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이 한국시리즈 모드로 전환할까.
역시 코너에 몰리면 강인한 힘을 뿜어낸다. 삼성은 지난 4~5년 동안 수 차례 그런 모습을 보여줬다. 22일 대구 NC전 역시 마찬가지였다. 위기에 강한 삼성이 또 한번 반전을 일궈냈다. 선발 차우찬의 맹투로 매직넘버는 7. 83승52패의 선두 삼성은 잔여 9경기서 7승만 보태면 자력으로 정규시즌 5연패를 달성한다.
9경기서 7승이 쉬운 건 아니다. 그러나 정황상 7승을 하지 않고도 5연패를 확정할 가능성이 크다. 78승54패2무의 2위 NC가 잔여 10경기서 모두 이긴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 NC도 2위를 사실상 확정한 상황에서 굳이 무리할 이유가 없다. NC로선 최근 2연패가 치명적이었다. 특히 선두 삼성과의 맞대결 패배로 3.5경기 차로 물러서면서 삼성 추격의 심리적 마지노선이 사실상 끊겼다. 결국 삼성은 잔여 경기서 방심만 하지 않으면(장기연패만 하지 않으면) 무난히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할 전망이다.
▲대놓고 KS모드는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삼성이 드러내놓고 한국시리즈 모드를 보여주긴 어렵다는 게 중론. 표면적으로 9경기서 7승을 해야 한다. NC가 잔여 10경기서 삼성의 필요승수를 조금이라도 낮춰줄 가능성이 크지만, 그건 삼성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 삼성으로선 잔여 9경기서 7승을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나서는 게 맞다. 그렇다면 시즌 막판까지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또 하나. 상위권에선 삼성과 NC 정도만 순위를 사실상 확정했을 뿐이다. SK 롯데 KIA 한화가 얽힌 5위 전쟁은 시즌 마지막 날까지 계속될 듯하다. 넥센과 두산의 3위 다툼도 끝나지 않았다. 두산은 22일 부산 롯데전서 오랜만에 2연승하며 넥센과의 승차를 2로 줄였다. 김태형 감독은 3위 공략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일찌감치 선언한 상태. 이런 상황서 삼성이 설령 잔여 9경기서 조기에 정규시즌 5연패를 확정한다고 해도 이후 힘 빼기에 나서는 건 쉽지 않다. 괜한 오해를 살 수 있다.
▲부상자 관리
다만 내부적인 변수들은 적절한 관리가 가능한 상황. 삼성은 시즌 막판 부상자가 속출했다. 류중일 감독은 22일 경기 전 에이스 알프레도 피가로(어깨 피로)가 다음주에 복귀할 몸 상태가 되지 않을 경우 포스트시즌 복귀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했다. 피가로는 8월 16일 포항 한화전 이후 사실상 1개월 넘게 전력에서 제외된 상태. 현 시점에서 굳이 피가로를 정규시즌에 복귀시킬 이유가 없다. 설령 NC가 연승하고 삼성이 연패해 다시 위기가 찾아온다고 해도 연패를 끊어줄 확실한 선발투수가 없는 건 아니다. 더구나 어깨는 민감한 부위. 피가로 입장에서도 푹 쉬고 한국시리즈 선발등판을 준비하는 게 낫다.
사실상 정규시즌에 더 이상 모습을 드러내기 힘든 이승엽과 구자욱(이상 옆구리 부상)도 여유 있게 한국시리즈에 맞춰 복귀를 준비하면 된다. 기본적으로 삼성은 특정 선수 1~2명이 없다고 해서 쉽게 흔들리는 팀은 아니다. 하지만, 이승엽과 구자욱이 라인업에서 동시에 빠져나간 건 삼성으로선 타격이 크다. 22일 NC전만 해도 타선은 2득점에 그쳤다.
▲KS 구상은
류중일 감독으로선 일단 잔여 9경기에 총력전을 해야겠지만, 슬슬 한국시리즈 구상도 해야 할 때다. (설령 2위로 떨어지는 대참사를 맞이한다고 해도 포스트시즌 준비는 해야 한다.)부상자들의 컨디션에 따라, 그리고 한국시리즈 상대팀에 따라 엔트리와 전략 조정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다양한 경우의 수를 그려야 한다. 예를 들어 부상자가 모두 한국시리즈에 출전 가능하다면 선발진과 야수 선발라인업에서 누구를 빼고 그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윤곽을 잡아야 한다.
또 하나. 삼성은 지난 4년간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면서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는 노하우가 있다. 그런데 올 시즌의 경우 와일드카드 결정전 도입으로 한국시리즈 직행팀이 예년보다 2~3일 더 쉬게 된다.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 수도권 구단의 한 지도자는 "2~3일 더 쉬어도 한국시리즈서 기다리는 게 낫다"라고 했다.
[삼성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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