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30경기 정도는 소화해야죠."
144경기 체제의 원년. 주전 야수들은 몇 경기 정도 출전해야 기본적인 몫을 해냈다고 평가받을 수 있을까. 넥센 염경엽 감독은 "주전이라면 모든 초점을 144경기 소화에 맞춰야 한다"라고 했다. 그런데 주전이라고 해도 현실적으로 144경기에 모두 출전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체력저하와 부상, 부진이란 변수들을 뛰어넘어야 한다.
염 감독도 현실적으로 접근했다. "14경기 정도는 백업으로 대처할 수 있다. 그래도 주전이라면 130경기 정도는 소화해줘야 한다. 그게 주전의 책임감이다. 책임감을 가지라고 주전을 시켜주는 것"이라고 했다.
▲선체력 후기술
염 감독은 "선체력, 후기술"을 강조했다. 주전이라면 130~144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 체력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당연히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없다. 기량이 떨어지면 결국 주전을 지킬 수 없다. 주전이라면 한 시즌을 버틸 수 있는 체력을 만들고 관리하는 게 우선 과제. 이 작업은 대부분 스프링캠프서 꼼꼼히 해놓아야 한다. 대부분 선수는 시즌 중에는 피로가 느껴지지 않을 수준으로 보강운동(웨이트트레이닝, 러닝 등)을 통해 체력을 관리한다.
삼성 류중일 감독도 "여름철에 선수들의 부상 및 컨디션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순위다툼의 변수"라고 했다. 꾸준한 운동도 중요하지만, 몸에 좋은 보양식과 단백질(예를 들어 각종 고기류) 섭취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전문가도 많다. 심지어 류 감독은 아침식사의 중요성(밤 늦게 퇴근하는 야구선수들은 늦잠 자는 경우가 대다수)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좋은 컨디션과 강철체력을 갖춰야 130~140경기를 탈 없이 보낼 수 있다.
▲벤치의 배려
주전들이 최대한 많은 경기를 소화하기 위해선 감독의 배려도 필요하다. 염 감독은 주전들을 철저하게 관리한다. 지난해부터 붙박이 지명타자를 정하지 않았다. 포지션이 정해진 주전 타자들 중 일부를 1주일에 1경기 정도 지명타자로 돌린 뒤 그 빈 자리를 주전과 백업의 경계선상에 있는 선수, 혹은 적절한 포지션 이동으로 메워내고 있다. 주전들이 간혹 지명타자로 출전, 수비 부담을 덜면 체력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게 염 감독 지론.
넥센 간판타자 박병호가 그런 케이스. 박병호는 2012년 4월부터 2일까지 단 1경기도 빠지지 않고 개근했다. 464경기 연속 출전 중이다. 물론 464경기 모두 선발 1루수로 뛰진 않았다. 염 감독은 박병호를 간혹 지명타자로 출전시키고 있다. 이럴 때를 대비, 대체 1루수 카드를 확실히 마련해놓는 게 벤치의 몫이자 역량.
또 하나. 염 감독은 간혹 전날 경기를 오래했거나 이동거리가 길었을 때 다음날 훈련을 자율로 돌리는 경우가 있다. 본래 전편일률적인 단체훈련보다는 개인별 맞춤형 훈련을 중시하기도 하고, 훈련할 때 사용하는 에너지를 아껴 실전서 배출하라는 배려도 숨어있다. 염 감독은 "선수가 알아서 체력 관리를 잘 하라는 뜻에서 훈련도 쉬게 해주는 것이다"라고 했다.
▲전 경기 출전 중
올 시즌 염 감독이 기준선으로 지목한 130경기를 채우는 야수가 몇 명이나 될까. 일단 올 시즌 전 경기 출전자부터 따져보자. 2일 현재 박병호를 비롯, 최형우(삼성), 박해민(삼성), 나성범(NC), 김태군(NC), 황재균(롯데), 최준석(롯데), 브렛 필(KIA)이 전 경기 출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소속팀에서 자기 자리가 확실한 주전들. 최소한 130경기 출전을 노려볼 수 있다.
황재균의 경우 2011년 7월 8일 인천 SK전부터 2일 창원 NC전까지 525경기 연속 출전했다. 이미 지난 3년 연속 전 경기 출전했다. 5월 말 햄스트링 부상도 극복한 황재균이 144경기 체제서도 전 경기 출전에 성공할 경우 진정한 철인으로 인정 받을 수 있다. 더구나 그는 올해 타율 0.312 21홈런 61타점으로 역대 최고 시즌을 만들어가고 있다. 경기에 꾸준히 출전하면서도 잘 한다. 염 감독이 강조하는 가장 이상적인 주전선수다.
[위에서부터 염경엽 감독, 염경엽 감독과 박병호, 황재균.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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