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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주 김진성 기자] “솔직히 부담스럽다.”
11일 전주체육관. 갑작스럽게 데뷔전을 갖게 된 KCC 추승균 감독대행은 확실히 당황스러운 표정이었다. 최형길 단장이 “추 대행, 연습은 실전처럼, 실전은 연습처럼 하면 되는 것 아니야?”라고 하자 추 감독대행은 그저 씩 웃었다. 추 감독대행은 KCC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다. 그러나 그가 이렇게 사령탑 데뷔전을 치를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추 감독대행은 “LG전서 지고 다음날(9일) 용인(숙소)에서 소식(허재 감독 자진사퇴)을 들었다. 오후에 오리온스 비디오 분석 중이었는데 갑자기 단장님이 부르셨다”라고 털어놨다. 추 감독대행은 허 감독이 심적으로 힘들어하는 걸 옆에서 지켜봤지만, 갑작스럽게 시즌 도중 물러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추 감독대행은 “감독님이 ’나는 떠나니까 이제 네가 잘해봐. 다 그런 거지 뭐’라고 하셨는데 당황스러웠다. 솔직히 부담스럽다”라고 했다. 허 감독은 떠나면서 추 대행에게 “내가 떠나면 선수들도 부담스러울 것이다”라고 했다. 추 대행에게 미안함을 표하면서도 선수들을 잘 보듬어달라고 한 것이다. 추 대행은 그렇게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잡았다.
추 대행은 “지금 상황서 뭘(패턴, 전술) 바꾸고 할 시간이 없다. 시즌 막판에 갑자기 바꾸면 선수들도 혼란스럽다”라고 했다. 본인도 준비가 덜 된 게 사실이다. 일단 갑작스럽게 오리온스와의 데뷔전을 준비하면서 1~2가지 정도의 수비 패턴에 변화를 줬다고 한다. 추 대행은 “우리 선수들이 수비력이 약하다. 수비력을 키워야 한다”라고 했다.
KCC는 6강 플레이오프가 물 건너갔다. 하지만, 추 대행은 “데뷔전이지만, 이기고 싶다. 이기고는 싶은데 선수들이 잘 따라와줄지는 모르겠다”라고 멋쩍게 웃었다. 추 감독의 걱정은 현실로 드러났다. KCC 선수들은 허 감독의 사퇴로 충격을 받았지만, 경기력이 근본적으로 달라질 순 없었다. KCC는 전반전부터 무기력한 경기 끝에 완패했다. 추 감독이 강조한 수비는 초반부터 제대로 되지 않았다.
KCC는 팀 재건에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추 대행이 거론한 수비조직력은 하루 아침에 바로서지 않는다. 수 많은 시행착오와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최형길 단장은 “선수들도 초반부터 풀리지 않으면서 의기소침했고, 패배의식이 쌓였다. 그러면서 더 안 풀렸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추 감독 역시 지도자 3년차다. 크게 보면 여전히 배우는 단계다. 그에게도 감독대행은 적지 않은 부담이자 중책.
하지만, 위기의 KCC를 구할 수 있는 적임자 역시 추 감독대행이다. 일단 데뷔전서는 쓴 약을 마셨다. 일단 잔여 8경기서 결과를 떠나서 KCC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줘야 한다. 다음 시즌을 위해서라도 더 이상 무기력한 모습은 안 된다. 추 감독대행의 어깨가 무겁다.
[추승균 감독대행.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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