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젠 깜짝 카드는 없다.
두산이 시즌 막판 치명적인 5연패를 당했다. 지난 주말 한화와의 원정 2연전을 연이어 내줬다. 그리고 이번 주중 넥센과의 2연전마저 모두 패배하며 넥센에 3위를 내주고 4위로 내려갔다. 10일 잠실 KIA전서는 믿었던 함덕주-이현승이 무너지며 시즌 최다 5연패에 빠졌다. 순위다툼 최대 승부처인 현 시점에서의 시즌 최다 연패.
두산은 3위 넥센과도 2경기 차로 벌어졌다. 연패를 당하는 모든 팀이 그렇듯, 두산도 현재 투타밸런스가 최악이다. 최근 5경기서 16득점, 경기당 고작 3득점에 그쳤다. 후반기 안정감을 보여줬던 필승계투조마저 연이어 흔들린다. 특히 9일 목동 넥센전, 10일 잠실 KIA전은 각각 4점, 2점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를 당했다. 9일에는 더스틴 니퍼트, 10일에는 이현승이 결승타를 맞았다.
▲치명적인 5연패
두산은 정확히 20경기를 남겨뒀다. 현 시점에서 연패는 치명적이다. 연승은 못해도 연패를 하지 않아야 순위싸움서 밀려나지 않는다. 그러나 시즌 최다 5연패에 빠지면서 4위로 떨어졌다. 사실 두산은 시즌 중반 이후 삼성, NC와 3강을 형성했다. 4위권 아래로는 내려가지도 않았다. 하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시점에 4위로 추락, 팀 분위기가 많이 떨어졌다. 심리적 상실감이 극심하다.
두산 전력은 투타 불균형이 극심하다. 타선과 선발진은 리그 최상급이지만, 불펜 위력은 리그에서 가장 떨어진다. 그래도 김태형 감독의 예민한 반응과 적극적인 대처, 리그 최상급 타선과 선발진의 보완으로 마운드 약점을 메워내면서 이번 5연패 전까지는 4연패 이상 당한 적이 없었다. 특히 대패 이후 야수들의 공수 집중력으로 팀 하락세를 막아내고 상위권을 유지해온 건 두산만의 남다른 힘.
하지만, 이번 5연패 기간엔 그런 모습이 없다. 마운드가 무너지면서 타선도 같이 침묵했다. 탄탄한 디펜스도 조금씩 흔들린다. 그동안 줄곧 상위권을 유지했지만, 이번 5연패로 마운드의 내실 부족이 여실히 드러났다. 선발진 후미의 허준혁, 니퍼트 대체자 이현호의 페이스는 완만히 떨어지고 있다. 필승계투조의 오현택도 마찬가지. 함덕주와 이현승이 건재하지만, 그렇게 단단함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심지어 김 감독은 "현택이는 당분간 필승조로 쓰지 못할 것 같다"라고 했다. 이런 부분들은 시즌 초반부터 두산의 아킬레스건이었는데, 결국 시즌 중 완벽한 대체는 불가능하다는 게 증명됐다.
▲깜짝카드는 없다
극심한 언밸런스 전력으로 2~3위를 달려온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달리 말해 전력 불균형을 충족시켜준 외부 변수가 있었다. 부상자들의 복귀와 새로운 가세였다. 시즌 초반부터 부상자가 속출한 두산은 개막 후 완전한 전력을 꾸리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페이스가 떨어질 만하면 부상자가 복귀하거나 깜짝 카드가 성공하며 흐름 완화를 방지했고, 버텨왔다.
시즌 초반 윤명준 마무리 카드가 실패했을 때는 노경은이 돌아왔다. 노경은도 흔들리자 더 늦게 돌아온 이현승이 있었다. 더스틴 니퍼트가 연이은 부상으로 로테이션을 이탈하자 허준혁이 2군에서 깜짝 호투했다. 이현호 역시 희망을 알렸다. 이런 외부요소들이 야수들의 분전과 결합, 팀 전력에 전체적인 탄력을 일으켰다. 결국 연패를 막고 연승으로 이어가는 효과를 낳았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두산이 새롭게 선보일 만한 깜짝 카드는 사실상 없다. 마운드와 타선 모두 부상에서 돌아와서 1군에서 제 몫을 해줄 카드도 없다. 결국 지금 멤버 구성으로 흐름을 뒤집어야 한다는 의미. 침체된 타선의 사이클이 회복되거나, 불펜의 절대적인 각성이 필요하다. 두산의 진정한 저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두산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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