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강산 기자] 눈물겨웠다.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루카스 하렐의 투혼 말이다. 단순히 투구수가 많다고 '투혼'으로 포장할 수 없지만 루카스는 달랐다. 투구 시 축이 되는 오른 발등에 타구를 맞고 벌떡 일어나 4⅓이닝을 더 끌고 갔다. 포장이 아닌 진짜 투혼이다.
루카스는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 6⅔이닝 10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1실점을 기록한 뒤 마운드를 떠났다. 올 시즌 10번째 퀄리티스타트. 그러나 1-1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를 떠나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루카스는 이날 전까지 올 시즌 28경기에서 8승 9패 1홀드 평균자책점 4.93을 기록했다. 9월 첫 등판인 지난 1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4⅓이닝 동안 4피안타 6사사구 5탈삼진 6실점으로 무너진 루카스로선 반등이 절실했다.
숱한 위기 속에서도 실점을 최소화했다. 이날 총 투구수 125개 중 스트라이크 74개를 꽂아넣었다. 최고 구속 149km 직구(37개)와 투심(31개), 커브, 체인지업(이상 25개), 커터(7개)를 섞어 롯데 타선에 맞섰다. 직구에 힘이 있었고, 커브의 낙폭은 훌륭했다. 체인지업은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시작부터 위기. 루카스는 1회초 선두타자 손아섭과 김문호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무사 1, 3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정훈을 삼진 처리하면서 김문호의 2루 도루를 막아 한숨을 돌렸고, 짐 아두치를 3루수 땅볼 처리하며 첫 이닝을 넘겼다. 3루수 루이스 히메네스의 호수비가 돋보였다. 2회초에는 선두타자 최준석을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오승택을 3루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요리했다. 박종윤에게 12구 승부 끝에 2루타를 맞아 위기에 몰렸으나 안중열을 루킹 삼진으로 솎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문제는 3회초. 선두타자 문규현의 라인드라이브 타구에 오른 발등을 강타당했다. 혼신을 다해 타구를 처리한 루카스는 곧바로 그라운드에 나뒹굴었다.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다. LG 코치진과 트레이너는 물론 김민호 롯데 수석코치까지 그라운드로 나와 루카스의 상태를 살폈다. 일단 마운드로 향한 루카스는 연습구를 던져본 뒤 투구를 재개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후속타자 손아섭과 김문호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한 루카스. 정훈을 헛스윙 삼진 처리했으나 아두치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맞아 선취점을 뺏겼다. 최준석의 고의4구로 2사 만루 위기. 그러나 오승택을 루킹 삼진으로 솎아내며 추가 실점을 막아냈다.
4회초 선두타자 박종윤에게 2루타를 허용한 루카스. 안중열의 희생번트 타구를 잡아 2루 주자를 잡아냈다. 합의판정 끝에 아웃을 이끌어냈다. 후속타자 문규현을 좌익수 뜬공 처리한 루카스는 손아섭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마쳤다. 5회초에는 2사 후 아두치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피치아웃에 이은 포수 유강남의 도루 저지로 이닝을 마쳤다. 5회까지 투구수는 94개로 다소 많았다.
1-1 동점이 된 6회초. 루카스는 선두타자 최준석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으나 오승택을 3루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돌려세우며 주자를 지웠다. 후속타자 박종윤은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이닝 종료. 6회까지 108구를 던진 루카스는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7회초 2아웃을 잘 잡고 손아섭에 2루타, 김문호에게 내야 안타를 맞아 1, 3루 위기에 몰렸다. 투구수가 125개에 다다르자 LG 강상수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교체를 단행했다. 루카스는 임정우에게 바통을 넘기고 이날 등판을 마쳤다.
임정우가 정훈을 우익수 뜬공 처리하며 이닝을 마감, 루카스의 실점은 늘어나지 않았다. 타구에 맞아 아찔한 장면을 연출했지만 이후 79구를 더 던지며 투혼을 불태웠다. 양 팀은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LG 트윈스 루카스 하렐.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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