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곽)동혁이도 잘하는 선수입니다. 우리 팀에 와서 정말 많이 좋아졌어요."
올 시즌 '최강' 대전 삼성화재 블루팡스의 주전 리베로는 곽동혁이다. 지난 2013~2014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를 통해 데려온 이강주를 제치고 주전 자리를 꿰찼다. 삼성화재의 리베로 자리는 중압감이 무척 큰 자리. 2012~2013시즌까지 '월드 리베로' 여오현(현대캐피탈)이 버티고 있었다. 이후 삼성화재 리베로들은 여오현만큼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있었다.
곽동혁은 올 시즌 처음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었다. 2005년 신인드래프트로 LIG손해보험에 지명됐던 그는 2008년 은퇴를 선언하고 코트를 떠났다. 하지만 2011~2012시즌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고 코트에 복귀했고, 3시즌 동안 주전 리베로로 활약하며 존재감을 알렸다. 그리고 올 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었다.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 이강주의 뒤를 받치던 김강녕이 공익근무요원으로 입대하면서 체력 부담을 덜어줄 리베로가 필요했다.
곽동혁 영입은 신의 한 수였다. 올 시즌 28경기에서 세트당 평균 디그 2.426개로 이 부문 4위, 수비 부문 7위에 올라 있다. 7개 구단 리베로 중에는 여오현과 정성현(OK저축은행), 부용찬(LIG)에 이어 4번째다. 리시브도 세트당 평균 3.120개다. 수비에서 곽동혁의 팀 공헌도는 절대적이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10일 대전 OK저축은행전서 리베로를 곽동혁 한 명만 뒀다. 이강주를 레프트로 쓰겠다는 계산이었다.
이날 곽동혁은 리시브 정확도 50%(5/10), 디그 성공률 57.14%(4/7)를 기록했다. 수비에 자주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경기 내내 파이팅 넘치는 모습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삼성화재는 세트스코어 3-0(25-19 25-18 25-21) 완승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신 감독은 경기 후 "곽동혁은 잘하는 선수다"며 "우리 팀에 와서 정말 많이 좋아졌다. 몸도 좋아졌고, 자신감도 붙었다. 동혁이가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에 (이)강주를 오늘 리베로에서 뺐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곽동혁을 혹독하게 조련했다. 익히 알려진 대로 삼성화재의 훈련량은 어마어마하다. 곽동혁은 류윤식과 함께 본 훈련 전과 후 15분에서 20분씩 따로 보강 운동을 한다. 신 감독의 지시다. 그뿐만 아니라 간이 좋지 않은 곽동혁의 음주도 철저히 막는다.
신 감독은 "곽동혁에게 술 먹지 말라고 했다. 술 먹으면 죽는다"며 웃었다. "팀 회식을 해도 곽동혁은 술 못 마신다. 간이 안 좋은데 술 먹는다는 게 말이 안 된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이어 "곽동혁이 무릎이 좋지 않아서 훈련 전과 후 항상 (류)윤식이와 15분에서 20분씩 보강 운동을 시킨다"며 "그렇게 안 하면 훈련 안 시킨다고 했다. 내가 세게 나오지 않으면 동기부여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제 동혁이가 안정권에 들어왔다. 명랑한 선수인데 맹랑한 짓만 안 하면 된다"며 흐뭇하게 웃었다.
"우리는 수비가 돼야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 우리 범실을 줄이고 상대 범실을 유도해야 한다"는 신 감독이 추구하는 배구의 첫 번째 단계는 바로 리시브와 디그다. 삼성화재 선수들이 포지션에 상관없이 리시브와 디그, 2단 연결 연습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이유다. 지금 곽동혁은 그 중심에 있다. 신 감독의 혹독한 조련 속에서 곽동혁이 배구 인생의 황혼기를 보내고 있다. 6년 연속 통합우승을 차지한 삼성화재에서의 업그레이드, 곽동혁과 팀 모두에게 좋은 일이다.
[곽동혁. 사진 = 삼성화재 블루팡스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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