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관 위원장, "부산국제영화제 상처, 전화위복 삼을 것"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부산국제영화제 이용관 집행위원장이 최근 영화제를 둘러싼 논란들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다.

1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부산국제영화제(BIFF)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이날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이번 일을 겪으면서, 저 한사람으로 말미암아 적지 않은 이들이 상당히 힘든 처지를 감내하는 상황을 보며 안타깝고 괴로웠다. 그래서 저희 부덕과 무능을 탓하며 저 개인의 거취 문제로 일단락 하고 싶었지만, 주변의 여러분들의 고언을 들으며 그렇게 가벼이 운신해서는 안 되는, 무거운 책임이 저에게 있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먼저, 모든 문제를 하나하나 정리하기로 마음을 먹고 있었다"며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일부 언론에 부산시의 지도점검 결과가 보도 되었다. 통상적인 보도 패턴이 아니었다. 그 어떤 배경 설명이나 소명도 없이 부분부분 발췌한, 지극히 단편적이고 자극적인 문구가 난무하는 내용들이었다. 보도 경위를 의심하고, 의도를 짐작할 수밖에 없었다. 과장이거나 왜곡된 몇몇 문구에서 시작해 비약과 단정에 이르는 보도 내용은 사실과 많이 달랐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의치 않고 쇄신안을 마련하기 위한 여러 가지 논의에 주력하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불순한 의도로 영화제에 흠을 내는 이들이 기승을 부리고, 이로 인한 부작용이 우려했던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우려했다.

이후 부산시의 지도점검 지적사항에 대해 명백한 과실이거나 착오 또는 부주의로 인한 행정 미흡인 사안은 조금의 재량도 없이 즉각 시정하고 되풀이 되지 않도록 엄하게 감독할 것이며, 불가피한 사정이나 사전 협의를 거쳐 진행했던 일이지만 지도점검에서 지적 받은 사안은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적극 모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직원 채용시 조직위원장 승인 절차 미이행, 마케팅팀장 품위유지비, 전문위원 위촉 관련, 초청작 선정관련 절차 미이행 등도 절차나 보고 등의 문제가 있다면 부산시와 의논해서 적극 개선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 위원장은 "꼭 필요하다면, 부산시의 지도점검 결과와 저희가 내놓은 소명자료를 공정하게 검증을 받고 싶다"며 "그간의 여러 논란과 공방을 모두 깨끗하게 털고, 부산국제영화제가 일신할 수 있도록 모두 힘을 모아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부산국제영화제의 쇄신과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점이라고 설명한 뒤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번 일로 이미 적지 않은 상처를 입었다"며 "아프게 혁신하고, 준엄하게 쇄신하겠다. 타성과 관성을 밀어내고 재도약의 계기로 삼아 부산국제영화제가 더욱 거듭하는 전화위복의 단초로 삼겠다"고 전했다.

한편 부산시가 이용관 집행위원장의 사퇴를 종용해 논란이 불거졌다. 영화인들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다이빙벨'이 상영된 이후 부산국제영화제가 압박받고 있다며 반발했고, 국내 영화인들 뿐 아니라 로테르담국제영화제, 베를린국제영화제 등 해외영화제에서도 부산국제영화제 독립성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뿐만 아니라 부산시의 지도점검 결과가 공개, 부산국제영화제가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됐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문제가 됐다.

이와 관련해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제영화제를 준비하고 운영하는 업무의 고유성이나 특성에 대한 전제가 전혀 없고, 이를 수행하는 조직의 개별성이나 불가피한 현실적인 여건도 전혀 감안하지 않은 지극히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해명했다.

[부산국제영화제 이용관 집행위원장.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