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커브 없었으면 맞았을 거야."
13일 부산 한화 이글스-롯데 자이언츠전. 한화 좌완투수 권혁이 세이브를 따냈다. 지난달 9일 롯데전에서 15세이브째를 따낸 뒤 무려 36일 만이다.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고(1볼넷 1탈삼진) 따낸 세이브긴 하지만 의미가 남달랐다. 지난 5경기 연속 자책점과 팀 5연패 사슬을 모두 끊어냈기 때문이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권혁의 커브에 주목했다.
권혁은 팀이 7-4로 쫓기던 9회말 2사 1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고, 첫 상대 손아섭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142km~145km 직구 5개 중 3구째(145km)를 제외한 4개가 볼이었다. 상황은 2사 1, 2루로 변했고, 타석에는 지난 2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한 김문호였다. 한 방이면 동점이라 긴장감 고조. 하지만 권혁은 김문호를 6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요리하며 포효했다. 4구째 커브(122km)를 제외한 나머지 5구는 모두 직구였는데, 커브 하나가 주효했다는 게 김 감독의 분석.
김 감독은 14일 통화에서 "어제는 팀과 권혁 모두에게 승부처였다. 권혁이 얻어맞았으면 끝이었다"며 "권혁이 막아줘서 팀도 살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볼카운트 2B 1S에서 4구째 커브로 2스트라이크 잡았고, 직구로 끝냈다. 커브가 없었으면 맞았을 것이다. 이전까진 슬라이더도 거의 없었고, 직구로만 승부했는데 타자가 커브까지 생각하면서 복잡해진 것이다. 당연히 구종이 2개냐 하나뿐이냐의 차이는 크다. 커브가 포인트였다"고 설명했다.
권혁은 올해 많이 던졌다. 정말 많이 던졌다. 73경기에서 9승 12패 16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4.91을 기록 중인데, 총 투구수 2001개로 경기당 평균 27.4구를 던졌다. 또한 순수 구원으로만 106⅓이닝을 소화했다. 전반기 50경기 4.01이던 평균자책점(피안타율 0.266)이 후반기 23경기에서 7.20(피안타율 0.311)까지 치솟았다. 김 감독은 "의욕이 앞서 힘이 들어가다 보니 팔 스윙이 안 된다"고 권혁의 후반기 부진 원인을 진단한 바 있다.
권혁은 최근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이전 5경기에서 모두 실점했고, 이 기간에 2패 1홀드를 기록했고, 사실상 전 경기에서 팀 패배를 자초했다. 지난달 30일 잠실 두산전에서 2점 차 리드를 지켜내지 못한 뒤 계속해서 어려움을 겪었다. 전날(14일) ⅓이닝 세이브로 좋지 않은 사슬을 끊어냈으면 하는 게 김 감독의 바람이기도 하다. 김 감독이 권혁의 커브에 주목한 건 시즌 초반 "(권혁이) 떨어지는 구종 하나를 더 만들었으면 한다"던 말과 맥을 같이 한다.
한화는 올 시즌 현재 61승 69패로 리그 7위를 기록 중이다.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 롯데 62승 1무 67패와는 1.5경기 차. 14경기 남은 상황에서 총력전이 불가피하다. 전반기 잘 버텨주던 계투진도 다시 한 번 힘을 내야 할 때. 그래서 권혁의 세이브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어찌됐든 권혁이 뒤에서 버텨줘야 반등 기회도 찾아온다.
[한화 이글스 권혁.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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