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누가 봐도 파격은 파격이다. 구원 등판 다음날 선발 등판한 투수가 3일 쉬고 또 다시 선발 등판한다. 한화 이글스 '루키' 김민우 얘기다.
한화는 1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KBO리그 KIA 타이거즈전 선발투수로 김민우를 예고했다. 김민우는 지난 10일 경기에서 7회초 2번째 투수로 등판해 공 4개를 던졌고, 다음날(11일) 선발 등판해 35구를 던졌다. 그리고 3일 휴식 후 15일 KIA전에 선발 등판한다.
한화는 5인 로테이션을 사실상 파괴한 상황. 김 감독은 지난 11일 김민우의 선발 등판에 대해 "안영명을 불펜으로 돌리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순위 다툼을 위해서는 뒷문을 강화해야 한다는 게 이유. 그런데 김민우가 3일 쉬고 또 선발 등판에 나서는 건 다소 의외다. 그래서 김 감독의 생각을 들어봤다.
김 감독은 14일 통화에서 "특별한 의도는 없다. 상식적으로 투수가 20~30구 던진 뒤 3일 쉬고 못 던지면 안 된다"며 "송창식도 117구 던지고 3일 쉬고 나왔는데, 선발이 아닌 구원이면 충분히 가능한 얘기다. 김민우도 35개 던지고 3일 쉬고 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발투수라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논란이 된다는 얘기다.
김민우는 짧은 등판 간격을 무리 없이 소화한 바 있다. 지난달 29일 두산전에서 45구를 던진 뒤 사흘 쉬고 지난 2일 청주 KIA 타이거즈전에 구원 등판, 4⅔이닝 동안 61구를 던졌다. 하루 쉬고 4일 대전 넥센 히어로즈전에도 구원 등판해 1⅔이닝 동안 21구를 던졌고, 이틀 뒤인 6일 대전 두산전에 선발 출격해 6⅓이닝(92구) 무실점 쾌투로 감격의 데뷔승을 따냈다. 35구 던지고 사흘 휴식 후 선발 등판은 무리가 없다는 게 김 감독의 생각.
현재 한화 마운드에 확실한 선발투수는 에스밀 로저스와 미치 탈보트 둘뿐이다. 설상가상 탈보트도 허리 통증을 호소해 지난 12~13일 부산 원정에 동행하지 않고, 대전에 머물렀다. 관리가 필요하다. 11일 선발 등판했던 배영수는 2일 KIA전 선발 이후 4일 넥센, 6일 두산전에 계투로 나섰다. 안영명은 보직을 바꿨고, 송창식은 스윙맨이다. 필승조 권혁과 박정진의 부진, 윤규진의 이탈도 '보직 파괴'의 이유다. 김민우가 최근 5일간 2차례 선발로 나서는 것도 한화 마운드 사정과 무관치 않다.
일단 김민우는 올해 KIA전 3경기에서 매우 강한 면모를 보였다. 승패 없이 6이닝 동안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피안타율은 1할 1푼 8리에 불과했고, 사사구는 단 한 개뿐이었다. KIA에 강한 김민우를 앞세워 초반부터 흐름을 잡겠다는 계산이다. 잘되면 '신의 한 수', 틀어지면 '실패한 도박'이다. 야구는 결과론이니 어쩔 수 없다.
[한화 이글스 김민우.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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