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신치용 감독이 이끄는 대전 삼성화재 블루팡스와 김세진 감독이 이끄는 안산 OK저축은행 러시앤캐시(이하 OK)의 맞대결에는 항상 구름관중이 몰린다. 그뿐만 아니라 평소보다 많은 취재진이 경기장을 찾는다. OK저축은행의 창단 첫 시즌은 지난 2013~2014시즌에는 신 감독과 김 감독간의 '사제 대결'이 관심거리였으나 이제는 리그 선두를 다투는 '라이벌'로 떠올랐다.
삼성화재와 OK의 5라운드 경기가 열린 10일 대전 충무체육관. 경기에 앞서 신 감독과 김 감독이 함께 기자회견장에 들어섰다. 올 시즌부터 V리그는 경기 전 감독 인터뷰를 실시하는데, 양 팀 감독이 나란히 앉아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건 이례적이다. 신 감독이 먼저 자리를 잡고 앉았고, 잠시 후 김 감독이 입장했다. 마치 큰 경기를 앞두고 진행하는 미디어데이를 연상케 했다. 둘은 서로 "먼저 시작하라"고 미루며 웃었다.
이날 체육관을 찾은 관중은 5,215명. 평일임에도 올 시즌 충무체육관 최다 관중이었다. 이날 전까지 승점 62점으로 선두를 달리던 삼성화재와 58점으로 뒤를 쫓던 OK의 맞대결은 흥미요소가 충분했다. OK의 원정 응원단도 상당수였다. 삼성화재와 '전통의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천안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가 올 시즌 현재 5위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OK와의 맞대결이 더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올 시즌 양 팀의 상대전적은 3승 2패로 삼성화재 우위. 3라운드까지는 OK가 2승 1패로 앞섰으나 삼성화재가 4, 5라운드 맞대결을 모두 잡았다. 올 시즌 삼성화재와의 맞대결서 2승을 올린 팀은 OK와 한국전력뿐. 사제간의 맞대결이 이제는 V리그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빅매치로 떠오른 모양새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챔피언결정전에 OK는 무조건 올라가고, 맞상대가 누구일지 궁금하다"며 엄살(?)을 부리지만 잡을 때는 확실하게 잡았다. 삼성화재가 OK를 잡은 3경기에서 단 한 세트만 내줬다. 김 감독은 "매치업을 떠나 관심을 받는다는 자체로 행복해하고 있다. 즐겁다"고 했고, 신 감독은 "요즘 최고 관심받는 팀이 OK 아니냐. 김 감독은 여유가 있다"며 웃어넘겼다.
삼성화재는 7년 연속 통합우승을 차지한 전통의 강호. 다른 팀들로선 삼성화재를 못 잡으면 챔피언결정전은 물론 정규리그 우승도 언감생심이다. 6년째 같은 패턴이다. 너무 잘한다는 이유로 '공공의 적'이 됐다. 프로 출범 이후 첫 3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던 '전통의 강호' 현대캐피탈과의 기존 라이벌 구도에 OK가 새롭게 추가됐다. OK가 올 시즌 2위로 순항 중이라 가능한 일이다.
외국인 선수 레오 마르티네스(삼성화재)와 로버트 랜디 시몬(OK)의 맞대결도 흥밋거리다. 신 감독에 따르면 둘은 쿠바 배구 학교 선후배 사이다. 마이클 산체스(대한항공)도 그렇다.
신 감독은 "쿠바 선수들끼리 라이벌 의식이 대단하다. 레오는 쿠바 배구학교 선배인 시몬과 산체스에게 지기 싫어한다"며 "레오는 진짜 싸움닭이 됐다. 청소년 때 망명했을 정도면 그만큼 배짱과 내공이 있는 친구"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10일에는 33득점 공격성공률 73.68%를 기록한 레오가 28득점 공격성공률 58.97%를 기록한 시몬에 판정승했다.
이제 양 팀의 맞대결은 정규시즌에 단 한 번 남았다. 다음달 12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치러질 6라운드 맞대결이다. 만약 양 팀의 선두 다툼이 시즌 막판까지 이어진다면 이는 올 시즌 최대 빅매치가 될 전망. 이를 차치하더라도 이미 삼성화재-OK전은 그 자체로 명실상부 V리그 최고의 빅매치가 된 듯하다.
[삼성화재-OK저축은행 경기장면. 사진 = KOVO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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