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얼마를 줘도 아깝지 않은 선수죠."
두산 김현수는 올 시즌을 끝으로 생애 첫 FA 자격을 얻는다. 김태형 감독은 16일 잠실 롯데전을 앞두고 3루수비 연습을 하는 김현수를 보고 "스카우트(메이저리그)가 벌써 왔나"라고 웃었다. 이어 "요즘 현수는 자기 전에도 웃음이 나올 것"이라고 농담을 던졌다. 김 감독은 웃으며 말했지만, 뼈 있는 말들이기도 했다.
김현수를 바라보는 두산의 시선은 복잡하다. 두산은 김현수를 무조건 붙잡고 싶다. 김현수 없는 타선은 상상할 수가 없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달아오를대로 달아오른 FA 시장을 감안하면 김현수와의 재계약은 만만찮은 일이 될지도 모른다. 일각에선 김현수가 국내 어느 구단과 계약하더라도 FA 야수 최고액을 받는 최정(SK, 4년 86억원) 몸값을 넘어서는 게 유력하다고 본다. 여기에 복잡한 변수 한 가지가 더 있다.
▲ML은 그를 주시한다
이미 몇 차례 보도가 나갔다. 메이저리그가 김현수를 주시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두산 관계자에 따르면, 올 시즌 메이저리그 3~4개 팀이 김현수를 보기 위해 잠실은 물론 지방 원정까지 극동 담당 스카우트를 파견했다. 현 시점에서 김현수에 대한 그들의 관심이 정확히 어느 정도 수준인지 파악하는 건 쉽지 않다. 그들이 한국 야구선수를 확인하는 건 더 이상 놀랄 일도 아니다. 그리고 김현수는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역량과 가능성을 이미 보여줬다.
김현수는 올 시즌 후 완전한 FA 신분이 된다. 포스팅시스템 절차를 밟을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강정호(피츠버그)의 성공으로 메이저리그서 한국인 야수도 경쟁력이 있다는 것에 좀 더 믿음을 갖게 된 것도 김현수로선 호재. 그렇다고 해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이름값만 보고 선수를 평가하는 것도 아니다. 그들도 타고투저, 수준하락 논란 등 한국야구 사정을 알만큼 안다는 게 야구관계자들의 평가. 그런 상황서 만약 메이저리그 구단이 실제로 두산과의 우선협상 기간 이후 김현수에게 접근한다면 김현수의 내년 행선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아직 김현수는 메이저리그 진출 여부에 대해 확실하게 입장을 표명한 적은 없다. 시즌 중인데다 현재 두산 소속으로서 그런 발언은 신중하게 해야 하기 때문. 어쨌든 김현수가 올 시즌 후 어떤 스탠스를 취할 것인지는 FA 시장의 최대 관심사. 두산도 그에 따라 세부적인 계획을 수립하면 된다.
▲김태형 감독의 솔직한 평가
김태형 감독은 솔직하게 평가했다. 김현수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고 가정하고 얘기했다. 그는 "현수는 좋은 컨택 능력을 갖고 있다. 메이저리그에 가도 잘 할 것 같다"라고 했다. 실제 김현수는 여전히 국내에서 구종 별, 코스 별 순간적인 대처능력이 리그 최상급으로 분류된다. 임기응변이 좋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메이저리그 투수들이 공은 빨라도 개개인을 집중적으로 분석해서 파고드는 스타일은 아니다"라고 했다. 18~19차례 맞붙는 같은 지구의 팀이 아니라면, 같은 리그의 팀이라고 해도 한 시즌에 홈, 원정 3~4연전을 한 차례씩 소화할 뿐이다. 같은 투수를 그리 많이 상대할 일은 없다. 인터리그는 말할 것도 없다. 물론 메이저리그 역시 기본적인 개개인 분석은 확실하게 이뤄진다. 하지만, 김현수 정도의 타격센스라면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있다는 게 김 감독 전망.
또 하나. 김 감독은 "강정호도 그렇고, 현수도 그렇고 적응력이 좋다. 새로운 환경에서 유독 적응하는 게 쉽지 않은 선수도 있지 않나. 현수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항상 즐겁게 야구 하는 선수"라고 했다. 김 감독은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성공적 안착도 높은 적응력이 결정적 요소라고 봤다. 김현수 역시 메이저리그 특유의 환경에 적응만 잘한다면 성공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봤다. 현 시점에서 김 감독도 두산 사령탑으로서 김현수만 보면 만감이 교차할 것이다.
[김현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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