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청룡을 빛낸 배우들이 연기력 못지않은 입담을 과시했다.
17일 오후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제35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진행됐다.
이날 청룡영화상의 무대에 오른 배우들은 재치만점 말솜씨부터 장난기 어린 너스레, 진심어린 소감 등 연기뿐 아니라 언변으로도 재미와 감동을 안겼다.
<이하 제35회 청룡영화상의 말말말>
▲ 최다관객상을 수상한 '명량'의 김한민 감독 "민폐 끼치지 않은 상"
"놀라운 스코어로 상을 받게 됐는데 한국 영화의 놀라운 성장이라 생각한다. '명량' 이상으로 도전적이고 좋은 작품 다양한 작품이 내년, 내후년 앞으로 많이 나올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기회들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올해 우리 한국영화계에 민폐를 끼치지 않은 상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한국 영화 성장의 또 하나의 힘이라고 생각하고 이 상을 받겠다."
▲ 임시완, 이성민 대신 강소라 "베스트커플상 만큼은…"
이날 드라마 '미생'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 이성민과 시상자로 나선 임시완은 "차장님(이성민) 아직까지 선배님이 입에 익숙지 않다. 방금 김혜수 선배님이 저희를 베스트 커플로 소개했다. 기분이 어떠신지 묻고 싶다"고 물었고, 이성민은 "난 커플을 남자와 많이 했다. 요즘은 시완 씨와 커플이 돼 있다. 기분은 자네도 잘 알 거 아냐 그래 안 그래 장그래"라며 '미생' 속 임시완 캐릭터 '장그래'로 말장난을 했다. 하지만 임시완은 "차장님이랑 해서 기분 좋다. 다만 베스트 커플상 만큼은 영희 씨랑 하는 게 어떨까 싶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 김혜수, "여러분께서는 이성민·임시완 씨가 당황하는 모습을 생방송으로 보고 계시다"
이날 스태프상 시상자로 나선 이성민은 "고마운 분들에게 드리는 스태프 상을 시상하겠다. 먼저 기술상이다. 수상자를 발표하겠다"고 말했지만 스크린에 후보자 영상이 나오지 않았고, "원래 화면이 떠야 하는데?"라며 당황하는 기색을 보였다.
이에 16회째 청룡영화상 MC로 활약 중인 김혜수는 순간 노련함을 보이며 "여러분들께서는 이성민씨와 임시완 씨가 당황하는 모습을 생방송으로 보고 계시다"는 멘트로 웃음을 안기며 노련한 진행 솜씨를 선보였다.
▲ 여진구, 박보영에 확인사살 "진구군 좋아한다고 말했는데 기억하세요?"
박보영과 시상자로 나선 여진구가 "누나 제가 누나를 이런 공개적인 자리에서 뵙게 된다면 정말 여쭤보고 싶은 질문이 있었다. 내가 기억하기로는 언젠가 멜로 영화를 같이 찍고 싶은 남자배우가 누구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어떤 대답을 했는지 기억하냐"며 자신과 멜로 영화를 찍고 싶다던 박보영에게 확인 사실을 했다.
이에 박보영은 "부끄럽지만 진구 군이 성인이 된다면 성인이 된 이후 멜로를 하고 싶다고 수차례 이야기한 기억이 난다"고 말했고, 여진구는 "기억을 하시네요. 그리고 진구 군 좋아합니다 그런 말을 했는데 기억하냐"고 짓궂게 다시 물어 웃음을 자아냈다.
▲ 임시완, "'변호인' 때 많이 때린 배우? '답정너' 곽도원이다"
이날 임시완은 '변호인' 촬영 당시 많이 때린 배우가 누구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임시완은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넌 대답만 하면 돼 라는 뜻의 신조어)라고 하나요?"라고 말한 후 "곽도원 선배님이 가장 많이 때렸지만 난 맞을 때 속이 시원했다. 라면 고문을 당하고 라면이 먹고 싶어서 라면 먹고 잤다. 날 때렸던 곽도원 선배님이 마음고생 한 게 눈에 보여서 죄송한 느낌도 들었다. 그래도 오늘 만나 뵈니 반갑다"고 답했다.
▲ 유준상, 신세경·박보영의 여진구 앓이에 "여진구군 빨리 성인이 돼 돌아와주세요"
이날 박보영은 여진구와 시상자로 무대에 올라 "부끄럽지만 진구 군이 성인이 된다면 성인이 된 이후 멜로를 하고 싶다고 수차례 이야기한 기억이 난다"고 이야기했다. 청정원 인기스타상을 신세경은 역시 멜로 장르를 하고 싶다며 "여진구 군이 성인이 된다면"이라고 상대배우로 여진구를 지목했다.
이에 유준상은 "여진구 군이 빨리 성인이 될 때까지 많은 여배우들이 기다리고 있다. 여진구군 빨리 성인이 돼서 돌아와주세요"라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 김혜수, 작년 청룡 의상에 "나도 그렇게 나올 줄 몰라"
2부 오프닝에서 MC 유준상은 "작년 시상식 때 난 걸어오기 때문에 김혜수 씨가 어떤 옷을 입었는지 모르지 않냐. '이런 옷을 입고 있었어?' 깜짝 놀랐는데 나만 못 봤다"며 아쉬워했다. 이에 김혜수는 "깜짝 놀라신 분들에게 사과드린다. 나도 사진에 그렇게 나올 줄 정말 몰랐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 염정아 "영화 스태프, 당신들의 열정을 정말 존경한다"
이날 기술상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 염정아는 "대한민국 영화인으로서 대한민국 모든 영화 스태프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 인사 드리고 싶다. '카트'라는 작품을 했는데 우리 주변에 열심히 사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였다. 주변에 열심히 일 하는 사람들을 둘러보니 스태프들을 빼놓을 수 없겠더라. 감사함과 고마움 늘 잊지 않고 있다"며 "각자 자신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지치지 않는 당신들의 열정 정말 존경한다. 여러분 대한민국의 모든 스태프 분들을 위해서 큰 박수 부탁드린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남주조연상 수상자 조진웅, "홍보는 주연이라더니 상은 조연상"
"영화 '끝까지 간다'는 정말 끝까지 가는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영화는 세상을 살아가며 힘이 되는 형제를 선물해준 것 같다. 감독님 스태프, 이선균 형님 나에게는 형제들이 생긴 것 같다. 영화에 지대한 관심을 가져줘 감사하다"며 "홍보할 때는 주연배우라고 하더니 상은 조연상이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 감독상을 수상한 김한민 감독, "대한민국에서 감독…자긍심과 떨림 느껴"
"영화가 꿈의 공장을 넘어서서 이제는 현실을 치유하는, 어떤 분들이 현실을 환영 같다고 말하지만 환영 같은 현실을 영화의 환영으로 치유하는 그런 시대다. 의미와 재미를 함께 찾는 대한민국 관객들이 자랑스럽고 고맙다. 대한민국에서 감독으로서 영화를 만들고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무한한 자긍심과 떨림을 갖는다. 감사하다."
▲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송강호, "배우 송강호의 존재는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변호인'이 지난해 12월 18일 개봉했다. 오늘이 딱 만 1년 째가 되는 날이다. 이렇게 멋지게 대미를 장식하게 해줘 감사하다. 조금 있으면 48세가 되는데 살면서 내 주변의 이웃이나 내가 속해 있는 이 사회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나 생각을 해본 적 있나 생각해보면 참 부끄럽지 않나 생각된다. 지난 1년 동안 '변호인'이라는 작품이 나에겐 크나큰 영광과 분에 넘치는 감동도 안겨줬지만 자괴감도 들게끔 했다. 굳이 영화 속 대사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권력이든 뭐든 모든 것은 국민 여러분으로부터 나오듯 배우 송강호라는 존재 자체도 대한민국 국민여러분으로부터 나온다는 것 잊지 않겠다."
▲ 여우주연상 천우희, "포기하지 말라고…" 눈물범벅 수상소감
이날 천우희는 여우주연상 소감을 말하기 전부터 눈물범벅이 됐고 "다들 그렇게 수상 소감을 준비하라고 했는데, 뭐라고 이야기해야 하지. 이렇게 작은 영화에 유명하지 않은 제가 이렇게 큰 상을 받다니…"라며 쉽사리 다음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나에게 이 상을 준 게 포기하지 말라는 뜻으로 준 것 같다. 앞으로도 배우 하며 의심하지 않고 정말 자신감을 가지고 열심히 배우를 하겠다. 앞으로 더 독립영화와 예술영화 관심과 가능성이 더욱 열렸으면 좋겠다. 배우 열심히 하겠다. 좋은 연기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 위더스필름 최재원 대표, "영화 한 편이 세상을 바꾸지는 못하지만…"
이날 영화 '변호인'이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자 제작사 위더스 필름의 최재원 대표는 "'변호인'을 만들며 이렇게 행복한 적이 없었다. 이 영화가 앞으로 관객들과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관객들이 증명해줬다. 영화 한 편이 세상을 바꾸지는 못하지만 어떻게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어떤 생각으로 어떻게 공감해야 하는지 '변호인' 통해 많이 배웠다"는 소감을 전했다.
[김한민 감독, 김혜수, 여진구, 유준상, 조진웅, 염정아, 천우희.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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