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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후유증이 심상치 않다. 미치 탈보트(한화 이글스)가 무너지면 큰일난다.
한화는 지난 8~9일 잠실 LG 트윈스와의 2연전을 모두 내줬다. 최소 1승 1패로 시리즈를 마칠 수 있었는데, 7-2로 앞서던 첫 경기를 넘겨준 게 무척 뼈아팠다. 이 여파로 전날(9일)은 1-8 완패에 울었다. 후유증이 심상치 않아 보인다. 5강 다툼이 한창인 승부처에서 1승 1패와 2패는 천양지차. 무엇보다 에이스 에스밀 로저스를 내보내고도 이기지 못한 건 치명적이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탈보트마저 무너지면 자칫 긴 연패에 빠질 가능성도 농후하다.
한화는 10일 대전 SK 와이번스전에 탈보트를 선발로 예고했다. 탈보트는 올 시즌 26경기에서 8승 9패 평균자책점 5.25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2군에서 복귀한 지난달 18일 NC 다이노스전부터 4경기 성적은 1패 평균자책점 2.88. 지난 7월 2일 KIA 타이거즈전 이후 70일째 승리가 없지만 최근 투구 내용은 기대를 품게 하기 충분하다.
탈보트의 올 시즌 SK전 3경기 성적은 2승 1패 평균자책점 4.15로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2군행 전날인 지난달 5일 경기에서 1이닝 만에 3피안타(1홈런) 4볼넷 5실점으로 무너진 바 있다. 물론 당시 탈보트의 구위는 최근과 전혀 달랐다. 커터의 움직임도 밋밋했고, 주무기인 서클체인지업이 한가운데 몰리면서 얻어맞았다. 최근 기세라면 지난 등판과는 다를 전망.
문제는 팀 사정에 따른 부담감이다. 한화는 올 시즌 현재 60승 66패(승률 0.476)로 리그 6위. 5위 롯데 자이언츠(60승 1무 65패)와는 0.5경기 차, 7위 KIA 타이거즈(59승 65패)와는 승차 없이 승률에서 앞서 있다. 8위 SK(56승 2무 65패)와는 1.5경기 차. 만약 SK 2연전을 모두 내준다면 8위까지 떨어질 수 있다. 18경기 남은 상황에서 순식간에 8위로 떨어진다면 승차가 적더라도 부담감의 차원이 다르다. 탈보트가 무너지면 안 되는 이유다.
현시점에서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한다. 한화의 마운드 사정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필승 계투 박정진과 권혁은 8일 각각 39구, 32구를 던졌는데 블론세이브(박정진)와 패전(권혁)으로 고개를 숙였다. 최근 구원 등판한 2경기에서 3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송은범을 제외하면 누굴 믿고 내보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5일 구원 등판했던 안영명과 6일 선발투수였던 김민우의 투입까지 생각해야 한다. 김성근 한화 감독이 마운드 총력전을 선언한 상황이라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탈보트가 최대한 오래 버텨주고, 계투진 투입을 최소화하면 고민이 그만큼 사라진다. 이겨주면 최상의 시나리오. 그러면 선발로테이션에 어느 정도 계산이 선다. 만약 탈보트가 일찍 무너진다면 당연히 계투진의 부담이 커지고, 선발 로테이션도 꼬인다. 탈보트의 투구 내용과 경기 결과에 따라 마운드 운용법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얘기다.
탈보트와 맞상대할 SK 선발투수가 에이스 김광현인 건 나중 문제다. 김광현은 올 시즌 한화전 3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4.32를 기록했다. 피안타율은 3할 6리. 김태균이 지난 3년간 김태균을 상대로 타율 4할 7푼 1리(17타수 8안타 1홈런 6타점)로 무척 강했고, 이용규(23타수 9안타, 0.391), 권용관(11타수 4안타, 0.364)도 김광현을 효과적으로 공략했다. 초반 김광현 공략에 성공한다면 탈보트의 어깨는 그만큼 가벼워진다.
지금 한화 선발진은 외국인 원투펀치를 제외하면 계산이 서지 않는다. 하지만 어두울 수록 별은 더 잘 보이는 법이다. 팀이 긴 연패 늪에 빠질 수 있는 상황. 탈보트 스스로 선발진에서 믿을 만한 존재라는 사실을 증명해 보여야 한다.
[한화 이글스 미치 탈보트.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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