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생각보다 몸을 잘 만들어왔네."
한국농구 최장신 하승진(KCC, 221cm). 소속팀 KCC의 우승을 이끈 적은 있었지만, 국가대표팀에서 제대로 공헌한 적은 거의 없었다. 누구보다도 거대한 신체 특성상 잔부상이 많았다. 비 시즌에는 세심한 정비가 필요한 타입. 근본적으로 1년 내내 실전서 최상의 컨디션을 발휘할 수 있는 스타일이 아니다. 때문에 대표팀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 여름 공익근무를 마친 뒤 유재학호의 13인 엔트리에 포함됐다. 그러나 당시 떨어진 실전 감각과 완전치 않은 몸 상태로 대표팀 합류가 불발됐다. 1년 뒤. 20일 진천선수촌에서 모습을 드러낸 하승진은 심상치 않았다. 첫 훈련을 진행한 뒤 김동광 감독은 "생각보다 몸을 잘 만들어왔네"라고 했다.
▲몸 상태는 OK
하승진은 "몸은 크게 아픈 곳이 없다"라고 했다. 소집해제 직후 살이 많이 빠졌다. 파워가 떨어지면서 고유의 장점마저 희석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20일 확인한 하승진은 적절히 살도 찌고, 근력도 강화되면서 몸에 균형이 잡힌 모습. 훈련 첫날 좋은 움직임을 보였다. 그는 "살에 대해선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라고 털어놨다.
하승진의 몸 상태가 정상인 건 악재가 많은 김동광호의 분명한 호재. 빅맨 자원만 봐도 발목 부상 중인 오세근의 대표팀 합류가 사실상 불발됐다. 김종규도 발목 상태가 썩 좋지 않다. 빅맨 역할까지 가능한 윤호영은 무릎 상태가 썩 좋지 않아 20일 훈련을 하지 못했다. 최근 서머리그 참가가 불발된 이종현은 MBC배 대학농구대회를 치른 뒤 뒤늦게 대표팀에 합류한다.
사실상 하승진이 김종규와 이종현을 이끌어가야 할 위치. 몸 상태가 좋은 하승진이라면, 대표팀에 대한 동기부여만 있다면 대표팀 전력상승은 가능하다. 하승진은 "솔직히 이번 아시아선수권대회가 만만치 않은 것 같다"라면서도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확실히 예년과는 남다른 모습.
▲키 플레이어
하승진의 장, 단점은 명확하다. 제공권 장악능력은 탁월하다. 아시아 각국이 귀화선수 영입으로 골밑을 강화했지만, 221cm라는 하승진의 존재감은 여전히 특별하다. 그가 골밑에서 자리를 잘 잡고 제때 패스를 받으면, 득점확률은 높아진다. 거기서 파생되는 외곽 공격도 정교해질 수 있다. 수비에선 상대의 골밑 득점 확률을 떨어뜨리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태생적으로 스피드가 느리다. 감수해야 할 부분. 백코트가 느리고 수비 범위가 좁다. 기동력을 갖춘 빅맨에겐 약할 수밖에 없다. 상대가 의도적으로 하승진을 외곽으로 끌어내 2대2 공격을 시도할 때도 허점이 드러날 수 있다.
김 감독은 "빠른 농구를 하고 싶다"라고 했다. 아시아선수권서 만날 중국, 필리핀, 이란 등 강호들은 높이와 스피드를 동시에 갖췄다. 전략적으로 하승진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시스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동시에 만들어야 한다. 김 감독도 "하승진이 들어가면 전체적인 색깔이 달라진다. 두 가지(높이와 스피드) 컬러를 갖고 간다"라고 했다. 아시아선수권대회까지 약 2개월간 최대한 완성도를 끌어올려야 한다. 8월 29일 개막하는 존스컵서도 반드시 점검해야 할 부분. 김 감독은 "대표급 선수들은 이해도가 빠르다"라며 일단 만족감을 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하승진을 잘 활용할 수 있는 가드(예를 들어 하승진에게 랍패스를 잘 넣어줄 수 있는 가드를 찾아야 한다.)를 찾고, 하승진이 투입될 때 수비 전술과 김종규, 이종현을 비롯한 빅맨, 윤호영을 비롯한 4번 자원들의 활용도 등을 지금부터 다듬어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하승진의 컨디션 관리. 무리하면 다칠 수 있는 스타일.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하승진 카드가 아시아에서 통할 수 있을까. 아프지만 않다면 최종엔트리 승선은 매우 유력하다. 장, 단점이 확실한 하승진. 결국 김 감독이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렸다.
[하승진.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