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김진성 기자] 두산은 필승계투조 재정비가 시급하다.
전반기가 서서히 마무리 되는 시점. 여전히 두산 필승조는 혼란스럽다. 마무리투수가 수 차례 바뀌면서 불펜 투수들의 세부적인 역할도 조금씩 바뀌었다. 현재 두산 필승조는 사실상 붕괴된 상태. 노경은이 투구 밸런스 재조정을 위해 2군으로 내려갔다. 함덕주는 어깨 통증, 윤명준은 부진 속 일시적인 휴식으로 최근 팀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결국 더블마무리 이현승과 오현택이 셋업맨 역할까지 도맡아왔다.
박빙 승부서 확실하게 주도권을 잡아줄 카드가 부족한 게 두산 불펜의 약점. 진정한 순위다툼이 벌어질 후반기에는 확실한 카드를 만들어내야 한다. 일단 함덕주가 1군에 복귀했다. 윤명준도 재가동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후반기에는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의 복귀로 선발투수 중 1명이 불펜에 가세한다.
▲윤명준·함덕주가 살아야 한다
김태형 감독이 더블 마무리를 택한 건 이현승의 경험과 오현택의 좋은 구위를 신뢰하기 때문. 실제 두산 필승조에서 두 사람은 가장 믿을만한 카드. 두 사람은 8일 대전 한화전서도 1⅓이닝을 완벽하게 막아냈다. 이현승과 오현택 모두 풀타임 마무리 경험이 없지만, 마무리 몫을 분담하면서 부담감도 완화했다. 좌완과 우완 사이드암의 투구 유형 차이로 타자에게 혼란을 안겨줄 수 있는 것도 장점.
하지만, 두 사람 모두 구위로 타선을 압도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때문에 당일 컨디션, 상대 분석과 타선의 흐름에 따라 흔들릴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 5일 잠실 넥센전서 두 사람은 나란히 동점타와 결승 홈런을 얻어맞았다. 또한, 경기상황에 따라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다. 두 사람 모두 1이닝용 마무리가 아니다. 세이브 상황에만 등판한다는 보장도 없다. 때문에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다. 더블 마무리의 내구성이 흔들릴 여지는 충분히 있다.
그래서 지금 두산 불펜에는 이현승과 오현택을 받쳐줄 카드가 절실하다. 현실적으로 그 역할을 윤명준과 함덕주가 해내야 한다. 베테랑 이재우와 젊은피 이현호도 있다. 그러나 김 감독의 불펜 기용 스타일을 보면 결국 윤명준과 함덕주에게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김 감독은 함덕주를 두고 "아직 어리고 경험도 부족하다, 공 자체는 괜찮은데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두 사람은 8일 대전 한화전서 희비가 엇갈렸다. 윤명준은 약 20일만의 복귀전서 아웃카운트를 1개도 잡지 못한 채 1피안타 1사구 1실점했다. 반면 함덕주는 ⅔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호투. 최악의 경우 두 사람 중 한 명이라도 이현승과 오현택의 몫을 분담할 수 있어야 한다.
▲선발진의 지원
이게 끝이 아니다. 후반기에는 지원군이 가세한다. 니퍼트가 후반기에는 선발로테이션에 가세한다. 김 감독은 6선발 가동에는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그럴 경우 결국 5선발 진야곱과 니퍼트 대체 선발 허준혁 중 한 명이 불펜으로 내려가야 한다. 선발진 성적만 보면 진야곱이 퓨처스로 내려가는 게 맞다. 하지만, 불펜 적합도를 따지면 의외의 선택이 내려질 가능성도 있다. 이 변수가 윤명준과 함덕주 카드의 성공 보장이 불투명한 상황서 두산의 올 시즌 농사 결과를 좌우할 수 있다.
김 감독은 "투수코치와는 얘기를 하고 있다. 아직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했다. 니퍼트 복귀에 맞춰 불펜으로 보낼 투수에 대해 고민에 들어갔다는 뜻. 그런 상황서 8일 대전 한화전 진야곱의 2이닝 무실점은 의미가 있었다. 이날 진야곱은 5월 20일 대구 삼성전 이후 오랜만에 구원으로 나섰다. 본래 8일 선발등판 예정이었으나 7일 경기가 취소되면서 앤서니 스와잭이 8일 선발로 밀렸다. 진야곱은 9일 선발 등판할 수도 있었으나 김 감독은 8일 불펜 투입을 선택했다. 진야곱은 오랜만의 불펜 등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의미가 있다. 좀 더 두고 봐야 하지만, 진야곱이 불펜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가능성이 드러났기 때문. 진야곱의 올 시즌 불펜 성적은 4경기 7⅔이닝 4실점. 괜찮은 기록. 이현승-오현택 더블 마무리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잠재력은 갖췄다고 봐야 한다. 물론 전반기 막판까지 투수들의 투구내용을 좀 더 지켜볼 필요는 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선 함덕주와 윤명준의 부활이 가장 중요하다.
[함덕주(위), 윤명준(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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