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흥미로운 맞대결이다.
우리은행과 KB의 챔피언결정전. KB의 선전이 눈에 띈다. 플레이오프에 이어 챔피언결정전까지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건 여러 이유가 있다. 그 중에서도 가드 홍아란의 내실 있는 활약은 의미가 있다. 그는 KB와 한국여자농구의 미래다. 홍아란은 올 시즌, 특히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을 통해 확실히 한 단계 성장했다.
홍아란과 챔피언결정전서 직접적으로 매치업되는 상대는 우리은행 박혜진. 그는 홍아란의 삼천포여고 선배다. 그리고 홍아란보다 먼저 국내 최정상급 가드로 도약했다. 박혜진의 백코트 콤비 이승아 역시 국내 최정상급 가드. 세 사람의 챔피언결정전 맞대결은 흥미롭다. 한국여자농구를 10년 이상 이끌어 가야 할 인재들. 챔피언결정전은 그들의 현 주소와 미래를 살펴볼 수 있는 무대다.
▲성장한 홍아란
홍아란은 서동철 감독 부임 이후 본격적으로 주전으로 도약했다. 올 시즌 폭풍 성장했다. 평균 10.5점 2.5리바운드. 3년차에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귀여운 외모로 주목 받지만, 플레이 스타일은 매우 터프하다. 기본적으로 좋은 수비력을 지녔다. 그리고 수준급 돌파력과 정확한 3점포를 갖췄다. 서동철 감독은 “아란이가 악바리 기질이 있다. 독하다”라며 흐뭇해한다.
서 감독의 좋은 지도력이 뒷받침됐다. 홍아란은 여전히 경기운영능력이 부족하고 시야도 넓지 않다. 서 감독은 장기적으로는 홍아란을 1번 포인트가드로 키우려고 한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2번 슈팅가드로 돌렸다. 1,2번 포지션 구분이 사실상 무의미해진 현대농구. 2번을 효율적으로 소화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현 시점에선 1번보다 2번이 어울린다. 대신 서 감독은 변연하에게 1번을 맡겼다. 홍아란은 경기운영 부담을 최소화, 실전서 장점을 극대화했다.
서 감독은 신한은행과의 플레이오프서 1-1-3 지역방어를 들고 나왔다. 홍아란의 역할이 핵심적이었다. 앞선에서 상대 가드를 봉쇄하는 동시에 하이포스트까지 커버하는 전술. 골밑에 위치한 3명이 지역방어 약점인 공격리바운드 허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골밑에 치중하면서 상대적으로 움직임이 적었다. 대신 홍아란이 변연하와 함께 많은 움직임으로 신한은행 외곽 찬스를 최소화시켰다. 서 감독은 “아란이가 수비 센스가 있다. 상황에 따라 잘 움직인다”라고 했다. 홍아란은 플레이오프서 기록에 잡히지 않은 내실이 높았다. 우리은행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서는 경기 막판 결정적인 득점을 올렸다. 과감한 패스로 외곽 찬스를 만드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굳건한 박혜진-이승아
박혜진과 이승아는 WKBL 최강 백코트 콤비. 박혜진은 2년 연속 정규시즌 MVP에 선정됐다. 폭풍성장했던 2013-2014시즌에 비해 그렇게 눈에 띄지 않았지만, 박혜진은 여전히 박혜진. 승부처에서의 냉정하고 효율적인 활약은 단연 리그 최고 수준. 돌파력과 외곽슛 능력, 수비력, 속공전개능력 및 마무리 등 현재 박혜진은 약점이 거의 없는 완성형 가드다. 원 핸드로 슛을 던지면서도 릴리스가 매우 안정적이다. 시야가 약간 좁은 부분이 있지만, 경기운영능력도 수준급이다. 챔피언결정 1차전서 눈에 띄지 않았던 박혜진은 2차전 승부처에서 특유의 강렬한 활약을 펼쳐 위기의 우리은행을 구했다.
이승아는 올 시즌 많이 성장한 가드. 본래 수비력은 최고 수준이었으나 공격력은 상대적으로 약했다. 그러나 올 시즌 정확한 3점포를 장착, 박혜진만큼 막기 어려운 선수로 거듭났다. 박혜진에 버금가는 돌파력을 갖춘 이승아는 시즌 중반 발목 부상으로 장기간 이탈했다. 챔피언결정 1차전서 부진했지만, 2차전서 본래의 파괴력을 회복했다.
▲그들의 현재와 미래
한 농구관계자는 “여전히 박혜진과 이승아가 홍아란보다 거의 모든 부분에서 한 수 위”라고 했다. 정확한 지적. 경기의 내실과 폭발력 모두 박혜진과 이승아가 홍아란보다 좋다. 홍아란은 올 시즌, 특히 이번 포스트시즌을 통해 가치를 많이 끌어올려야 한다. 그러나 경기 지배력은 박혜진과 이승아에 비해 여전히 약간 부족하다. 변연하가 절대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잠재력은 여전하다. 박혜진과 이승아가 무시할 수 없는 상대로 성장했다.
세 사람의 맞대결은 흥미롭다. 포지션과 매치업상 박혜진과 홍아란이 직접적으로 맞붙고, 수비 변화에 따라 이승아 역시 홍아란과 맞대결한다. 두 팀은 매치업에서 크게 우열이 드러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세 사람의 매치업 결과가 챔피언결정전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클 수밖에 없다. 일단 1~2차전서는 장군멍군을 주고 받았다.
또 하나. 아직 셋 다 국제무대서 확실하게 검증이 끝나진 않았다. 박혜진은 2013년 아시아선수권대회, 이승아와 홍아란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를 경험했다. 특히 박혜진의 경우 2년 전 아시아선수권대회서 강인한 활약을 선보이며 성장의 기틀을 마련했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좀 더 많은 검증이 필요하다. 박혜진과 이승아는 국내에선 큰 키(174cm, 176cm)로 매치업 이득을 보고 있지만, 국제무대는 상황이 다르다. 홍아란은 기량이 많이 좋아졌지만, 자신의 잠재력을 여전히 다 터트리지 못했다.
현 시점에선 서로 긴장감 높은 챔피언결정전 맞대결을 통해 성장점을 찾고 건전한 경쟁을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 때문에 챔피언결정전서 세 사람의 경기력을 동시에 확인하는 건 의미가 있다.
[박혜진(위), 홍아란(가운데), 이승아(아래).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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