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한화 이글스 김회성이 살아났다. 기대되는 시너지 효과가 한두 개가 아니다.
올 시즌 현재(23일 오전 기준) 한화의 팀 타격 성적을 살펴보자. 18경기에서 타율 2할 6푼, 14홈런(이상 8위) 79타점(공동 7위) 82득점(9위), 출루율 3할 4푼 6리(7위)다. 냉정히 말해 딱히 좋다고 보긴 어렵다.
하지만 개인별로 살펴보면 또 다르다. 해줘야 할 타자들이 해준다.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김경언(타율 0.354, 출루율 0.427) 이용규(0.313, 0.405) 김태균(0.309, 0.459)이 3할 타율-4할 출루율로 맹활약 중이다. 강경학도 타율 2할 8푼 6리(42타수 12안타), 출루율 3할 6푼 7리로 잘해줬다. 넥센과의 트레이드로 영입한 이성열도 이적 후 14경기에서 타율 2할 9푼 3리(41타수 12안타) 2홈런 7타점으로 활약 중이다. 한화가 시즌 전적 9승 9패, 5할 승률로 선전하고 있는 이유.
특히 김회성의 상승세가 무척 반갑다. 데뷔 첫해인 2009년부터 '거포 기대주'로 평가받던 그가 조금씩 김성근 감독의 믿음에 응답하고 있다. 지금까지 그의 한 시즌 최고 성적은 지난해 59경기 타율 2할 3푼 6리 6홈런 18타점. 김 감독은 고치 1차 캠프와 오키나와 2차 캠프 내내 김회성을 붙잡고 원포인트 레슨을 했다. 당시 김 감독은 "김회성의 마인드가 달라졌다. 강해졌다. 확실히 강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회성이 시범경기 8경기에서 올린 성적은 타율 2할 7푼 6리, 홈런 없이 1타점. 기대만큼은 몸이 올라오지 않았다. 김 감독은 "김회성은 올 시즌에 큰 의미를 둬야 한다. 그대로 뻗어 나가느냐, 끝나느냐의 분기점에 있다"고 강조하며 "좋은 능력을 갖춘 선수라 벤치에 두면 썩는다. 본인도 아쉬움을 느끼면서 성장해야 한다"며 분발을 바랐다.
부담이었을까. 시즌 초반 극도의 부진에 마음고생이 심했다. 첫 10경기에서 타율 1할 8푼 5리(27타수 5안타)에 그쳤고, 홈런은 고사하고 타점도 한 점도 없었다. 선발 라인업서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7일 NC 다이노스전서 시즌 첫 마수걸이 홈런을 발사한 이후 달라졌다. 최근 4경기에서 타율 3할 5푼 7리(14타수 5안타) 2홈런 3타점으로 활약했다. 이 기간에 때려낸 5안타 중 4개가 장타였다. 홈런 2개와 2루타, 3루타 각각 하나씩 필요할 때 쳐냈다.
전날(22일) LG 트윈스전서는 4타석에서 홈런과 안타, 볼넷 2개로 100% 출루하며 3차례 홈을 밟았다. 특히 4-2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8회초 쐐기 솔로포를 터트려 팀 승리를 이끌었다. 잠실구장 가운데 담장을 넘긴 비거리 130m짜리 대형 홈런. 김회성의 힘을 보여준 한방이었다. 김 감독도 "김회성의 홈런이 컸다"고 했다. 기다리던 홈런이 하나 터지니 이후 승승장구다.
야구에서 홈런이 상징하는 바는 설명이 필요 없다. 끌려가다가도 가장 쉽게 바꿀 수 있는 게 바로 시원한 홈런이다. 라인업에 김회성을 비롯해 김태균과 최진행, 이성열까지 포진하면 한 방을 기대할 타자가 4명이나 된다. 김경언과 정근우도 펀치력을 갖췄다.
현시점에서 지난 21일 LG전 라인업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당시 한화는 이용규-강경학-김경언-김태균-이성열-김회성-최진행-정범모-권용관 순으로 라인업을 짰다. 22일에는 2번 타자 2루수가 강경학에서 정근우로 바뀐 게 가장 큰 변화. 이용규-정근우 테이블세터에 파워히터를 줄줄이 배치하면 상대 배터리로선 승부하기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김회성이 지금의 타격감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그야말로 최적의 라인업이다. 외국인 타자 나이저 모건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
김회성의 올 시즌 17경기 성적은 타율 2할 2푼 7리 2홈런 3타점, 출루율 3할. 아직 본궤도에 올랐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초반 13경기 30타수 5안타(타율 0.167)의 부진을 딛고 올라섰음은 분명하다. 특히 김회성이 장타를 터트린 4경기(7일 LG, 17~18일 NC, 22일 LG)서 한화는 4전 전승. 이 기간 팀의 평균득점도 6.75점으로 시즌 평균(4.56점)보다 2점 이상 많았다. 즉 김회성이 터져야 한화 타선이 탄력을 받는다는 얘기다. 김회성의 상승세가 반가운 이유다.
[한화 이글스 김회성.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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