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진웅 기자] “작은 플레이들이 아직도 잘 안 된다. 이것들이 쌓이면 나중에 큰 격차를 만드는 데 나아지지 않고 있어 걱정이다.”
kt 위즈 조범현 감독은 최근 팀이 시즌 초반과 달리 탄탄해진 전력을 자랑하고 있지만 이와 같은 고민을 계속 털어놨다. 아직까지 1군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나아진 경기를 선보이고는 있지만, 세밀한 플레이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9일 NC전에서 조 감독의 우려는 현실이 되며 kt는 패배를 자초했다.
kt는 9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0-11로 완패했다.
kt는 이날 공격에서 무사 만루 기회를 만들었으나 단 한 점도 뽑아내지 못하는 타선의 응집력 부족이 드러났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수비에 대한 집중력 부족이었다.
상황은 3회 발생했다. NC가 1회 나성범과 에릭 테임즈의 연속 타자 홈런으로 2-0으로 앞서갔다. 하지만 최근 경기력을 놓고 봤을 때 kt에게 2점차는 큰 점수차가 아니었다. 충분히 화끈한 타격을 앞세워 따라갈 수 있는 점수차였다.
그러나 의외의 변수는 작은 부분이었다. kt 선발 엄상백은 3회말 선두타자 김종호에게 안타를 맞았다. 이후 도루까지 허용해 무사 2루에 처했다.
이후 NC 나성범이 희생번트를 시도했고, 나성범은 1루에서 아웃 판정을 받았다. 이에 NC 김경문 감독은 심판합의판정을 요청하러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심판은 아직 경기를 중단시키지 않았고, 경기는 인플레이 상황이었다.
이 때 kt 선수들은 NC 덕아웃을 쳐다보느라 3루까지 진루했던 김종호를 전혀 신경 쓰지 못했다. 결국 홈에는 kt 야수가 아무도 없었고, 이를 놓치지 않은 김종호는 홈까지 파고들어 추가점을 얻었다. 이 상황은 kt 선발 엄상백이 홈으로 커버플레이를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었으나 엄상백은 그렇지 못했다. 순간의 집중력 부재가 실점으로 연결된 것이다.
이는 이후 엄상백이 무너지는 결과로 귀결됐다. 엄상백은 흔들리기 시작했고, 테임즈에게 안타를 맞았다. 결국 후속타자 이호준에게 적시 2루타를 허용하며 4점째를 내줬다. 엄상백은 다음 타자 이종욱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냈지만 지석훈에게 적시타를 허용해 5실점을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순간의 집중력 부재라는 ‘작은’ 부분이 3회말 3실점이라는 최악의 결과로 이어졌다. 조 감독이 우려했던 점이 그대로 드러난 순간이었다.
이후 kt는 타선이 5회초 무사 만루 기회를 날려버리는 등 타자들이 침묵했고, 결국 경기를 뒤집지 못하고 NC에 패했다.
이날 kt의 집중력이 아쉬웠다면 NC 야수들의 수비는 뛰어났다. 고비 때마다 호수비를 펼치며 선발투수 에릭 해커의 호투를 도왔다. 특히 5회 무사 만루 위기에서는 NC는 유격수 손시헌이 장성우의 빗맞은 타구를 잡아내며 실점을 막은 것이 컸다. 이후 해커는 위기에서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왜 NC가 상위권에 위치한 팀인지 알 수 있는 경기였다.
집중력은 어떻게 보면 선수들의 기본적인 능력치나 조직력에 비해 작은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집중력도 반복된 훈련과 지속적인 경기 출전으로 인해 쌓인 경험에서 본능적으로 나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수비에서 실책성 플레이를 펼치며 대량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엄상백과 함께 집중력이 떨어졌던 kt 야수들로서는 이날 경기가 큰 공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엄상백이 좌절할 필요는 없다. 조 감독이 우려한대로 이날 작은 실수 하나가 팀을 패배로 몰아넣는 결과를 낳았으나 엄상백은 아직 고졸신인에 불과하다. kt로서는 이날 아쉬운 패배를 당했지만, 이날 경기는 kt에게 큰 교훈을 남겼다.
[엄상백. 사진 = kt 위즈 제공]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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