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안재현이 인간의 실패와 한계를 받아 들였다.
24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블러드'(극본 박재범 연출 기민수)에서 박지상(안재현)은 죽음의 문턱에 다다른 실비아 수녀(손숙)의 가쁜 숨 앞에 자신이 지닌 뱀파이어의 초월적 능력을 사용해야 하는지 고민에 빠졌다. 뱀파이어 혈액 한 방울이면 수명이 다한 실비아 수녀를 다시 살게 하는 데 하등 어려움이 없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간 뱀파이어 양산을 극도로 경계해왔던 지상이 이 같은 고민에 휩싸인 건 실비아 수녀 같은 존재는 충분히 더 살아야한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 고아와 어려운 자들을 돌봐온 실비아 수녀의 숭고한 삶이 이대로 끝나선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지상의 생각에 제동이 걸린 건 리타(구혜선)와의 대화를 통해서였다. 누군가의 생명은 다른 누군가 보다 더 고귀할 수 있다는 가치판단이 얼마나 위험한 지 자각했기 때문. 특히 이 같은 생각은 병원장 재욱(지진희)이 그간 뱀파이어의 우월성을 강조하며 생명을 누릴 권리가 있는 자들에게 초월적 능력을 선별적으로 사용하자는 것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기에 더욱 그랬다.
그때부터 지상은 흔들리던 생각을 바로잡고 뱀파이어 바이러스 감염자가 아닌 의사로서 실비아 수녀를 살리는 데 사력을 다했다. 전 세계 유수의 의료기관을 섭렵한 실력파 의료인답게 수술을 택했고, 비록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에 맞닥뜨렸지만 이를 담담히 받아들이는 것으로 마지막을 준비했다.
수술장을 나와 탈진한 상태에서 수술 실패에 괴로워하는 박지상의 모습은 그래서 더 아름다웠다. 생명 연장의 능력을 지녔지만 이를 사용하지 않고 한계를 인정하고 받아들인, 지상이 그토록 소망하는 인간의 모습과 너무도 닮은 선택인 이유다.
[사진 = '블러드' 방소아하면 캡처]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