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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청춘FC' 안 되면 다 같이 죽는 겁니다. 여러분들이 도와주셔야 합니다. 길을 지나다가도 어려운 분이 있으면 도움의 손을 내밀잖아요? 그렇게 우리 친구들도 한 번만 도와주시면 분명 살면서 뿌듯함을 느끼실 겁니다. 청춘들 한 번 웃는 모습 같이 봤으면 좋겠습니다."
안정환의 외침은 간절했다.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KBS 2TV 논픽션 버라이어티 '청춘FC 헝그리일레븐'(이하 청춘FC) 기자간담회에서 안정환은 틈틈이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특히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축포자'(축구포기자) 지원자들에 대한 관심을 재차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그만큼 '청춘FC' 지원자들의 절박함이 간절하다는 뜻이었다.
'청춘FC'는 좌절을 경험하고 축구를 포기할 위기에 놓인 유망주들과 축구밖에 모르는 일명 '축빠' 들을 밀착 마크하며 담아낸 '축구 미생'들의 이야기다. 축구를 포기할 위기에 놓여 있음에도 그 열정은 누구보다 뜨거운 유망주들의 도전을 통해 진짜 '축구 인생' 스토리를 담아내고 재기의 기회와 발판을 마련하자는 의도다. 이 프로그램의 연출을 맡은 최재형 PD는 '청춘FC' 제작을 위해 가장 먼저 안정환을 찾았다. 정환은 그의 제안을 거절했지만, 최PD의 삼고초려로 결국 출연이 결정됐다.
안정환은 "사실 처음 섭외 연락을 받고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했다. 구단을 하나 만드는 건데, 이게 되겠냐고 생각했다"며 "지금도 정말 어렵게 팀을 만들고 있다. 그런데 조금씩 되는 게 보인다. 선택을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저도 선택 전에 여러 길을 선택할 기회가 있었고, 좋은 감독 제의도 있었다. 하지만 최재형 PD님과 엮여 이렇게 고생하고 있다. 그래도 선수 친구들과 함께 하는 게 좋아서 선택했다. '청춘FC'를 하는 동안 앞만 보고 달려갈 생각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라인업이 완성되고 프로그램 제작에 돌입해 이날 기자간담회까지 열며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 '청춘FC'의 가장 큰 관심사는 당연히 지원자들의 향후 거취 문제였다. 프로그램을 통해 한 번 축구를 포기했던 이들이 입단이 가능한 것인가가 사실 '청춘FC'를 향한 가장 큰 궁금증 중 하나였다. 이에 최재형 PD는 "방송에서는 지원자들의 가능성을 다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 번 낙오됐던 선수들을 받아줄 지 말지는 축구계에서 결정할 일"이라며 "쉽게 말해 우리는 거대한 오디션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 친구들의 발전 모습, 장점 등 이런 것들을 다 보여줄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렇다면 제작진은 왜 하필 야구도 농구도 아닌 축구를 소재로 택했을까? 이 물음에 최 PD는 "제 생각에는 축구만큼 사람의 열정이라든가 의지 혹은 어떤 격렬함을 표현해 주는 스포츠는 없은 것 같다. 축구는 오프사이드 말고는 어려운 규칙이 없다"며 "기회를 주는 것이 우리 프로그램의 출발점이었다. '청춘FC' 지원자들도 분명 본인들의 잘못이 있어 첫 번째 기회를 놓쳤겠지만, 자기들만의 잘못만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것들도 모두 프로그램에 담길 예정이다. 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정환 이을용 이운재까지 국가대표 출신 축구 선수들이 직접 감독과 코치를 맡아 후배 양성에 힘쓴다지만 '청춘FC'는 엄연히 예능프로그램이다. 예능이 웃음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 최 PD는 "저희 프로그램에는 연예인이 안 나온다. 앞으로도 그럴 계획은 없다. 우리에게도 도전"이라며 "안정환 이을용의 진정성과 지원자들의 절박함으로도 충분하다고 본다. 연예인이 등장한다면 그런 진정성과 절박함은 유지될 수 없다. 성공하든 실패하든 밀고 나갈 생각이다. 그리고 내 생각에는 정말 재밌다. 꼭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축구 미생들의 진정한 축구 선수로 거듭나기까지의 과정을 담아낼 '청춘FC'가 과연 '축포자'들의 동아줄이 될 수 있을지, 그리고 예능 판도에는 어떤 변화를 불러일으킬 지 쥐추가 주목된다. 오는 11일 오후 10시 25분 첫 방송된다.
['청춘FC 헝그리일레븐' 포스터, 이운재 안정환 최재형 PD.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KBS 제공]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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