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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2년 후 FA는 동기부여가 될 겁니다."
지난 9일 장원준(두산 베어스)의 이적에 따른 보상선수로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게 된 정재훈은 지난 2011시즌이 끝나고 4년 28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FA 계약 첫해 어깨 회전근 부상에 시달리며 단 4경기 등판에 그쳤다. 한 시즌을 온전히 채우지 못했다. 따라서 내년이 아닌 2016시즌이 끝나고 FA 자격을 얻게 된다. 이 부분이 롯데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도 관심거리다.
이종운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오히려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보상선수로 정재훈을 선택하는 데 2년 후 FA가 되는 점도 고려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당연히 잘 던져야 하지 않겠나. 잘할 수밖에 없는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그래서 더 뭔가 보여주려고 할 것이다"는 게 이 감독의 설명이다.
정재훈이 누구인가. 휘문고-성균관대를 졸업하고 2003년 두산에 1차 지명돼 통산 499경기에 나선 베테랑이다. 성적은 34승 39패 137세이브 61홀드 평균자책점 3.09. 한때는 두산 불펜의 핵이었다. 직구와 낙차 큰 포크볼을 앞세워 상대 타자들을 제압했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매년 50경기 이상 등판해 평균자책점 2점대를 유지했다. 2009년 32경기에서 5승 5패 4홀드 평균자책점 4.44로 다소 부진했으나 2010년 63경기 8승 4패 2세이브 23홀드 평균자책점 1.73으로 화려하게 부활해 홀드왕까지 차지했다.
FA 계약 첫해인 2012년 부상에 시달리며 4경기 등판에 그쳤으나 지난해 55경기에서 4승 1패 14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3.44로 제 역할을 했다. 올해는 54경기에서 1승 5패 2세이브 15홀드 평균자책점 5.37을 기록했다. 데뷔 첫해인 2003년(10.80) 이후 평균자책점이 가장 나빴다.
하지만 올해 마무리 역할까지 했던 정재훈이다. 팀 평균자책점 5.43으로 무너진 두산 불펜에서 오현택, 윤명준과 함께 가장 믿을 만한 카드였다. 한때는 리그 최정상급 계투로 활약하며 풍부한 경험을 쌓은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올해 두산에서 투수조 최고참으로 후배들의 멘토 역할을 했다. 또한 통산 7차례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36경기에 등판, 큰 경기 경험도 갖추고 있다. 롯데 구단 관계자도 "정재훈의 풍부한 경험과 뛰어난 경기운영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향후 필승조로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재훈이 2시즌을 온전히 마치고 FA 자격을 얻는다고 가정해 보자. 2017시즌이 시작되면 한국 나이 38세다. 다소 많은 나이긴 하지만 또 한 번 도전해 볼 만하다. 1976년생인 한화 박정진도 지난 시즌이 끝나고 2년 8억원에 계약했다. 올해 박정진은 한국 나이 40세다. kt wiz에 새 둥지를 튼 김사율도 3년 계약 마지막 해인 2017년에 한국 나이 38세가 된다. 이 감독이 "2년 뒤 FA는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고 자신한 이유다. 정재훈이 앞으로 2년간 충분한 힘을 보탠다면 팀과 개인 모두에게 '윈윈'이다.
롯데 이윤원 단장도 "정재훈이 2년 뒤 FA가 되는 점을 감안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 단장은 "미래를 보자는 의견과 즉시전력이 필요하다는 의견 모두 있었다"며 "장원준과 김사율이 모두 빠져나가 투수 보강이 최우선이었다. 정재훈이 내년이면 한국 나이 36세다. 향후 2년간은 충분히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어린 투수들에게 풍부한 경험을 전파할 수 있을 것이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기대에 부응하는 건 정재훈의 몫이다.
[역투하는 정재훈(첫 번째 사진), 2010년 홀드왕 수상 당시 정재훈.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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