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그를 붙잡은 SK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김강민의 행선지에 대한 궁금증이 많았다. 공격과 수비, 주루까지 3박자를 모두 갖춘 우타 외야수를 잡기 위한 구단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였다. 소문도 무성했다.
김강민의 선택은 SK였다. 2001년부터 입기 시작한 SK 유니폼을 다시 한 번 선택했다. 구단도 4년간 총액 56억원이라는 금액을 안기며 화답했다.
하지만 시즌 초반 김강민의 모습을 SK 경기에서 볼 수 없었다. 시범경기 기간인 3월 19일 수원 KT전에서 2회초 도루를 시도하다 왼쪽 무릎에 부상을 입었기 때문. 왼쪽 무릎 내측 인대가 부분 파열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몸 상태를 회복한 김강민은 5월 30일 1군 엔트리에 복귀했다. FA 계약 이후 뒤늦은 시즌 출발. 선수 자신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었다. 자칫 안 좋은 방향으로 흐를 확률도 낮지 않았다.
김강민은 흔들리지 않았다. 복귀 첫 타석부터 안타를 때리더니 3번째 경기인 6월 2일 KT전에서 4안타(2타점) 경기를 펼쳤다. 반짝이 아니었다. 김강민은 이후에도 꾸준한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 21일까지 36경기에 나서 타율 .294 3홈런 17타점 19득점 3도루를 기록 중이다.
속 내용을 보면 순도 100%다. 주자가 없을 때는 타율이 .203에 그치고 있지만 주자 있을 때 타율은 .421(57타수 24안타)에 이른다. 득점권 타율도 .370(27타수 10안타)로 시즌 타율을 훨씬 웃돈다. 언더핸드(.235)에게만 조금 약했을 뿐 좌완(.300)과 우완(.303)도 가리지 않았다. 예전에는 약점이었던 타격에서 완벽히 자리잡은 모습이다.
수비는 역시 명불허전이다. 몸 상태가 100%가 아닌 상황에서도 뛰어난 타구판단능력과 강한 어깨로 A급 수비수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전날 경기에서도 김강민의 수비는 팀 승리에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1회말 최정의 투런 홈런으로 2-0으로 앞선 2회초. 선발 크리스 세든이 1사 1, 2루 위기를 맞았다. 만약 여기서 실점을 한다면 경기 향방은 전혀 알 수 없었다.
김재호가 잘 맞은 타구를 때렸다. 가운데 담장 방향으로 가는 정타였다. 김강민은 남들은 잡기 조차 쉽지 않은 타구를 어렵지 않게 처리했다. 덕분에 세든은 위기를 넘겼고 6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펼칠 수 있었다.
작은 부분 하나에 예민한 투수라는 특성상, 특히 지난 등판 부진을 씻어야 하는 세든에게는 천금 같은 호수비였다.
이날 김강민은 타석에서도 3타수 2안타 1볼넷 2득점으로 제 몫을 확실히 해냈다.
타석에서 주인공이 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여기에 수비는 워낙 빛이 나지 않는 공간이다. 그렇지만 SK 경기를 본 사람이라면 안다. 김강민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얼마나 차이가 난다는 것을. 돋보이지는 않지만 조용히 강한 김강민이다.
[SK 김강민.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