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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김영만 아저씨는 어른이 된 아이들을 여전히 '코딱지'라고 불렀다.
'코딱지'는 사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아저씨만의 비법이다. 충남 천안에서 '아트 오뜨'란 유아 미술 체험관을 운영 중인데, 100여 명 넘는 아이들이 찾아오면 시끌벅적이다. "얘들아, 선생님이야. 여기 쳐다봐야지" 해도 아이들의 관심은 딴 데 가 있다. 그때 "이 코딱지들아!" 하면 100이면 100 다 쳐다본단다. "저 코딱지 아니에요!" 하고.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을 준비하면서도 '코딱지'라고 해도 될까 싶었다. 박진경 PD가 "그냥 아이들 가르치는 것처럼 하시면 됩니다" 해서 그 말만 믿었고, 오랜만에 옛날의 코딱지들을 만나니 들뜬 마음에 무심결에 툭 튀어나왔다. 그럼에도 네티즌들 역시 잊고 있던 그 호칭에 여간 반가워한 게 아니다.
김영만 아저씨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해 "한을 푼 느낌"이라고 했다. 과거 어린이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는 제한된 시간 탓에 미리 만들어 와서 보여줄 때도 있었는데, 아이들이 따라오지 못하는 걸 보니 그게 그렇게 마음에 걸렸다고. 이번에는 시간도 넉넉했겠다 코딱지들과 대화도 주고받으면서 만드니까 비로소 오랜 세월 마음 속에 묵혀둔 응어리가 풀린 느낌이었다.
아저씨 덕분에 시청자들이 큰 감동을 받았다고 했지만, 한사코 김영만 아저씨는 "아니에요. 정말 내가 더 큰 감동을 받았어요" 한다.
"다들 참 잘 자라줬더라고. 우리 친구들이 보이지는 않는 채팅방에 들어온 건데, 내 눈에는 우리 친구들이 다 보였어요. 장모님 얘기하는 친구 보니까 '아 장모님한테 사랑 많이 받고 있구나' 싶고, 엄마가 엊그제 칠순이셨다는 얘기하는 친구 보니까 '효도 잘하고 있구나' 싶더라고요. 그게 다 보였어요. 우리 친구들이 참 잘 자라줬구나 싶었죠.
그리고 우리 친구들이 나한테 '사랑해요', 'ㅠㅠ' 하는 걸 보니까 감동이더라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남한테 해 안 끼치고 그냥 내 길만 걸어온 건데 이런 감동을 받을 수 있다니 참 고맙지. 예전 우리 친구들과 직접 만나 얘기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기회에 많은 걸 느꼈어요. 우리 친구들이 날 많이 가르쳐줬고 많은 감동을 줬어요."
결국 인터넷 생방송 전반전을 마치며 '인간계' 1위로 발표되자 김영만 아저씨는 왈칵 눈물을 쏟았다. 채팅창에는 '울지마세요'란 글이 가득했다.
"감독님한테 편집 좀 해달라니까 절대 안 된대. 무조건 들어가야 한다더라고. 하하. 나이가 60이 넘었는데 내가 우는 걸 우리 코딱지들이 어떻게 보겠어. 흉 볼 거 아니에요."
평생을 종이접기에 바친 아저씨에게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이시냐?' 물었더니 "진심입니다"라며 돌아온 답이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 녹화 때입니다. 우리 친구들에게 너무나 고마웠어요. 가장 행복했어요. 아, 집사람 하고 결혼한 순간은 빼고. 하하하!"
(인터뷰③에서 계속)
[사진 = MBC 방송 화면 캡처]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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