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배우 조승우, 진정 끝을 모르는 배우다.
1999년 영화 '춘향뎐'을 데뷔한 조승우는 2002년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시작으로 꾸준히 무대 위를 지키고 있다. 스크린에서 활발하게 활동했지만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었던 그는 지난 2012년부터는 드라마에도 출연하며 또 다른 연기력을 펼치고 있다.
뮤지컬배우 출신 배우들이 영화 및 드라마에 집중하게 되면 무대를 잠시 떠나는 경우도 많지만 조승우는 그렇지 않았다. 무대가 뿌리였고, 그 뿌리를 항상 지켜왔다. 그래서일까. 무대 위 조승우에 대한 관객들의 신뢰도는 100%에 가깝다.
신뢰가 높은 이유는 단연 실력 때문이다. 티켓파워 역시 그의 스타성은 물론 실력을 입증하는 결과다. 이미 영화 및 드라마를 통해 '연기 잘 하는 배우'라는 것은 대중적으로도 잘 알려진 사실이기 때문에 무대 위에서 살아있는 그의 연기를 보는 것은 진정으로 감동적이다.
무대를 지키고 있는 조승우 하면 떠오르는 다양한 역할 중 꾸준히 사랑 받고 있는 인물은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의 세르반테스, 돈키호테 역. 2007년 공연을 시작으로 2013년에 이어 올해에도 세르반테스와 돈키호테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한국 초연 10주년을 맞은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는 스페인의 작가 미구엘 드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 스페인 어느 지하감옥에 신성모독죄로 감옥에 끌려온 세르반테스 이야기를 그린다. 세르반테스는 감옥에서 만난 죄수들과 함께 감옥 안에서 돈키호테가 주인공인 즉흥극을 벌이고 그 과정에서 희망을 이야기한다.
세르반테스는 물론 즉흥극 속 돈키호테를 연기해야 하기 때문에 조승우가 무대에서 보여주는 역량은 상당하다. 젊은 세르반테스가 즉흥극 속에서는 할아버지로 분하고, 그 안에서 다양한 상황 설정으로 다채로운 감정을 보여줘 매 장면에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희망을 이야기하며 즉흥극 속 인물을 비롯 현실에서의 죄수들 마음을 바꿔놓는 역인 만큼 관객 마음을 움직이는 노련함도 훌륭하다. 같은 작품, 같은 역이지만 조승우는 또 새로운 세르반테스, 돈키호테를 선보인다. 발전은 끝이 없고, 매번 지금이 최상이라는 생각을 하지만 그 다음 무대에서는 또 그 이상을 보여준다.
이번 무대에서는 특히 조승우의 여유로움이 돋보인다. 이전 공연보다 더 자연스럽게 유머를 집어 넣어 작품을 한층 더 친숙하게 만들어냈다. 관객들의 웃음 코드를 정확히 짚어내는 여유로운 애드리브 같은 대사는 조승우의 완벽한 연기에 부드러움을 얹는다.
여유와 부드러움을 더해 희망을 노래하기에 작품의 메시지도 더 편하게 다가온다. 묵직함을 유지하면서도 노련함으로 여유를 드러내니 끝을 모르는 조승우의 최상의 무대는 끝없이 반복돼 관객들을 감동시킨다.
뮤지컬 '맨오브라만차'. 공연시간 170분. 11월 1일까지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 문의 1588-5212.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조승우. 사진 = 오디컴퍼니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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