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한국야구에도 드디어 돔구장 시대가 열렸다.
서울특별시가 2007년 철거한 서울 동대문야구장의 대체 야구장으로 2009년 2월 첫 삽을 떴던 고척스카이돔이 15일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무려 6년 7개월만의 완공이다. 서울시는 사업비 총 1948억원, 지하 2층~지상 4층 완전돔 형태의 복합문화시설을 마련했다. 주로 야구장으로 쓰일 예정인데, 총 1만8000여석 규모를 자랑한다. 포수석, 가죽시트 다이아몬드석, 스카이박스 등 최첨단 관중석이 자리했다.
야구장 규모는 국제공인 규격(1, 3루 좌우 구간 99m, 중앙구단 122m, 펜스 높이 4m)으로 건립됐으며, 그라운드에서 지붕까지의 높이는 일본 도쿄돔보다 5m 높은 67.59m다. 외관은 힘차게 뻗어가는 야구공의 역동성을 상징하는 은빛의 유선형으로, 멀리서도 한 눈에 들어온다. 지붕에는 소음은 차단하면서도 자연채광이 들어오는 투명차음막이 세계 최초로 설치돼 지붕이 덮인 완전돔이지만, 낮에는 조명을 켜지 않아도 될 정도로 밝다.
경기장 내부 설계 과정에서는 객석부터 휴게시설, 방송관련 시설 등에 대해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미국의 스포츠경기장 설계 전문회사의 컨설팅을 받아 메이저리그 수준의 야구장 시설을 갖췄다. 관중석은 1층~4층, 총 1만8076석(내야 1만1657석, 내야 테이블석 524석, 외야 5314석, 회전형 장애인석 38석, 스카이박스 216석, 다이아몬드석 316석)에 달하고 콘서트 등 문화행사 시에는 2만5000명까지 수용 가능하다. 오는 10월 아이돌그룹 엑소가 이곳에서 콘서트를 개최한다.
포수석과 불과 14m 거리에서 편안한 가죽시트에 앉아 생생하게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다이아몬드석, 관중석과 분리돼 프라이빗하게 경기를 즐길 수 있는 16개의 스카이박스석 등 프리미엄 좌석은 야구를 보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운동장에는 돔구장 전용 인조잔디를 깔았고 메이저리그 전용 토사에 15cm 두께의 펜스를 설치, 선수들이 자신의 경기력을 완벽하게 발휘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지붕 3중막으로 소음을 차단했다. 얇고 강한 그물망으로 시야 제약 없이 안전하게 제작됐다. 펜스 높이는 목동구장(2m) 보다 2배 높게(4m), 두께는 메이저리그 규정(7cm)보다 2배 이상 두꺼운(15cm) 보호패드를 적용했다. 외야 펜스에 대한 KBO의 규정은 내야 높이 2.4m 이상, 내야 1m이상, 펜스 완충제 두께 8cm 이상이다.
내야 조명(수평조도 3000룩스, 수직조도 2000룩스)는 KBO가 정한 HDTV 중계에 가장 적합한 밝기 조건을 갖췄으며, 국내 최고 수준의 밝기를 자랑한다. 돔 야구장에서 열리는 경기를 집에서 HDTV 중계로 보면 기존 야외 야구장 경기보다 한층 선명하게 볼 수 있는데 그 비밀은 바로 조명에 있는 것. 고척스카이돔 조명은 KBO 야구장건립 매뉴얼의 HDTV 중계기준을 만족한다. 밝기는 5단계로 조절된다.
서울시는 인근 주민 민원을 고려, 소음차단에도 역점을 뒀다. 돔에서 발생하는 경기, 공연 소음과 돔 위를 5~8분 간격으로 날아가는 비행기 소음을 안팎으로 차단하기 위해 천정에는 3중막(외막, 투명막, 소리를 흡수하는 내막), 좌우측 창호에는 소음차단 유리와 소음흡수 커튼을 설치했다. 이를 통해 야구경기, 공연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98db~117db 공연소음이 일상소음 수준(40db~50db)으로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인근 구로구 주민을 위한 시설도 돔에 신설했다. 주요시설은 성인풀과 유아풀을 갖춘 수영장(25m, 6레인), 헬스장, 축구장, 농구장 등이다. 관중의 안전을 위한 시설도 설치됐다. 기기 점검 등을 위해 야구장 상부에 마련된 캣워크에 불꽃감지기, 4층 관람석 끝머리 9개소(내야6, 외야3)에 분당 1.3톤의 물이 50m까지 방사되는 방수총을 설치, 화재 초기대응력을 높였다.
갑자기 날아오는 파울볼 등으로부터 관중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하는 그물망(백스탑)은 기존 3m PE망보다 2mm얇은 1mm 다이니마 고강도 섬유망을 사용, 마치 그물망이 없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내야 1,3루 구간의 그물망은 철재기둥을 없애고 천장에서 내려오는 와이어방식을 채택해 시야간섭을 최소화했으며, 공연 등 각종 이벤트 시에는 그물망을 올려 거슬림 없이 관람 가능하다.
서울시는 이날 오후 2시 내, 외부 시설을 처음으로 공개했고, 3시30분부터 서울대와 한국 여자야구대표팀의 친선경기를 개최했다. 10월 한 달 간 시운전 및 시범운영을 거친 뒤 오는 11월 공식 개관식이 열릴 예정이다.
이종률 MBC 메이저리그 해설위원은 "고척스카이돔이 어떻게 만들어질까 궁금했는데 상당히 많이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무엇보다 어느 좌석에서나 경기 관람이 불편하지 않다. 메이저리그급 경기장으로도 손색 없다. 의자가 없는 공간도 잘 활용하면 훌륭한 경기 관람 공간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
고인석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한국 야구계의 오랜 숙원사업인 고척스카이돔이 국내 최초 돔야구장이자 서울을 대표하는 문화체육복합시설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서울 서남권 지역의 랜드마크로 지역 경제 활성화와 균형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고척스카이돔. 사진 = 고척돔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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