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SK 와이번스 에이스 김광현이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했으나 4승은 물거품이 됐다. 하지만 무엇보다 88개에 불과했던 투구수에 담겨진 의미가 컸다.
김광현은 2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88구를 던지며 6피안타 2볼넷 5탈삼진 4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이로써 김광현은 5경기 만에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했다. 그러나 팀이 6-7, 9회말 끝내기 패배를 당해 4승은 물거품이 됐다.
김광현은 지난 4차례 선발 등판에서 3승(1패)을 따냈지만 평균자책점은 5.40으로 썩 좋지 않았다. 무엇보다 퀄리티스타트가 아직 한 차례도 없다. 가장 최근 등판인 18일 LG 트윈스전서 6이닝을 소화하긴 했지만 4점을 내줬다. 이날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함께한 스승 김성근 감독의 한화를 상대로 첫 등판이라 관심이 쏠렸다.
김용희 SK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김광현이 한 이닝에 너무 많은 공을 던지곤 했다"며 "혼자 힘으로 이겨내려는 것 같다. 결코 나쁜 게 아니지만 본인이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삼진을 잡으려다 보니 투구수가 불어나고,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한 부분이 못내 아쉬웠던 것.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앞선 4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투구수가 97.75개였고, 5이닝만 소화한 7일 kt전, 12일 NC전서 투구수가 각각 101개, 100개로 많았다. 이닝당 20구 이상 던진 셈. 이날 88구로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게 의미가 있었다. 6회까지 투구수는 84개였다.
이날 김광현은 최고 구속 151km 직구(52개)와 슬라이더(34개, 최고 구속 141km) '투 피치'로 한화 타선을 상대했다. 커브와 체인지업은 한 개씩만 섞었다. 직구와 슬라이더만으로도 승부에 어려움이 없었다. 슬라이더는 최저 구속 121km, 최고 141km로 20km 차이를 보였다. 그만큼 힘 조절을 잘했다. 이날 삼진을 솎아낸 결정구는 직구 4개(145km~148km)와 슬라이더 하나였다.
출발은 산뜻했다. 김광현은 1회초 선두타자 이용규를 좌익수 뜬공 처리한 뒤 정근우와 최진행은 연달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정근우는 148km 직구, 최진행은 137km 슬라이더로 요리하며 첫 이닝을 넘겼다. 2회에도 김태균과 김경언을 외야 뜬공, 김회성을 유격수 땅볼로 손쉽게 잡아냈다.
3회말 첫 위기가 찾아왔다. 선두타자 정범모에 안타를 내줬지만 권용관, 송주호가 연달아 번트를 실패해 2아웃을 잡았다. 그러나 이용규에 안타를 맞아 첫 득점권 출루를 허용했고, 정근우의 볼넷으로 2사 만루 위기에 직면했다. 최진행을 상대로 볼 2개를 던지며 어려움을 겪었지만 3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팀이 1-0 리드를 잡은 4회 첫 실점했다. 선두타자 김태균을 볼넷으로 내보냈고, 김경언의 희생번트와 폭투로 순식간에 상황은 1사 3루가 됐다. 김회성을 헛스윙 삼진 처리했으나 정범모에 우전 적시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후속타자 권용관은 147km 직구로 루킹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2-1로 앞선 상황서 마운드에 오른 5회는 삼자범퇴로 마감,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5회까지 투구수를 73개로 끊은 것 또한 수확이었다.
6회가 두고두고 아쉬웠다. 김광현은 6회말 선두타자 최진행과 김태균을 연달아 야수 실책으로 내보내 무사 1, 3루 위기에 직면했다. 비교적 잘 맞은 강한 타구들이었는데, 기록은 실책이었다. 곧이어 김경언의 2루수 땅볼 때 3루 주자가 홈인, 2-2 동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고 김회성과 정범모를 각각 3루수, 유격수 직선타로 잡아 이닝을 마쳤다.
팀이 5-2 리드를 잡아 김광현의 시즌 4승이 눈앞에 다가온 듯했다. 그런데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었다. 김광현은 7회말 선두타자 권용관, 대타 김태완에 연속 안타를 맞더니 이용규에 기습번트 안타까지 허용, 무사 만루 위기에 봉착했다. 투구수는 88개. 하지만 갑자기 흔들린 탓에 더 이상 마운드를 지키긴 어려웠다. SK 벤치는 김광현을 내리고 우완 문광은을 마운드에 올렸다.
쉽지 않았다. 문광은이 폭투를 범한 데 이어 최진행에 적시타까지 맞아 5-4 한 점 차가 됐다. 김광현의 자책점은 2점으로 늘어났다. 승리투수 요건은 갖췄고, 퀄리티스타트에도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승리를 장담하긴 어려운 점수 차였다. 하지만 타선이 9회초 한 점을 추가, 6-4로 달아나며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9회말 마무리 윤길현이 3점을 내주며 역전을 허용한 게 아쉬웠다. 첫 퀄리티스타트와 투구수를 88개로 끊은 것에 만족해야 했다.
[SK 와이번스 김광현.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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