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강산 기자] 모두의 예상을 깨트린 파격적인 투수 운용이 가져온 결과는 참담했다. 4연패와 더불어 108일 만에 8위로 추락했다.
한화는 11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전에서 4-9로 졌다. 이날 패배로 4연패에 빠진 한화는 시즌 전적 60승 68패를 기록했다. SK(58승 2무 66패)에 0.5경기 차 뒤진 8위로 추락하고 말았다. 6위 KIA 타이거즈(60승 65패)와의 격차도 1.5경기로 벌어졌다.
이날 한화의 투수 운용은 그야말로 파격적이었다. 이미 김성근 한화 감독이 "우리는 선발 로테이션을 없앴다. 다음날 선발투수가 상황에 따라 불펜으로 나설 수 있다"며 마운드 총력전을 예고하긴 했지만 이날은 선발 자원 3명을 다 올렸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그런데 시작부터 꼬여버리고 말았다. 전날(10일) 구원 등판해 공 4개를 던진 김민우가 1이닝 4실점하고 마운드를 떠났다. 구원 등판 이튿날 선발 출격에 적응하지 못 한 듯했다. 2아웃을 잘 잡고 3피안타 3사사구 4실점하며 고개를 숙였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내 경험상 전날 공 4~5개를 던지고 다음날 선발 등판하는 게 심각하진 않다"고 했는데, 계산이 어긋났다. 완전히 어긋났다.
그렇다고 초반부터 백기를 던질 필요는 없었다. 타선이 도와줬다. 1회말 SK 선발투수 박종훈을 상대로 3점을 뽑아줬다. 격차가 한 점으로 줄었다. 2회 등판을 위해 몸을 풀던 김민우가 모습을 감췄다. 대신 안영명이 구원 등판했다. 여기까진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 김 감독이 경기 전 "안영명을 불펜으로 쓰기 위해 김민우를 선발로 올렸다"고 했기 때문.
안영명 카드는 성공하는 듯했다. 그는 4회까지 단 한 점도 내주지 않고 SK 타선을 막아냈다. 그러나 5회초에만 안타와 사사구 3개씩 내주며 3실점했다. 점수는 3-7로 벌어졌다. 결국 안영명은 공수교대에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두고 교체됐다. 불펜카에서 내린 투수는 다름아닌 송창식이었다.
송창식은 지난 5일 대전 두산전에 선발 등판, 117구를 던지며 승리를 따냈다. 그런데 단 3일 쉬고 지난 9일 잠실 LG전 마운드에 올라 1이닝 3실점으로 무너졌다. 김 감독은 당시 송창식을 선발 예고한 데 대해 "내 실수였다"고 인정했다. 그는 결국 이틀 쉬고 계투로 마운드에 올랐다. 전날(10일) 김 감독은 "송창식이 주말에 계투로 나서는 건 문제없다"고 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등판했다. 결과는 1이닝 15구 1피안타 1볼넷 무실점. 일단 4점이던 격차가 더 벌어지는 건 막았다.
그런데 7회부터 오히려 격차가 더 벌어졌다. 7회초 박성호, 8회초 김범수가 추가점을 내줬다. 점수는 3-9가 됐다. 이미 추격 동력을 잃은 한화는 무기력했다. 믿었던 카드들이 줄줄이 무너지니 반전은 꿈도 꾸지 못했다. 관중석에도 하나 둘씩 빈자리가 생기기 시작했다. 8회말 한 점을 만회했지만 한 번 벌어진 격차는 너무나 컸다. 결국 4연패로 8위 추락. 파격 투수 운용이 가져온 결과는 참담했다.
[한화 이글스 김민우, 안영명, 송창식(왼쪽부터).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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