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진웅 기자] 예상치 못했던 거친 항의로 kt 주장 신명철이 경기 도중 퇴장을 당했다. 이는 득점기회였던 kt에게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였으나 오히려 이후 kt 선수들의 응집력이 강해지며 전화위복이 됐다.
kt는 10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16-8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kt는 올 시즌 삼성전 2승째를 따내며 26승 56패가 됐다.
이날 kt는 삼성과 경기 초반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양 팀 선발투수가 모두 불안한 상황 속에서 일진일퇴의 공방전이 전개됐다.
2회까지 kt가 2-1로 근소하게 앞서갔다. 하지만 삼성이 3회초 2사 만루에서 최형우가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 2-2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삼성은 박석민의 역전 2타점 적시타가 나오며 4-2로 앞서갔다.
그러나 곧바로 3회말, 돌발상황이 발생했고 이것은 이날 경기의 승부처가 됐다.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퇴장 변수가 kt 선수들의 응집력을 불러 일으켰다.
상황은 이랬다. 3회말 kt는 2-4로 뒤진 채 선두타자 앤디 마르테와 댄 블랙의 연속 안타로 무사 1,2루 기회를 만들었다. kt로서는 경기 초반 다시 팽팽한 승부를 이어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 때 다음 타자 신명철이 삼성 선발 타일러 클로이드의 초구 몸쪽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에 대해 오훈규 구심에게 강력히 항의했다. 판정이 나자마자 신명철은 방망이를 땅에 슬쩍 던지며 오훈규 구심에게 계속 어필했다. 이 때 kt 조범현 감독까지 홈플레이트쪽으로 걸어나오고 있었다.
이에 오훈규 구심은 신명철에게 퇴장을 명령했다. 계속된 거친 항의가 퇴장이라는 결과로 귀결된 것. kt에게 이 퇴장은 득점권 기회를 만들며 전세를 뒤집을 수도 있던 상황에 악재로 작용하는 듯했다.
하지만 오히려 신명철의 퇴장은 kt 선수들에게 전화위복의 결과를 가져왔다. 신명철을 대신해 갑작스럽게 타석에 들어선 베테랑 장성호는 클로이드를 상대로 우측 펜스를 직접 때리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터뜨렸다. ‘스나이퍼’라는 별명이 가장 잘 어울리던 순간이었다.
순식간에 4-4 동점이 된 상황서 다음 타자 박경수는 역전 2점 홈런을 때리며 kt는 6-4로 다시 앞서갔다. 이 홈런으로 클로이드는 조기 강판됐다. 이후에도 kt 타자들은 안타 행진을 이어갔고, 8회말 박경수의 프로 데뷔 첫 10호 홈런까지 터졌다. 결국 kt는 이날 장단 18안타를 몰아치며 삼성에게 대승을 거뒀다.
이후 kt는 쉼 없이 화끈한 방망이를 휘두르며 삼성 마운드를 상대했다. 리드는 다시 빼앗기지 않으며 삼성에게 창단 후 두 번째 승리를 따냈다. kt는 주장의 퇴장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었던 변수를 오히려 집중력을 더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들며 선두 삼성을 잡는 역전극을 만들었다.
[kt 주장 신명철(첫 번째 사진),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과 멀티홈런을 기록한 박경수(두 번째 사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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