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강산 기자]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조쉬 린드블럼이 눈부신 호투를 펼쳤다. 역시 에이스다웠다. 하지만 에이스 본능도 소용없었다. 그 누구도 린드블럼을 돕지 못했다.
린드블럼은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시즌 8차전에 선발 등판, 8이닝 동안 4피안타 6탈삼진 1실점 쾌투를 선보였다. 그러나 1-1로 맞선 상황에 물러나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고, 팀의 1-2 끝내기 패배로 아쉬움을 남겼다.
린드블럼은 이날 전까지 올 시즌 17경기에 선발 등판, 완봉승 한 차례 포함 9승 5패 평균자책점 3.75를 기록했다. 특히 LG 상대로 2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2.77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이번 등판에서도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지가 관심사였다. 게다가 KBO리그 데뷔 첫해 10승이 걸려 있었다. 팀과 본인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한판이었다.
이날 린드블럼은 최고 구속 151km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포크볼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LG 타선을 막아냈다. 유일하게 실점한 4회를 제외하면 그야말로 흠 잡을 데가 없었다. 투구수 102개 중 스트라이크는 67개. 좌타자 바깥쪽에 떨어지는 커브의 위력도 대단했다.
출발이 무척 깔끔했다. 린드블럼은 1회말 선두타자 박용택을 2루수 땅볼로 잡아냈고, 문선재는 147km 패스트볼로 루킹 삼진 처리했다. 정성훈도 3루수 땅볼 처리하며 삼자범퇴로 첫 이닝을 넘겼다. 2회말 1사 후 유격수 김대륙의 송구 실책, 양석환의 우전 안타로 1사 1, 2루 위기에 몰렸으나 오지환을 헛스윙 삼진, 유강남을 우익수 뜬공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3회초에는 2사 후 문선재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냈으나 포수 안중열의 도루 저지로 이닝을 마쳤다.
문제는 4회말. 선두타자 정성훈의 좌중간 2루타에 이은 히메네스의 중전 적시타로 첫 실점했다. 아두치의 실책이 겹쳐 무사 2루 위기가 이어졌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은 린드블럼. 이진영과 양석환, 오지환을 나란히 뜬공으로 잡아내며 추가 실점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이후는 깔끔했다. 더 이상 흔들림은 없었다. 5회말에는 선두타자 유강남을 3루수 땅볼, 손주인을 삼진 처리했고, 박용택은 3루수 파울플라이로 잡아 이닝을 마쳤다. 6회말에도 문선재-정성훈-히메네스를 상대로 삼자범퇴. 1-1 동점이 된 7회말에는 이진영-양석환-오지환을 공 6개로 나란히 뜬공 처리했다. 7회까지 투구수 90개. 충분히 더 던질 수 있었다. 이날 전까지 린드블럼의 올 시즌 경기당 평균 투구수는 109.4개.
좀처럼 힘이 떨어지지 않았다. 8회에도 151km 빠른 공을 무리없이 던졌다. 8회말 선두타자 유강남을 유격수 땅볼, 정의윤을 헛스윙 삼진으로 요리했다. 박용택에 우전 안타를 맞았으나 문선재를 3루수 파울플라이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마쳤다. 투심패스트볼과 포크볼, 슬라이더까지 다양하게 던졌다.
하지만 웃지 못했다. 9회말 마운드에 오른 심수창이 LG 이진영에 끝내기 홈런을 맞았다. 팀은 연이틀 끝내기 패배로 2연패에 빠졌다. 린드블럼은 눈부신 호투에도 웃지 못했다. 지난 등판(7이닝 6실점) 부진을 완전히 씻어냈지만 팀이 졌으니 웃을 수 없었다. 이날은 외로운 에이스였다.
[조쉬 린드블럼.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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