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진짜 1등 DNA를 입증해야 할 때다.
야구 팬들 사이에 '삼성 걱정이 제일 쓸데 없다'라는 말이 있다. 실제 2010년 통합 준우승 이후 삼성야구 역사에 실패는 없었다. 각 구간별 전투에선 지기도 했지만, 최후의 전쟁에선 져본 적이 없다. 지난 4년간 국내야구의 결론은 삼성이었다. 지난 4년간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 마지막 장면에서 웃었다.
그냥 웃었던 건 아니다. 삼성 역시 과거에는 좌절의 역사, 2인자의 설움을 겪어봤다. 다른 팀들을 타도 대상으로 삼기도 했었다. 숱한 실패, 경험, 교훈, 발전 등을 통해 4년 연속 통합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그 결과 삼성만의 '1등 DNA'가 형성됐다. 그 1등 DNA는 지난 2~3년간 전력이 계속 떨어졌음에도 쉽게 희석되지 않았다. 그런 삼성을 두고 야구전문가들은 늘 위기에서 더욱 강해지는 팀이라고 평가한다.
▲10경기 남기고 매직넘버9
2위 NC가 21일 창원 넥센전서 패배했다. 이날 경기가 없었던 삼성은 가만히 앉아서 정규시즌 5연패 매직넘버를 9로 줄였다. 9경기만 이기면 다른 팀들 결과에 관계없이 자력으로 5연패를 확정한다는 의미. 그런데 삼성에 남은 경기는 고작 10경기. 22일 현재 삼성의 승률은 0.612. 잔여 10경기서 승률 0.900을 기록해야 자력으로 우승할 수 있다. 올 시즌 134경기 페이스를 감안하면 사실상 기대하기 힘든 성적.
삼성은 9월 11승6패를 기록 중이다. 8월 페이스에선 한 풀 꺾였지만, 투타 사이클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 그런데 NC도 10승7패로 여전히 좋다. 9월 1~2일 맞대결서 삼성이 모두 이겼지만, 이후 삼성이 9승6패를 하는 동안 NC가 10승5패를 하면서 다시 격차를 좁혔다. 그 결과 삼성은 NC에 2.5경기 앞섰다. 작지 않은 격차지만 삼성 입장에서 매직넘버를 소멸하려면 NC가 잔여 11경기서 어느 정도는 패배하길 기대할 수밖에 없다. 결국 두 팀은 8월 이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삼성만큼 NC 전력이 탄탄하다는 걸 의미한다. 실제 NC도 삼성만큼 투타밸런스가 좋다. 팀 평균자책점 4.36으로 4.66의 2위 삼성에 앞선 1위.
삼성과 NC는 22일 대구에서 시즌 마지막 맞대결을 갖는다. 만약 삼성이 이날 NC에 승리할 경우 매직넘버는 7로 줄어든다. NC에 3.5경기로 달아나면서 사실상 우승 7~8부 능선을 넘는다. 하지만, 삼성이 패배할 경우 잔여 9경기서 매직넘버 9가 유지되면서 NC에 1.5경기 차로 따라 잡히는 아찔한 순간을 맞이한다. 결과적으로 삼성으로선 지금이 올 시즌 최대고비다. '1등 DNA'를 발휘해야 할 시기다. 6월 초 5연패를 극복하고 선두를 고수했던 그 힘이 다시 필요하다.
▲좋지 않은 내부상황
외부에선 NC가 맹렬히 추격하는데, 내부적으로도 악재가 많다. 쉽게 위기를 극복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이승엽과 구자욱이 하루 간격으로 나란히 옆구리 통증을 호소, 1군에서 제외됐다. 두 사람은 3~5번 클린업트리오를 앞과 뒤에서 감싸며 실질적으로 상~하위타선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는 역할을 해왔다. 두 사람이 비슷한 시기에 1군에서 제외된 건 처음이다.
물론 구자욱의 몫은 공수에서 채태인과 박한이가 보완할 수 있다. 이승엽의 몫은 최형우가 지명타자로 돌아설 경우 박찬도 우동균 이상훈 최선호가 돌아가며 주전 외야수로 투입, 최대한 메워낼 수 있다. 하지만, 구자욱 특유의 강점을 활용할 수 없고, 백업 외야수들이 이승엽의 중량감을 100% 대체하는 건 불가능하다. 삼성 타선의 득점력이 떨어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또 하나. 최근 1달 사이 선발진이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에이스 알프레도 피가로가 8월 16일 한화전 이후 어깨 피로로 사실상 개점휴업 중이다. 타일러 클로이드는 최근 기록이 너무 좋지 않다. 평균자책점만 봐도 7월 9.28, 8월 5.34, 9월 8.04. 장원삼과 차우찬도 기복이 있다. 토종 선발의 보루 윤성환마저 20일 부산 롯데전서 승리를 따냈으나 5이닝 7실점으로 좋지 않았다. 윤성환의 경우 일시적인 부진이라고 쳐도 피가로의 부상과 클로이드의 부진은 가볍게 받아들일 상황은 아니다. 안지만, 임창용을 도와줄 불펜 투수가 부족한 상황서(불펜 불안정성은 지속적이다.) 선발진마저 흔들리는 데다 주축 타자 2명이 빠져나갔다. 결국 시즌 막판 투타 균열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단순히 정규시즌 순위다툼을 떠나서 포스트시즌에도 연관된 부분이라 삼성으로선 극도로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NC의 맹추격과 좋지 않은 내부상황. 복합적으로 압박을 받는 삼성이 이번에도 '1등 DNA'를 발휘할 수 있을까. 위기의 강도를 따지면 2013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서 1승3패, 코너로 몰렸을 때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삼성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