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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어른들의 세계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모인 어린이 위원들의 토론 실력은 미국 대표 타일러 만큼이나 논리적이었다.
1일 밤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새 예능프로그램 '내 나이가 어때서' 첫 회에서는 개성만점 어린이 위원 11인의 한 판 토론이 벌어졌다. '키즈 돌직구쇼'를 표방하는 '내 나이가 어때서'는 7~9세의 개성만점 어린이들이 어른들의 세상에 거침없는 돌직구를 날리는 형식의 어린이 토론 프로그램이다. 매회 게스트가 고민을 털어놓으면, 아이들은 토론을 통해 순수하고 기발한 방법으로 해결 방안을 찾는다. '내 나이가 어때서'의 MC로는 쌍둥이 아빠 이휘재와 두 아이의 엄마 박지윤, 개그맨 김준현이 활약한다.
첫 방송의 오프닝에서는 허세, 먹방, 상담, 댄싱, 4차원 등 각자의 영역을 담당하는 11명의 귀여운 어린이 위원들이 소개됐다. 잘생긴 정지훈 어린이는 사극 연기로 MC들의 감탄을 자아냈고, 개그맨 남희석의 딸인 남하령 어린이는 모르는 척 "아빠가 누구냐?"고 묻는 개그맨 이휘재에게 "알잖아요"라고 반격을 날려 웃음을 자아냈다. 또 권미조 어린이는 미용실에서 갈고 닦은 수다 실력으로 방송인 박지윤을 놀라게 했으며, 정원희 어린이는 어린이답지 않은 미모를 자랑했다.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이야기를 꿰고 있는 김하준 어린이는 "고려 현종 시절에는", "이게 다 유교사상 때문" 등 남다른 어휘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어 어린이 위원들은 '나이를 속이는 어른들, 이해할 수 있다vs없다'라는 주제로 토론을 나눴다. "결코 여기 위원들을 어리게 봐서는 안된다"는 이휘재의 말처럼 11명의 어린이들은 깜짝 놀랄만큼 수준 높은 토론을 나눴다. 김하준 어린이는 나이를 속였을 때 찜질방 요금을 아낄 수 있었던 사례를 소개하며, 어른들이 나이를 속이는 이유를 분석했다. 여기에 권미조 어린이는 "(나이를) 일일이 다 지키는 사람은 생활비가 두 배로 들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인 의견을 내놨고, 이효린 어린이는 "진짜 나이를 말하는 것이 창피한 일이 아니니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옳다"고 어른들을 향한 충고를 건네는 모습을 보였다.
첫 토론이 마무리된 후 게스트 정준하가 등장했다. 그는 "내가 가지고 있는 고민은 부탁을 받았을 때 거절을 잘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고 고민을 털어났다. 정준하는 "20년 만에 중학교 동창을 만났는데 얼마 후 이탈리아에서 전화가 왔더라. 본인이 비행기 티켓과 여권 등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고 200만 원을 빌려달라고 했다. 그걸 줬더니 그 후로 연락이 끊겼다"는 에피소드를 말했고, 어린이 위원들은 "사기를 당한거네"라며 위로했다.
이어 어린이 위원들은 재기발랄한 상황극으로 정준하가 거절을 잘 하지 못하는 이유를 분석했고, 잠시 후 입을 연 정지훈 어린이는 "내가 정준하를 분석해본 결과 소심하다. 나는 비트박스를 잘하는데, 소심한 사람들은 '나는 못해'라고 항상 말을 한다"며 우선 용기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김겸 어린이는 "정준하도 주변 사람에게 부탁을 많이 해봐라. 그러면 나중에 그 사람들이 부탁을 할 때 '너도 거절했었잖아'라고 말할 수 있다"는 묘안을 내놨고, 마지막으로 권순준 어린이는 "물구나무서기를 해봐라. 거꾸로 서면 소심함도 다 날아갈지 모른다", "우선 삼시세끼를 잘 챙겨줘라. 맛있는 것으로 (거절 후) 마음을 풀어줘라"는 상상력 가득한 조언을 남겼다.
'내 나이가 어때서'에서 벌어진 토론은 JTBC의 대표 예능프로그램인 '비정상회담'과는 또 다른 형태의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비정상회담'의 G12이 다른 문화권에서 살아왔기에 한국의 시청자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발상을 내놓는다면, '내 나이가 어때서'의 어린이 11명은 기성세대 시청자들 또한 언젠가 가지고 있었지만 사회생활 속에 잃어버린 상상력과 순수함을 꺼내놓는 형식으로 토론의 깊이를 더 했다. 물론 똑똑한 타일러와 보수적인 새미가 '비정상회담'에 존재하는 것처럼, '내 나이가 어때서'의 어린이들이 각기 다른 개성을 선보였다는 점도 앞으로의 방송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였다.
[사진 = JT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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