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이런 찬스가 오길 얼마나 기다렸는데…"
'쿨가이' 박용택(36·LG 트윈스)이 끝내기 안타로 팬들을 즐겁게 했다. 22일 잠실 넥센전에서 9회말 무사 만루 찬스를 맞은 박용택은 중견수 키를 넘는 타구를 날려 LG가 4-3으로 이기는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이 됐다.
개인 통산 3번째 끝내기 안타였다. 경기가 끝나고 그는 "안타로 끝낸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전에 터졌던 두 차례 끝내기는 모두 홈런이었던 것이다.
"이런 찬스가 잘 걸린 적이 없었다.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는 박용택은 "그동안 손승락을 상대로 약했다. 직구와 컷 패스트볼 위주인데 치기 어려운 투수다. 그나마 요새 타격감이 좋아서 친 것 같다. 기분 좋게 잘 쳤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최근 박용택은 타격폼을 수정했다. 양준혁, 장효조 등 KBO 리그를 대표하는 '레전드 좌타자'의 타격을 보면서 또 한번 깨달음을 얻었다. 스윙시 한 손을 놓는 동작으로 바꿨는데 스윙 궤적을 타원형으로 그리는데 있어 큰 효과를 주고 있다. "이제 이 타격폼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올 겨울에 내가 구체적으로 해야 할 계획이 생겼다"라는 그는 "벌써 내년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사실 밥 먹듯이 3할을 치고 있는 베테랑 타자인 박용택이기에 놀라운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올해도 타율 .309 14홈런 57타점으로 활약하고 있는데도 더 나아지기 위한 길을 찾고 있다.
새로운 타격폼을 찾는 과정에서 "프로 14년차인데 '이런 것도 있구나' 싶었다"고 말하는 그의 표정에서 끊임 없이 연구하는 자의 즐거움을 엿볼 수 있다.
사실 LG는 박용택의 끝내기 안타가 터지기 전에 이길 수 있는 찬스가 있었다. 8회말 무사 만루 찬스에서 추가 득점이 있었다면 9회초에 동점을 허용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서상우, 안익훈, 유강남 등 앞으로 LG를 이끌어야 할 후배들이 나란히 삼진 아웃으로 물러났다.
박용택은 "그게 경험이다. 경기에서 이런저런 상황을 마주하면서 내가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알아가야 한다. 실패를 해도 조금씩 개선하면 달라질 수 있다"고 애정 어린 충고를 했다. LG의 젊은 선수들은 아쉬운 올 시즌을 넘어 내년을 기약하기 위해서는 박용택의 이런 자세를 높이 사야 할 것이다.
[LG 박용택이 22일 3-3 동점이던 9회말 무사 만루에서 끝내기 안타를 때리고 있다. 한 손을 놓고 타격하는 장면이 보인다.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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