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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서영희는 지난 2010년 영화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이후 5년 만에 칸을 다시 찾았다. 2010년 칸에 처음 갔을 때, 서영희는 "10년 안에 이 레드카펫을 다시 밟으러오겠다"라는 당찬 각오가 있었고, 그의 생각보다 5년이나 앞당겼다.
그는 영화 '마돈나'(감독 신수원)에서 재벌 2세 상우(김영민)로부터 뇌사상태에 빠진 미나(권소현)의 수술동의서를 받아달라는 부탁으로 위험한 거래를 하게 된 간호조무사 해림 역을 맡았다. 딱 달라붙는 단발머리에 음산한 기운이 느껴지는 눈빛까지, 많은 대사 없이도 서영희는 해림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했다.
서영희가 2010년 처음 칸 레드카펫을 밟았을 때는 마냥 신기했다. 이어 5년 만에 칸에 입성했고, 그는 "이번에는 나를 위한 길이니 천천히 재미있게 가야지"라는 마음으로 레드카펫 위 수많은 전세계 플래시 세례를 누렸다. 그는 국내 기자들이 어디있나 찾을 정도로 여유롭게 칸 영화제를 온전히 즐겼다.
'마돈나'는 올해 칸 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올랐고, 1000여명의 관계자 앞에서 영화를 평가받았다. 서영희는 신수원 감독의 모습이 큰 현수막에 걸려있는 모습을 보고 감동했다.
"신수원 감독님이 배우들에게 영화를 보여주지 않았어요. 그래서 처음 영화를 본 장소가 칸이 됐는데, 정말 그렇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어요. 배우들은 연기를 하는 사람이니까 다 해놓고 만든 결과물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칸 스크린으로 보니 마음이 새롭더라고요."
서영희는 칸에서 처음 본 '마돈나'에서는 자신의 연기만 봤고, 곳곳에서 진한 아쉬움을 느꼈다. 이어 국내에서 가진 언론시사회를 통해 두 번째로 본 '마돈나'는 내용을 온전히 느끼며 극중 미나의 삶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그는 "권소현이 정말 잘 소화해줘서 시나리오 이상으로 와닿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권)소현이는 워낙 성향이 밝아요. 이 캐릭터는 밝은 사람이어야 할 수 있는 캐릭터였어요. 밝으면 그만큼 자기를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소현이는 그런 역할을 해도 그게 상처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연기로 받아들일 수 있는 내공이 있는 배우라서 잘 이겨냈고 잘 해냈어요."
서영희는 평소, 대사가 없는 역할을 해보고 싶어했고, 그 욕구를 풀어준 작품이 '마돈나'다. "그래도 생각보다는 대사가 많더라"라며 해맑게 미소를 짓는 서영희는 내공이 담긴 표정, 눈빛 연기에 언제든 도전하고 싶었다. 그는 다음 작품에서는 더욱 카리스마를 무장해 극의 중심을 잘 끌고가는 연기를 하겠다는 배우로서의 각오를 보였다.
하지만 서영희는 겸손했다. 극 안에서 서영희는 눈에 공포심을 담아 표현했고, 캐릭터 설명에 많은 대사가 필요치 않을 정도로 열연을 펼쳤다.
"다양한 것들에 관심이 있을 만큼 여유가 있는 여자가 아니잖아요. 아무런 관심이 없으면 그렇게 보이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돈이라는 권력에 끌려가는 건 머리가 아니라 자기도 모르게 이끌려가는 건데, 돈에 대해서는 나약해지는게 인간이라는 것을 눈으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여유없는 눈빛이 더 차가워 보이지 않을까 싶어서 그렇게 표현했어요."
칸에 두 번이나 입성한 욕심 많은 배우 서영희의 또 다른 목표는 뭘까. 그는 "오랜만에 드라마를 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지난 2014년 초 종영한 SBS 드라마 '세 번 결혼하는 여자' 이후 조만간 브라운관을 통해 모습을 보일 예정이다.
[서영희.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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