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정범모는 좋아질 거야."
현재 한화 이글스 1군 엔트리에 포수는 정범모와 허도환 둘이다. 박노민이 있긴 하지만 김성근 한화 감독은 "우타 대타 요원"이라고 못박았다. 조인성이 돌아오기 전까진 좋으나 싫으나 정범모와 허도환으로 안방을 꾸려야 한다.
김 감독은 한화가 이길 때면 "정범모가 리드를 잘했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최근 타격 방해 등으로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으나 믿음은 굳건하다. 2차례 실수가 워낙 강한 인상을 남긴 데다, 블로킹에 약점을 드러낸 탓에 비난 여론이 거센 게 사실. 그러나 김 감독의 생각은 다르다.
정범모는 올해 포수로 총 211⅓이닝을 소화했고, 그가 마스크를 쓴 경기에서 한화 성적은 13승 11패. 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은 4.39(211이닝), 홈런 22개, 2루타 32개를 맞았다. 조인성(242⅔이닝 27피홈런 2루타 48개), 허도환(151이닝 21홈런 2루타 29개)과 견줘 장타를 덜 맞았다. 피안타율(0.262)과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47)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김 감독은 지난 4월에도 "정범모는 크는 과정이다"며 "심리적인 문제보다 성격이 착해서 그런 것 같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본인이 했던 야구에서 좀 더 레벨이 올라가니 고민이 큰 것 같다. 점점 올라올 것이다"고 말했다. 특히 안영명(4승 1패 평균자책점 2.40), 윤규진(1승 3세이브 1.08), 박정진(3승 1패 1세이브 2.04) 등 한화의 주축 투수들과 호흡이 좋았다.
특히 지난 23일에는 넥센 타선을 1점으로 막아내며 팀 5연패 탈출에 공헌했다. 김 감독도 "정범모가 볼 배합을 잘했다"며 "고쳐가고 있으니 좋아질 것이다. 이긴 경기에 정범모가 많이 뛰었다. 완급조절을 잘한다"고 칭찬했다.
정범모의 성실함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올해 초 스프링캠프에서 누구보다 굵은 땀방울을 쏟아냈다. 후루쿠보 켄지 배터리코치와의 강훈련도 묵묵히 소화했다. 당시 통역 없이 후루쿠보 코치와 단둘이 훈련하는 장면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훈련 프로그램 하나하나에 열과 성을 다했다. "파이팅 한 번 외치고 시작하시죠"라고 외치며 훈련 분위기를 띄우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정범모로선 더 자신 있게 그라운드에 나서야 한다. 144경기를 치르는 장기레이스라면 더더욱 그렇다. 한두 차례 실수에 사로잡혀 중심을 잡지 못하면 팀 전체가 흔들린다. 그라운드에서 포수는 센터라인의 중심이자 투수를 포함한 8명의 수비수를 마주 보는 유일한 존재다. 포수가 흔들리면 안 된다. 삼척동자도 아는 얘기다. 김 감독도 "세상살이가 그렇듯 지난 일을 돌아볼 필요는 없다"고 정범모를 격려했다.
복귀 첫해인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가능성은 충분히 보여줬다. 매년 한 단계씩 성장했다. 올해는 '포수 정범모'로 확실히 거듭나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이 또한 성장하는 과정이다. 지금 정범모는 김 감독의 믿음 속에서 더 단단해지고 있다.
[김성근 감독, 정범모(왼쪽부터).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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