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베테랑’은 액션 못지않게 ‘대사빨’이 예술이다. 흡사 최동훈 감독의 영화를 보는 듯한 찰진 대사가 즐비하게 쏟아진다. 가장 대표적인 대사는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는 서도철의 대사. 이는 강수연이 후배 영화인들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술자리에서 했던 말을 류승완 감독이 기억했다가 사용했다.
“오팀장(오달수)이 ‘같은 식구끼리는 방귀냄새도 같아야하는 거야’라는 말을 하는데, 실제 광역수사대원들이 하는 말이예요. 저는 언제나 취재를 바탕으로 생생한 대사를 쓰는데요, 그런 점에서 최동훈 감독이랑 비슷한 점이 있을 거예요.”
그는 ‘대사빨’의 공은 모두 배우에게 돌렸다. 자신이 쓴 대사에 하나 둘씩 살을 붙여 더욱 생동감 있는 대사로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기자 역을 맡은 신승환은 ‘미끼가 있어야 내가 물지’라는 대사를 직접 만들어서 왔어요. 파출소 경찰로 잠깐 등장하는 단역 배우도 아내와 전화를 하면서 ‘왜 욕을 하고 그래’라는 말을 하는데, 그것도 원래 대본에 없던 거예요. 주연부터 단역에 이르기까지 모두 자기 역할을 100% 이상 해냈어요. 저로서는 너무 고마운 일이죠. 저는 배우들이 묘기대행진을 펼치는 줄 알았다니까요.”
류승완 감독은 “‘베테랑은 배우에게 헌정하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배우의 역량이 잘 발휘된 영화라고 했다.
“제가 처음으로 엔딩 크레딧을 올릴 때 배우 이름을 먼저 올렸어요. 보통은 감독 이름 나오고 제작자 이름이 나오는데, 배우를 앞세운거죠. 너무 호흡이 잘 맞았나봐요. 황정민은 더 늙으면 액션하기 힘들다고 ‘베테랑2’ 찍자고 난리예요(웃음).”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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