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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한화 이글스 우완투수 박성호는 감동을 던졌다. 쓸 수 있는 투수가 하나 더 생겼다는 점이 의미가 컸다.
박성호는 3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전에 구원 등판, 4⅓이닝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비록 6-3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동점을 허용했고, 데뷔승도 놓쳤다. 팀도 연장 접전 끝에 7-12로 졌다. 하지만 박성호의 투구는 박수받기에 충분했다.
박성호는 이날 전까지 올 시즌 9경기에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했다. 지난 7월 29일 두산 베어스전 이후 엔트리에서 말소된 그는 지난 1일 확대엔트리 시행에 맞춰 1군을 밟았다. 1군 등록 직전 퓨처스리그 3경기에서 2세이브를 따내며 6⅔이닝 동안 한 점도 주지 않았다. 그리고 정확히 36일 만의 1군 복귀전에서 너무나 인상적인 투구로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박성호는 팀이 0-3으로 끌려가던 3회초 1사 만루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추가점이 나온다면 일찌감치 흐름이 넘어갈 수 있었는데 박성호는 이를 기막히게 끊었다. 첫 상대 김하성에게 5구째 130km 슬라이더를 던져 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유도했다. 이닝 종료. 첫 단추를 아주 잘 끼웠다.
4회는 매우 순조로웠다. 4회초 선두타자 서동욱을 130km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고, 박동원을 포수 파울플라이, 장시윤을 130km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5회초 고종욱과 유한준을 볼넷으로 내보내 2사 1, 2루 위기에 몰렸으나 이택근을 131km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해 위기에서 벗어났다. 한화 타선은 5회말 대거 5점을 뽑아내며 박성호의 데뷔승 요건을 만들어줬다.
힘을 얻은 박성호는 6회초 1사 후 서동욱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했으나 박동원을 유격수 땅볼, 문우람을 1루수 땅볼로 각각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3⅔이닝 동안 넥센 타선을 실점 없이 잘 막아냈다. 관중석에서는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그러나 다소 힘이 떨어진 7회가 문제였다. 7회초 고종욱에게 안타와 도루를 허용, 1사 2루 위기에 몰린 박성호는 서건창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유한준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아 첫 실점했고, 이택근에게 좌측 담장을 넘는 투런포를 얻어맞아 6-6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108km짜리 커브가 한가운데 몰렸는데, 베테랑 이택근은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86구를 던진 박성호는 권혁에게 바통을 넘기고 이날 등판을 마쳤다. 홈팬들은 뜨거운 박수로 박성호를 격려했다.
이날 한화는 6-6으로 맞선 연장 10회초 넥센에 6점을 허용한 끝에 7-12로 패했다. 불펜 총력전을 펼치고도 남은 건 없었다. 유일한 수확이라면 박성호가 가능성을 보여준 것 하나다. 박성호로선 스스로 활용도를 높인 셈이다.
[한화 이글스 박성호. 사진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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