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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개그맨 김준호에게 지난 8개월은 그 어느때보다 힘든 시기였다. 코코엔터테인먼트의 김우종 전 대표이사가 자금을 횡령한 뒤 미국으로 잠적했고, 김준호는 사태 해결을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녀야 했다. 그럼에도 의혹은 끊임없이 제기됐고,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던 김준호도 서서히 지쳐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간을 끌던 '코코사태'는 지난 6월 15일 법원으로부터 파선 선고를 받으면서 일단락됐다.
김준호는 파선 선고 이후 그동안 꽁꽁 숨겨왔던 속내를 드러냈다. 자칫 자신의 뜻이 와전될까 전전긍긍하던 김준호는 21일 서울 강남 모처에서 기자들과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김준호는 파산 전까지 홀로 감당해야했던 힘겨운 심경을 토로하며 거듭 함께 하던 후배들에 대한 미안함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매년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에 대한 여전한 애정을 드러냈다.
다음은 김준호와 나눈 일문일답.
파산 이후 현재 상황은?
파산 결정 후 파산관재인이 어떻게 하는지 모른다. 개인적으로 파산한 건 경찰조사는 끝났고, 검찰에 송치된다. 아직 무혐의가 날지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 한 2, 3개월 걸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다음에 법적으로 또 소송 걸릴 건 없을 것 같다. 제가 오히려 무죄가 되면 무고죄로 가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된다. 하지만 그 생각은 안 하는 게 나을 것 같다. 파산 이후 주주들과의 의견 교환은 없었다. 제 쪽에서 기사를 내면, 자꾸 꼬투리를 잡힌다. 그래서 주주분들 얘기는 아예 안 한다.
파산 결정 후 회사는 어떻게 됐나?
코코엔터테인먼트의 부채가 수십억이다. 제가 알기로는 60억 정도 될 거다. 회생 불능이라고 생각했다. 일부는 김준호가 회생 불능하게 했다고 하는데, 사실 김준현의 경우에는 지난해 1월부터 돈을 못 받았다. 돈 관계가 복잡해 후배들을 붙잡을 수도 없었다. 사업 벌린 게 많았는데, 모두 내 빚으로 했다. 계약금으로 남아 있던 돈 1억 8천만원 중에 저는 후배들과 얘기해 싸게 해서 계약금 1억으로, 의리로 가자고 하려고 했다. 그런데 그거마저 가져갔다. 횡령액이 적은 김우종이 왜 도망갔나 했더니 그 전에 다른 횡령 사건이 있었더라. 집행유예 기간에 회사를 경영했다. 나는 몰랐다. 코코엔터테인먼트를 운영하다 이번에 걸리면 실형을 살 수 있으니 도망간 걸로 알고 있다. 저희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현재 김우종의 상황은?
경찰에서는 김우종에 대해 기소 중지 상태다. 김우종은 미국 영주권자다. 가족은 시민권자다. 5, 6억 횡령해서 왜 인터폴이 뜨겠냐는 말도 들었다. 설사 가서 김우종을 잡는다고 해도 과연 미국에서 잘못하지 않은 이상 보내주겠나.
김우종 아내가 보낸 문자 이후에 다른 대응은?
그 어떤 대응도 없었다. 그 이후에 기사 나온 걸 보니 '그게 어떻게 협박 문자냐?'라고 하더라. '연예가중계'에 나온 문자는 내가 보낸 게 아니다. 다른 휴대폰에서 나온 문자다.
친한 친구에 대한 배신감도 느꼈을 것 같다?
느꼈다. 내가 벌인 일인데, 회사 투명성에 신경을 썼어야 해다. 방송만 많이 하고 너무 방만한 것 같아서 시간이 지나고 보니 제 잘못 같았다. 후배들 미지급금도 확보해서 신청해야 하는데, 코코가 부채가 많았다. 일단 직원들 월급 먼저 주고, 그 다음 연기자들을 주려고 했는데, 순위가 계속 밀리더라. 결국 그 돈도 없었다. 그래도 미지급금 일부는 줬다.
코코가 이대로 무산돼 아쉬움은 없는지?
아쉽다. 그래도 다시 할 수는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만약 이번에 다시 한다면 경영 쪽을 견제할 수 있는 그런 걸 만들 생각이다. 회계 부분에 대해서도 다시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 보통 콘텐츠 쪽 일하시는 분들이 그런 부분에서는 방관하는 경향이 있다. 저 역시도 내부 살림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지금도 저는 아직 어디로 갈 지 모른다. 괜히 김대희가 한 마디에서 JD브로스로 간다 어쩐다 말이 많았는데, 좀 더 고민해서 행방을 정할 계획이다. 소송 끝나고 무혐의 처리되면 아마도 JD브로스에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 식구들을 대희 형이 다 데려갔는데, 다른 곳에 가면 쓰레기가 되지 않겠나. 생각이 많다. 시간의 흐름에 맡겨야 한다. 일단 무혐희 때까지는 기다릴 것이다.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3회 준비는?
콘텐츠 기획과 공연팀 초청 등 할 일이 많다. 우선 일을 하기 위해서는 돈이 있어야 하는데, 1, 2회 때는 예산이 적었고, 저 개인적으로도 적지 않은 돈을 투자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곳곳에서 도움을 많이 주셨다. 올해 3회 행사를 위해 많은 분들을 만났는데, 만나는 분들마다 도와주시려고 하시더라. 정말 고마웠다. '부코페'가 점점 알려지면서 주위에서도 관심 갖고 도와주시는 것 같다.
[개그맨 김준호. 사진 = 김준호 제공]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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