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선수들을 대표하는 리더지만 지시하고 명령하는 자리가 아니다"
올해도 LG 트윈스의 주장을 맡은 이진영(35)은 '주장'이라는 자리에 대해 이렇게 규정했다.
이진영은 지난 해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주장 완장을 찼다. LG는 시즌 초반부터 어려운 행보를 이어갔다. 팀은 최하위로 바닥을 쳤고 결국 감독이 교체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김기태 전 감독(현 KIA 감독)이 사퇴 의사를 보인 다음 날, 이진영은 선수들을 대표해 선수들의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때만 해도 4월이었다. LG는 이후 놀라운 반전을 보여줬다. 순위는 점차 올랐고 5할 승률까지 이루는 기적을 선보였다. 그리고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정규시즌 4위를 확정 지은 LG는 준플레이오프에서 NC를 꺾고 2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을 해내며 뜨거운 가을을 보냈다.
"그동안 팀에서 조력자 역할을 많이 했었는데 주장을 한 것은 지난 해가 처음"이라는 이진영은 "주장은 선수들을 대표하는 리더지만 지시하고 명령하는 자리가 아니다.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이다. 궂은 일을 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가 하지 않았던 일들을 신경써야 하니까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는데 선수들이 뽑아준 자리고 선수들을 위해 일해야 하는 자리라 당연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라면서 "그냥 선수일 때와 주장일 때 차이가 많더라. 선배로서 해야 할 일도 있지만 주장으로 해야 할 일이 더 많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특히 LG라는 팀의 주장은 더 힘든 것 같다"라는 이진영은 "LG는 관심이 정말 많은 팀이다. 인기가 워낙 많아서 작은 일이 크게 나올 수도 있고 안 나와야 하는 이야기도 나오는 경우를 봤다. 선수단은 아무 문제 없는데 주위에서 흔드는 경우가 많더라"면서 "선수들이 동요하지 않게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내 역할"이라고 올해도 지난 해처럼 '선수들을 돕는 주장'이 될 것임을 밝혔다.
"그래도 예전보다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성적이 좋으니까 안 좋은 시선도 많이 없어진 것 같다. 올해도 욕 먹을 각오는 돼 있다. 프로는 어차피 성적으로 말하는 것이다. 우리가 감수해야 할 문제다"
이진영이 2009시즌을 앞두고 LG에 왔을 때만 해도 LG는 약체에 속했다. 실제로 LG는 2013년에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했는데 이는 무려 11년 만에 이뤄진 것이었다.
이진영은 '이적생'이지만 LG가 '약체'에서 '강팀'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지켜봤다.
"FA로 처음 LG에서 왔을 때 선수로서 느낄 때도 우리 팀은 약했다. 선수 구성도 약했고 몇몇 고참 선수들에 편중되는 야구를 했는데 지금은 젊은 투수들이 잘 던져주고 있고 야수도 고참들이 이끌면서 젊은 선수도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그런 점이 많이 바뀐 것 같다. 그래서 더 큰 기대를 할 수 있다"
이진영의 목표는 팀의 우승이다. 개인 목표 역시 마찬가지. "우승하는 해의 주장이 되는 게 개인 목표다"라는 게 그의 말이다.
특히 올해는 변수가 난무하고 불안 요소도 안고 가야 하는 시즌이라 우승이란 목표는 쉽지 않은 것임이 분명하다.
"선수들이 작년에 아쉬운 부분을 많이 생각하고 있다"라고 전한 이진영은 "지금 부상 선수가 있기 때문에 빨리 회복을 해서 시즌이 시작했을 때 100% 전력으로 같이 했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올해 LG가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역시 베테랑들이 앞서 이끌어주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변함 없이 팀 타선을 지키고 있는 이진영도 그 중 1명이다. 지난 해 주장을 맡은 경험을 토대로 올해도 '이진영 리더십'이 빛을 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LG 이진영이 5일 오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트윈스 신년 하례식'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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