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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개그는 개그일 뿐!"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 코너 '남자끼리'는 첫방송 후 SNS 반응이 뜨거웠다. 그만큼 젊은 층을 제대로 공략했고, 실제 연인 강재준 이은형 커플을 비롯 출연자들의 발랄한 연기는 남자끼리의 공감은 물론 재미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남녀간의 연애세태를 풍자한 코너이다 보니 의도치 않은 오해를 받기도 했다. 여자친구 역 이은형이 우스꽝스러운 표정과 얄미운 모습으로 남자친구에게 많은 것을 바라는 연기를 하다 보니 여성 비하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은 것.
그런 여자친구로 인해 당황하는 남자친구 역 이재훈을 주위 사람들이 도와주며 이은형을 골탕 먹이는 모습이 일부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만난 강재준 이은형 이재훈은 전혀 여성 비하의 의도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야말로 '개그는 개그일 뿐, 오해하지 말자'였다.
'남자끼리'는 세 사람 모두 약 7개월간 각자의 슬럼프를 보낸 뒤 나온 효자 코너다. 강재준은 "쉬면서 마음 고생도 많이 했는데 그러다가 인기 코너가 갑자기 나와서 기분이 좋으면서도 개인적으로 통쾌하고 짠하다"며 "이런 마음 때문에 기쁨이 몇 배가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SNS 반응도 이들을 기쁘게 한다. 이은형은 "SNS에서 인기가 많은 게 처음이라 이런 기분이 되게 신기하다"며 "젊은 사람들이 알아봐서 재밌고 요즘 신기한 경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훈은 "저도 뭐 신기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강재준 이은형은 연인 사이이기 때문에 다양한 코너를 함께 했고 방송도 함께 출연했다. 하지만 코너에서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하자 '그림이 비슷해서 대박이 안 나오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에 떨어져서 각자의 코너를 했고, 더 좋은 아이디어를 위해 노력했다.
"같이 커피숍에서 얘기하다가 아이디어가 나왔어요. 보통 (이)은형이가 평상시에 '남자끼리' 여자친구처럼 그러지 않냐는 오해를 할까봐 걱정되는데 절대 아니에요. 평상시엔 전혀 다른데 워낙 코너 속 캐릭터가 그렇다보니 더 얄밉게 표현하려는 거예요. 전혀 여성 비하 의도 없이 재미있게 하자는 뜻으로 짠건데 그런 쪽으로 보여질까봐 걱정도 했지만 좋아해준 분들이 많아 다행이었죠."(강재준)
'남자끼리' 팀은 그저 재미를 위해 코너를 짰지만 실제로 일부 여성 시청자들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최근 '된장녀', '김치녀' 등 여성 혐오 용어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남자끼리' 속 우스꽝스러운 여자친구 모습이 지적을 받은 것.
이와 관련, 강재준은 "전혀 그런 의도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런 사회적 분위기가 있는지도 전혀 몰랐고 그런 상황에 우리가 이 코너를 짜게 된 게 소름 돋았다"며 "어떻게 보면 그런 타이밍에 우리 코너가 짜여진게 복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게 그래서 관심을 더 받은 것 같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남자를 위한 코너를 짜자' 이런 의도도 아니었고 사실 서로 연애 하면서 서운한 부분이 있는 중에 남자들끼리 의리를 과시하는 의도로 해보자는 의견이 나왔던 거예요. 여자 역할이 얄미운 역이었을 뿐이고, 의리를 과시하는 게 남자였던 것 뿐이에요. 단순히 배역이었던 것뿐이죠. 전혀 그런 의도가 아니었어요. 그런 오해를 하는 분들이 많은데 여성분들도 이 코너 많이 좋아해요. 남자, 여자로 나눠져 있는 게 아니라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다를 표현하려 했다는 걸 거듭 강조하고싶어요."(이은형)
"가장 중요한건 그런 의도가 아예 없다는 거예요. 정확히 저희는 여성분들을 비하하는 게 아니에요. 요즘 코너 중에 여성들에게 뭘 해주고 박수 받는 코너가 많았어요. 그걸 보고 진짜로 단순하게 남성을 위한 코너도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짠 거예요. 일부 여성 분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시는 것 같은데 물론 모든 분들에게 인기를 얻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일부러 의도적으로 한 것은 아니었어요. 내용에 있어 조금씩 수정해 나가면서 자연스럽게 맞춰 나가면 될 것 같아요."(강재준)
'남자끼리' 팀은 의도치 않게 오해를 불러 일으키긴 했지만 그런 오해도 관심을 얻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려 한다. 사회적 문제점을 건드릴 생각은 없었지만 어찌 됐든 그런 방향으로 비춰졌기에 어느 정도 수용하고 좋게 발전시키려 한다.
강재준은 "허구적으로 표현한거니까 시청자 분들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다. 상상하기 나름이다"고 말했고, 이재훈은 "나는 그냥 거기서 정해진 역할, 여자친구에게 당하고 찌질한 모습을 보이는 역할을 연기하는 것 뿐이라 재밌게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슬럼프를 이겨내고 나온 코너이기 때문에 부정적인 의견을 더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하는 것도 있다.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는 없기에 뜨거운 반응을 더 즐기고자 하는 것. 오해는 의도치 않았던 부분에서 생긴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고, 그저 초심을 잃지 않고 꾸준히 밀고 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얄미운 캐릭터를 맡고 있는 이은형은 "댓글도 많이 봤는데 때려 죽이고 싶다는 말도 있더라. 근데 그게 연기를 잘 해서 아닌가"라며 웃었다.
"여성분이 이렇다는게 아니라 '으이그, 얄밉다' 이런 캐릭터를 표현하려고 한 거예요. 저는 항상 망가지는 역할을 하다가 이런 얄미운 역할은 처음 해봐서 사실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어요. '여성비하'라며 오해하는 분들도 있는데 그것도 관심의 일부라고 생각해요. 재밌게 봐주는 분들이 많으니까 사실 전 너무 재밌게 하고 있어요. 우선 저희 코너를 살리기 위해 제가 더 노력해야죠. 낯설기도 하지만 재밌어요. 욕을 즐긴다는 게 아니고 그런 역할로 인해 코너 안에서 남자들 의리를 더 사는 것 같아 만족스러워요."(이은형)
7개월간 슬럼프를 겪었지만 강재준, 이은형, 이재훈은 서로에게 의지하며 시간을 보냈다. 제주도 여행도 다녀왔고, 서울에서 부산까지 자전거 국토종주를 하기도 했다. 스노쿨링에 빠져 함께 시간을 보냈다. 서로 마음이 맞는 시간을 가진 셈이다.
"7개월 동안 그냥 쉰 게 아니에요. 여행도 다니면서 아이템 생각도 했어요. 물론 아이디어는 서울 카페에서 뚝 떨어지긴 했지만 그런 시간이 있었기에 나온 것 같아요. 아이디어가 나올 땐 굉장히 잘 나오다고 안 나올 때는 슬럼프에 빠지는게 개그를 평생 할 거기 때문에 그렇다고 좌절하진 않아요. 그걸 극복 했으니까 아이템이 쭉쭉 나올 수 있는 거죠."(강재준)
"이렇게 잘 되려고 실패도 있지 않았나 싶어요. 코너가 잘 되려면 멤버들끼리 친해야 하는데 같이 시간을 보내면서 더 친해졌고 그래서 재밌는 코너가 나왔죠. 저 같은 경우 '드립걸즈'도 하고 있는데 이번에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하는 것 같아 재밌어요. 그래서 이번 여름도 되게 재밌었어요."(이은형)
"7개월 동안 선배들이 되게 편하게 해주셨어요. 기수 차이가 많이 나는데도 편하게 해주시니 좋은 아이디어로 할 수 있었습니다."(이재훈)
코너가 잘 되고, '웃찾사' 역시 침체기를 이겨내고 호평을 얻고 있기에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강재준은 "우리가 자리를 더 잡아서 시청률로도 결과가 잘 나왔으면 좋겠다"고 운을 뗐다.
"시간대를 옮기기 전의 1년이 '웃찾사'가 살아나기 위해 꿈틀댄 시기였던 것 같아요. 그 때는 '정말 재미 없다'는 댓글이 많았는데 점점 거듭할수록 반응이 올라오더라고요. 그렇게 채우고 버티는 시간을 보낸 뒤에 조금씩 인기를 얻게 됐어요. 연습 아닌 연습을 했던 것 같아요. 여기는 프로 무대이기 때문에 용서 받는 게 없고 냉정해요. 그래도 그 시간을 겪고 완전 실전에서 극복을 해서 기뻐요. 정말 목숨 걸고 해야 되는 건 맞는 것 같아요. 정신 차리고 목숨 걸고 하고 있어요."(강재준)
"'웃찾사' 침체기는 모르겠고 저희 코너가 인터넷에서 활성화 되고 인기를 얻으면서 다른 동료들이 이번에 느낀게 좀 많다고 하더라고요. 아이디어면이나 인터넷으로 유명해지는걸 보니까 '더 재미있는 걸 짜야겠다'는 생각을 했대요. 저희도 이렇게 비타민 역할을 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고 있어요. 신선하고 재밌는걸 해야 '웃찾사'도 잘 되고 인기가 많아진다는 것을 느꼈어요. 결국엔 신선함이죠."(이은형)
"저는 지난해 뽑혔는데 처음 들어왔을 때 시청률이 한 3%대였어요. 이제 신인들이 해야 돼요. 저희가 기회를 못 잡아서 잘 못했는데 올해부터는 더 열심히 해서 좀 더 좋은 개그를 보여드리겠습니다."(이재훈)
마지막으로 '남자끼리'를 통해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물었다. 이재훈은 "그냥 많이 봐주시니까 감사하고 처음엔 사회적 이슈를 생각 안하고 우리끼리 재밌어서 했다"며 "큰 의미를 생각하지 말고 편하게 봐주면 감사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은형은 "나도 그냥 개그로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내가 얄미울수록 재밌는 거니까 코너 자체를 개그라고 생각해주길 바란다. 그게 다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강재준은 "나도 강조하고 싶은 것 중 하나가 '개그는 개그일뿐'이라는 거다. 그 말이 되게 중요한 것 같다"며 "우리는 개그맨이다. 대중을 웃기기 위해 이 직업을 선택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개그는 개그로만 봐주시기 바란다. 좀 더 신중하게 하면서 아이디어를 짤테니까 이 코너는 정말 거듭 강조지만 개그로만 봐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웃찾사'는 매주 일요일 오후 8시 45분 방송된다.
[강재준, 이은형, 이재훈.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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