.60, 넥센 3.86. 완벽한 투고타저. 물론 투수들에게 유리한 잠실에서 이 흐름이 반전될 가능성이 없진 않다. 단기전 속의 장기전 요소가 있는 한국시리즈는 막판으로 갈수록 투수들의 체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방망이 싸움으로는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이 낮다. 당연히 잠실시리즈 핵심은 기동력과 수비력이다.
▲기동력
두 팀이 1~4차전서 활발한 기동력을 선보였던 것도 아니었다. 두 팀 모두 기록된 도루는 3개. 삼성은 야마이코 나바로, 박한이, 박해민이 1개씩 성공했다. 정규시즌 도루왕 김상수는 도루자만 1개. 넥센은 톱타자 서건창만 3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대주자 김하성과 유재신이 한 차례씩 도루자를 기록했다. 투수들이 타자들을 압도하는 상황서 출루가 많지 않았고, 당연히 공격적 베이스러닝도 위험부담이 있었다.
객관적인 기동력에선 삼성이 한 수 위. 삼성은 161개로 팀 도루 1위, 넥센은 100개로 팀 도루 7위였다. 넥센에 워낙 장타자가 많아 굳이 도루를 많이 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삼성은 팀 홈런이 넥센 다음으로 많았음에도 도루도 많이 했다. 단순히 도루를 떠나서 상황에 맞는 기민한 베이스러닝이 중요하다. 특히 홈런이 많이 나오지 않는 잠실에선 가장 중요한 부분.
큰 것 한방으로 승부가 자주 갈리는 목동에서도 베이스러닝의 중요성이 드러났다. 3차전 8회 2사 1루서 이승엽의 뜬공이 넥센 야수진의 콜 플레이 미숙으로 안타가 되는 사이 1루 대주자 박해민이 홈까지 쇄도했다. 물론 2사 이후엔 인플레이 상황이 나오면 주자는 무조건 뛰어야 한다. 그러나 누가 봐도 타자 아웃이 예상되는 상황에선 주자도 어슬렁거리기 마련이다. 박해민은 달랐다. 이승엽이 타격하자마자 전력질주했고, 상대 실수를 틈타 홈을 밟았다. 류중일 감독도 “보통 그런 상황서는 주자도 대충 뛰는데 해민이가 잘 한 것이었다”라고 칭찬했다.
넥센은 도루를 할 수 있는 선수가 서건창 외엔 많지 않다. 삼성은 도루를 할 수 있는 선수가 많지만, 도루왕 김상수의 방망이가 침묵하고 있다. 서건창과 김상수의 타격감이 좀 더 살아날 경우 잠실에선 기동력 중요성이 커질 전망. 4차전 1회 서건창의 연이은 2,3루 도루는 파급효과가 대단했다. 발로 만들어낸 선취점.
▲수비력
큰 경기서 수비력은 두말할 것 없이 매우 중요한 요소. 잠실에서는 특히 외야 수비가 중요하다. 외야 자체가 광활하기 때문에 실책 아닌 실수가 나오더라도 그대로 실점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백스톱도 넓은 편이라 포수의 블로킹도 중요하다. 두 팀은 1~4차전서 그리 많은 실책을 범하진 않았다. 삼성이 1개, 넥센이 4개. 정규시즌서는 넥센이 59실책으로 최소 1위, 삼성이 67실책으로 최소 3위.
아쉬운 수비는 몇 차례 있었다. 위에 거론한 3차전 넥센 야수진의 콜 플레이 실수는 그 자체로 흐름을 넘겨준 계기가 됐다. 당시 2사 1루서 한 방이 있는 이승엽 타석. 외야수는 당연히 깊게 수비했다. 이승엽 타구가 내야를 살짝 벗어난 걸 감안하면 유격수 강정호가 처리하는 게 옳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 이밖에 기록된 4실책 모두 아쉬움이 있었다.
삼성 역시 4차전서 1회 2사 이후 박병호의 타구를 좌익수 최형우가 곧바로 수습하지 못하고 뒤로 빠트리면서 좌중간 2루타를 만들어줬다. 계속해서 강정호의 3루수 땅볼을 잡은 박석민의 1루 송구를 1루수 채태인이 잡았다가 놓치는 사이 박병호를 홈으로 보내줬다. 삼성으로선 0-1서 2점째를 내준 상황이 매우 아쉬웠다. 초반 흐름을 완벽히 내준 순간.
두 팀의 수비력은 리그 최상급이다. 과거 단기전 사례가 말해주듯 5~7차전 역시 누가 수비 실수를 하지 않느냐의 싸움이다. 흐름이 타고투저인 점, 경기장이 드넓은 잠실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수비력이 중요해졌다. 수비력이 완벽하다면 승부는 기동력에서 갈릴 수 있다.
[도루 장면(위, 가운데), 수비 실수 장면(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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